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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자이, e편한세상까지 안 팔리네...아파트 줍줍 시장도 꽉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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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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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아파트 단지.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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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자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아파트 무순위청약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자이, e편한세상 등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인기 브랜드 단지도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격이 다소 높거나 입지가 좋지 못하면 무순위청약에서도 수요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3~4인 가구 수요 많은 전용 84㎡형 무더기 미계약…무순위청약도 대거 미달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128가구 무순위청약을 진행한 '화성 봉담자이 라젠느' 단지에 30명이 신청해 98가구가 미달했다.

전용 84㎡A형은 99가구 모집에 26건이 접수돼 73가구가 남았고, 6가구를 모집한 전용 84㎡B형은 수요자가 한 명도 없었다. 18가구를 모집한 84㎡C형은 1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3~4인가구 수요가 많은 인기 평형에 인기 브랜드 단지임에도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무순위청약에서도 외면받은 것이다.

이 단지보다 하루 전인 27일 115가구 무순위청약을 진행한 'e편한세상 부평역 센트럴파크'는 61명이 신청해 54가구가 미분양 물량으로 남았다. 청약을 진행한 전용 49㎡, 전용 59㎡A형, 전용 59㎡B형 모두 모집 물량보다 신청자가 적었다.

지난 4일 370가구 무순위청약을 진행한 '한화 포레나 대전월평공원1단지'는 89명이 접수해 289가구가 미달했다. 이 단지의 미분양 물량은 모두 전용 84㎡형 구조였다.

전국적으로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탄 2~3년 전 시장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에는 미계약분이 거의 나오지 않았고 대형 건설사가 지은 브랜드 단지인 경우 지역과 관계없이 전국 각지에서 수요자가 몰려 세 자릿수가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무순위청약 수요가 급감한 것은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증한다는 분석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최근 단기간에 금리가 높아져 이자부담이 커졌고 집값이 하락하는 추세여서 분양가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 같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무순위청약 대상을 지역 내 무주택자로 한정하고,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면 7~10년간 재당첨이 금지되는 규제도 최근 무순위청약의 저조한 실적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화성시 거주자는 인기 주거지인 동탄 일대 신축 청약을 포기하고 봉담지구에 입주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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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69가구 무순위청약을 진행하는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 단지 조감도. /사진제공=동일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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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약불패 공식도 깨졌다…고분양가 논란 단지 미분양 속출

금리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졌는데 공사비가 올라 분양가도 높게 책정된 것도 청약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청약불패로 여겨졌던 서울 역세권 단지도 과도한 분양가에 수요자들이 등을 돌려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전용 84㎡ 기준 약 11억원의 분양가를 책정한 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일반분양 140가구(특별공급 포함) 중 11가구만 계약하고 129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에 지난 4일 무순위청약을 진행했으나 33명만 신청했다. 분양가 8억 중반대인 전용 67㎡는 9가구 모집에 14명이 신청해 미달은 면했지만 120가구를 모집한 전용 84㎡는 19명이 신청해 101가구가 미달했다.

비슷한 시기에 91가구를 분양한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도 1순위 청약 경쟁률은 4대 1이 넘었지만 계약 포기자가 속출하면서 69가구가 미계약분으로 남아 오는 11일 무순위청약을 진행한다.

비인기 단지들은 할인분양 등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무순위청약을 진행해도 미분양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시행사 측은 공사비 인상 등 사업 여건을 고려할 때 분양가 조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업계에선 반복된 무순위청약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 청약 가능 지역을 확대하거나 건설사들의 선착순 분양 등 임의 처분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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