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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성평등’ 지우고 ‘가족의 역할’로 변경…새 교육과정 시안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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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강원 춘천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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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육과정 실과 교과에서 ‘성평등’과 ‘정상가족 신화’라는 표현이 빠지고 ‘가족의 역할’이 들어간다. 수학 교과에서는 ‘행렬’의 기초 학습내용 중 일부가 학습량 조절을 위해 삭제된다.

교육부는 오는 7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수학, 과학, 영어, 실과, 보건 등 교과별 공청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한다고 6일 밝혔다. 공청회에서는 정책연구진이 온라인 ‘국민참여소통채널’을 통해 접수된 의견을 반영한 시안을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이날 공개된 실과 교과 시안에서는 애초 ‘성평등 역할’이란 표현으로 성취기준을 해설하는 대목이 ‘가족의 역할’로 바뀌었다. 어머니와 딸, 할아버지와 손자처럼 한 가지 성으로만 구성된 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존재하는 현실을 반영해 더욱 포괄적인 표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다만 ‘정상가족 신화에서 벗어나’라는 해설 역시 삭제돼 수정 방향에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상가족 신화’는 부모와 자녀로 구성되어야 정상 가족이라는 인식을 벗어나 다양한 가족 유형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권장했다.

보건 교과에서도 ‘성(性)과 건강’ 영역에 나온 일부 표현이 삭제 또는 대체됐다. 연구진은 ‘보호되지 않는 성’이라는 문구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원치 않는 조기 임신, 성병, 성적 학대, 성폭력으로부터의 보호’라는 설명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보건 교과에서도 실과 교과에 반영된 의견처럼 ‘성평등’, ‘젠더’ 등의 표현을 삭제해달라는 의견이 주로 반영되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수학 교과에서는 디지털 역량 함양을 위해 통계 및 데이터과학의 기초가 되는 ‘행렬’의 기초 학습 내용은 유지하기로 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제외됐던 행렬은 인문·자연계열 학습에 모두 필요하므로 다시 추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 시안에 포함됐었다. 다만 고교학점제 도입 등을 고려해 수학 교과 전반의 학습 내용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커 연구진은 일부 내용을 삭제해 학습량을 조절하기로 했다. 고교 공통수학의 기하 관련 성취기준에서 ‘선분의 내분과 외분을 이해하고’라는 표현을 ‘내분을 이해하고’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또 이차함수의 최대, 최소에 관한 내용도 ‘제한된 범위에서만 다룬다’고 바꿨다.

과학, 영어 등의 교과에서는 교육과정 개정을 두고 입장이 갈리는 쟁점이 없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공청회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의 주요 개선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국민의 의견을 다시 수렴할 예정”이라며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연구진은 시안을 최종 수정·보완하고, 이후 교육부는 쟁점 사항을 개정 협의체를 통해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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