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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결산②] '약물' 본즈보다 강한 저지, 100년전 레전드 소환한 오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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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오타니 시즌 내내 각종 기록으로 MVP 경쟁

은퇴 시즌 푸홀스, 39세 벌랜더 활약도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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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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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2022시즌 메이저리그는 두 야구 천재들이 빚어낸 놀라운 스토리가 '메인 테마'였다. 메이저리그를 잘 알지 못해도, 팀 성적에 관심이 없어도, 이들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나이를 잊은 베테랑들의 '노익장'도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는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은퇴 시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펼쳤고, 39세의 노장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년의 공백을 딛고 1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으며 화려하게 돌아왔다.

◇저지냐, 오타니냐…MVP 논쟁은 끝까지 계속

올 시즌 전체를 관통한 메이저리그의 이슈는 최우수선수(MVP) 논쟁이었다. 저지와 오타니의 2파전으로 좁혀진 이 경쟁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치열했다.

저지는 올 시즌 62개의 홈런을 때렸다. 단일 시즌 60홈런 이상은 2001년 73홈런의 배리 본즈를 비롯해 마크 맥과이어(1998년 70홈런, 1999년 65홈런), 새미 소사(1998년 66홈런, 2001년 64홈런, 1999년 63홈런) 로저 매리스(1961년 61홈런), 베이브 루스(1927년 60홈런) 등에 이어 6번째 기록이며, 역대 단일 시즌 홈런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번 저지의 홈런이 앞선 기록들보다 더 가치가 높은 이유는 그가 약물 논란이 없는 '청정타자'라는 점에 있다. 저지보다 단일 시즌 홈런이 많은 본즈, 맥과이어, 소사는 모두 은퇴를 전후해 약물 논란이 불거졌던 타자들이다.

올 시즌 저지의 홈런 레이스가 본즈, 맥과이어, 소사가 아닌 매리스, 루스와 비교됐던 이유인데, 저지는 결국 매리스와 루스를 모두 넘고 61년만에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즌 막판 상대투수의 지독한 견제를 뚫고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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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저지.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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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타율(0.311) 부문에선 루이스 아라에즈(미네소타 트윈스·0.316)에 밀려 2위에 그쳤지만 저지는 홈런(62개), 타점(131타점), 출루율(0.425), 장타율(0.686) 등 무려 4개 부문에서 아메리칸리그 1위에 올랐다.

저지가 62년을 거슬러 올라갔지만 오타니는 무려 100년 전 인물을 소환했다. 오타니는 올 시즌 투수로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 219탈삼진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0.273의 타율에 34홈런 95타점을 남겼다.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와 홈런을 동시에 달성한 것은 1918년 루스 이후 104년만이다. 오타니는 루스도 못한 200탈삼진까지 기록했다.

저지와 달리 '타이틀'은 하나도 없지만 팀 내 에이스급 활약에 간판 타자급 활약을 혼자 해낸 오타니의 가치는 감히 평가가 어려울 정도다.

더구나 오타니는 올 시즌 타자로 666타석, 투수로 166이닝을 소화해 규정 타석과 규정 이닝을 모두 채웠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한 시즌에 규정 타석과 규정 이닝을 모두 채운 것은 오타니가 최초 사례다. 루스 등의 전설들조차 하지 못한 일을 2022년에 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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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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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지난 시즌에도 '투타 겸업'이라는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48홈런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제치고 MVP를 받았다. 올 시즌 62홈런의 저지까지 제친다면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오타니에게만 MVP가 돌아갈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오타니가 이 정도의 활약을 매년 펼친다면 매년 MVP를 받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도 있다. 현지에서는 사상 최초의 'MVP 공동수상'까지 제기되는 형국이다.

이에 내셔널리그 MVP는 아예 뒷전으로 물러난 형국이다. 40홈런에 131타점을 쓸어담은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 0.317의 타율에 35홈런 115타점을 올린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만 아메리칸리그 레이스와 비교하면 다소 싱거워보이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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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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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은퇴시즌' 보낸 푸홀스, 39세에도 '금강불괴' 자랑한 벌렌더

저지와 오타니가 모든 이슈를 집어삼켰지만 푸홀스와 벌렌더 등 노장들의 활약 또한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1980년생' 만 42세의 푸홀스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은퇴시즌을 보냈다. 몇 년 더 뛰어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활약이었다.

푸홀스는 올 시즌 109경기에서 0.270의 타율에 24홈런 68타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막바지에는 700홈런까지 돌파하며 본즈(762홈런), 행크 애런(755홈런), 베이브 루스(714홈런)에 이어 역대 4번째로 통산 700홈런 고지를 밟기도 했다.

비록 루스의 기록을 따라잡는 데는 실패했지만, 통산 타점은 2218타점으로 루스(2214타점)를 제치고 행크 애런(2297타점)에 이은 2위가 됐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도 홈런 더비에 참가해 내셔널리그 홈런 1위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누르는 등 '유종의 미'를 거뒀고,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도 3년만에 지구우승을 차지하는 등 푸홀스에겐 여러모로 행복한 한 해였다. 아직 포스트시즌도 남아있기에 푸홀스의 '은퇴시즌'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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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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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랜더의 활약도 대단했다. 벌랜더는 2020년 단 한 경기만 뛴 뒤 토미 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아 2시즌을 날렸다. 만 39세인 그의 재기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벌랜더는 올 시즌 초반부터 맹위를 떨쳤고, 종아리 부상으로 2달을 빠지고도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의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만 39세 이상의 투수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1907~1908년의 사이 영, 2005년의 로저 클레멘스 뿐이었다. 클레멘스도 약물 논란이 있는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벌랜더는 114년만의 기록을 재현한 셈이다.

벌랜더가 아메리칸리그가 아니었다면 MVP 수상도 노릴 만 했지만, 아쉽게도 아메리칸리그엔 저지와 오타니가 있다. 대신 생애 3번째 사이영상 수상은 확실시된다.

벌랜더의 소속팀 휴스턴 역시 지구 우승으로 '가을야구'를 한다. 푸홀스처럼 '마지막'은 아니지만, 벌랜더는 개인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다. 월드시리즈에서 유독 부진했던 오명을 벗어던질 기회이기도 하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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