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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들고 싹둑싹둑… 프랑스 여배우들이 머리카락 자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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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머리카락을 자르며 이란 시위 연대 의사를 밝힌 프랑스 배우들. (왼쪽부터)줄리엣 비노쉬, 이자벨 아자니, 마리옹 꼬띠아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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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을 계기로 이란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여배우들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연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5일(현지 시각) 프랑스 배우 줄리엣 비노쉬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비노쉬는 “자유를 위하여”라고 외친 뒤 가위를 들고 지체 없이 머리카락을 싹둑싹둑 잘라낸다. 잘라낸 머리카락을 보란 듯 흔들어 보이기도 한다.

비노쉬는 영상과 함께 “이란 여성과 남성의 자유권을 위한 연대”라고 적었다. 비노쉬는 이전에도 이란 시위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이를 지지하는 의사를 밝혔던 바 있다. 비노쉬는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휩쓴 프랑스 대표 배우다.

5시간 뒤 프랑스 국민배우로 불리는 이자벨 아자니도 인스타그램에 머리카락을 자르는 캠페인에 동참했다. 아자니는 영상에 ‘자유를 위한 머리카락’(HairForFreedom)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 아자니는 카메라를 응시하며 머리카락을 한 웅큼 자르더니 잘린 머리카락을 허공에 던져 보였다.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활동하는 마리옹 꼬띠아르는 줄리엣 비노쉬와 이자벨 아자니의 영상을 차례로 공유한 뒤 마지막에 자신이 머리카락 자르는 영상을 덧붙여 올렸다. 이후 여러 다른 여성들이 머리카락 자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첨부했다. 꼬띠아르는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이란 여성과 남성들 곁에 있겠다”며 “시위에 참여하는 이들을 가장 본질적인 ‘자유’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에서 족쇄처럼 여겨지는 머리카락 일부를 잘라 의사를 표현하기로 했다”며 “더 공정하고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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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르 알살라니 스웨덴 유럽의회 의원이 연단에서 연설 도중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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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족 여성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3일 경찰에 체포됐다가 3일 만에 숨진 뒤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는 전 세계 159개국으로도 확산했다. 특히 많은 여성이 시위 현장이나 온라인 영상에서 직접 머리카락을 잘라내며 연대했다. 전날에는 아비르 알살라니 스웨덴 유럽의회 의원이 연단에서 연설 도중 머리카락을 잘라내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로마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MAXXI)은 관람객들에게서 이탈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에 보낼 머리카락을 모으고 있다.

‘히잡 의문사’로 시작된 시위는 억압적인 이슬람 통치 체제와 부패한 지도층, 경제난 등 사회 전반의 분노로 번지고 있다.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이번 시위로 목숨을 잃은 시민은 최소 133명에 달하고 체포된 이는 2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시위에 참여한 17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란 고위 당국자들은 배후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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