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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은 뒷전, 호통만 오간 방통위 국감… 尹 ‘비속어’ 듣기평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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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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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6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대상으로 국정감사에 나선 가운데 ‘인터넷망 무임승차 방지법’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등 주요 정책 과제에 대한 논의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야가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거취 문제와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부정 심사 의혹 등 정치적 쟁점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면서다. 의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순방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MBC 비속어 보도 논란’에 대해서도 방통위의 책임을 묻겠다며 때아닌 듣기 평가를 실시하는 촌극을 벌였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한 위원장의 사퇴 여부였다. 박성중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통위 국감 중 한 위원장을 향해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걸 보니 불쌍하고 가련하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물러나야 한다. 이호성 전 방통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과) 자신의 철학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자진해서 물러났다”며 “방통위 직원들이 ‘한 위원장이 너무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소신 없고 비굴하다’고 말하는 것도 직접 들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에 “제가 답변드릴 사안이 아닌 것 같다” “직원들로부터 그런 말은 못 들었다”며 웃음으로 답했다. 조승래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당부드리건대 인신공격성 발언을 자제해달라”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후 자신의 질의 순서에서 박 간사의 발언을 지적하며 국감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고 의원은 한 위원장에게 “방통위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독립성인데 ‘대통령과 철학이 맞지 않으면 내려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왜 강하게 항의하지 않느냐”며 “아무리 국감장이지만 말이 아닌 얘기에 대해서는 항의할 수 있어야 하는 게 방통위원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곧바로 “말이 아니라니 사과하라”며 반발했고, 국감장은 고성으로 뒤덮였다. 야당 의원들은 “말이 안 맞는다는 의미지 않느냐” “욕설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말을 보탰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이런 식으로는 국감을 운영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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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응답 중 박성중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의 호통에 돌아보고 있다. /국회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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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방통위의 종편 채널 재승인 과정에서 일어난 점수 조작 의혹을 두고도 ‘의도적 불이익 행태(국민의힘)’ ‘표적 감사(더불어민주당)’라며 팽팽히 맞섰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방통위가 최초 심사 결과를 뒤집고 점수를 의도적으로 낮췄다”며 “처음부터 불이익이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점수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거로 치면 부정선거인 셈이다”라며 “재승인 심사 기준도 모호하다. 1000점 만점에 500점 이상이 비계량 방식인데, 이렇게 되면 심사위원과 방통위원이 황제나 다름없는 권한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권 의원의 질의에 앞서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감사원이 정치보복적 감사에 앞장서고 있다는 의혹이 여러 곳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현 정부는 방통위원장이 전임 정부에서 임명됐다는 이유를 들어 정권 초기부터 국무회의 참석 배제, 자진사퇴 종용 등 압박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 방통위 감사를 담당한 공공기관감사국 4과장은 과방위 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후 고민정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이 자리에서 진술하는 게 적절할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입장문을 통해서도 밝혔지만 종편 채널 심사는 심사위원회 선정부터 운영까지 철저하게 독립적이고 투명하고 엄격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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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윤석열 미국 순방 보도' 관련 질의 화면을 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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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은 한때 ‘MBC 국감장’으로 둔갑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다룬 MBC의 보도 행태를 “국익을 해한 일”이라고 부르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MBC의 ‘바이든’ 자막 보도와 관련해 전문가 비판이 나왔다”며 “방송은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해 정확하고 완전한 취재 보도를 해야 함에도, 방종을 넘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음해하고 국익을 해하는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박성중 간사는 MBC를 민영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MBC의 보도가) 악의적 데이터 조작이라고 전문가 의견이 있다”며 “좌파 편향 보도가 많은 MBC는 공영방송이길 포기한 것이라 보인다. 민영화할 생각은 없는가”라고 한 위원장에게 물었다. 한 위원장은 이에 “위원장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이 MBC에 보낸 공문 내용을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문 내용을 보면 굉장히 공격적인 데다가 ‘대통령실이 언론을 검열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다”라며 “모든 기자와 언론사에 보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사실상 경고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박 의원은 질의 도중 문제가 된 윤 대통령 순방 당시의 영상을 틀기도 했다.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바이든’과 ‘날리면’을 발음하는 모습을 각기 다른 속도로 재생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편 이날 방통위 국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에 이어 일반증인과 참고인이 없이 진행됐다. 여야가 기한에 맞춰 명단에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수현 기자(htinmak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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