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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영어 잘하니 금방 보겠죠”…한동훈 “한국말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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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암호화폐 기술을 전수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암호화폐 전문가에 관한 자료를 두고 공방이 오가던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어렵게 구했다고 소개한 영문 자료를 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구글링하면 나온다” “한국말 자료”라고 맞받으면서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암호화폐 이더리움 개발자 버질 그리피스를 언급하며 “이 사람을 수사하고 기소한 곳이 뉴욕 남부연방검찰청이다. 그래서 장관이 이 검찰청을 갔겠구나 짐작하게 된다”며 “방문 목적에 이게 들어가 있나”라고 물었다.

한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설명해 드릴 수는 없다”며 “말씀하신 걸로만 추측한다는 건 근거가 너무 박약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에리카 강’을 이야기하면서 “이 사람이 그리피스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사람”이라며 “뉴욕남부지검에서 그리피스를 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했던 자료가 있다”고 했다. 그는 두꺼운 서류 뭉치를 들어 보이며 “제가 어렵게 구했다. 영문으로 되어 있는 50~60페이지짜리 자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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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인 암호화폐 개발자 버질 그리피스의 이메일 내용이라며 공개한 자료. /유튜브 MB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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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에 따르면 해당 자료에는 그리피스와 에리카 강이 주고받은 이메일 내용이 나온다. 그리피스가 “(박원순)서울시장과 (이재명)성남시장이 이더리움 리서치 센터를 만드는 데 대단히 큰 관심이 있다” “서울시장과의 미팅을 추진했으나 취소됐다” 등의 말을 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이 이걸 봤으면 대단히 입맛이 당겼겠다, 구미가 당겼겠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저 자료 어렵게 구하셨다고 하는데, 제가 알기에는 인터넷 매체에 그냥 나온 자료다. 구글링 하면 나오는 자료”라고 했다.

김 의원은 “자료가 인터넷에 있다고 말한 것을 보면 장관이 저 자료의 실체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는 거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대한민국에 많은 관심 있는 사람들이 알 것 같다”며 “저는 기사로 봤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건 기사로 없다”고 반박했고, 한 장관은 “잘 안 찾아보신 것 같은데 (검색)해보면 나올 거다”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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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리(VOA)가 지난해 9월 28일 보도한 '대북제재 위반 그리피스 유죄…미 검찰, 서울시 도움 받으려던 정황 공개' 기사에서 소개된 검찰 제출 자료. /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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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박범계 의원이 이 문제에 관한 질의를 이어받았다. 박 의원은 “그리피스와 관련한 자료, 기사에서 봤다고 하는데 기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정확하게 말하면 인터넷 매체에서 봤다”고 답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기사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영문으로 된 지방법원의 자료, 미국 자료를 일반적으로 접근하기는 꽤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관이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 같은데, 본 자료를 제출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인터넷으로 본 자료여서 갖고 있는 자료는 아니다”며 “지금도 검색해보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박 의원은 “영어를 잘하는 장관님이야 구글링해서 금방 보겠지만 우리는 그거 액세스(access·접근)하는데 굉장히 어렵다”고 했다. 그러자 한 장관은 “한국말 자료입니다”라고 말했고, 국감장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박 의원은 재차 “영어로 된 자료”라고 말했고, 한 장관은 “한국말 자료에서 박원순 시장 이런 얘기들이 언급된 것을 봤다. 원문 자료를 인용한 자료였다”고 했다.

한 장관이 언급한 자료는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국제방송 ‘미국의 소리(VOA)’의 지난해 9월 28일 기사로 보인다. ‘대북제재 위반 그리피스 유죄 인정…미 검찰, 서울시 도움받으려던 정황 공개’ 제목의 기사에는 미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기사는 “검찰이 제출한 이 자료에 따르면 그리피스는 2018년 8월 17일 텔레그램 메시지로 이더리움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장’을 언급했다” “서울에 ‘이더리움 연구센터’ 구축 문제와 함께 북한에서의 이더리움 관련 기관 설립을 논의했다” 등 김 의원이 말한 부분도 설명했다. 다음날에는 이 기사를 인용한 국내 신문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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