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 7위 곡물 수입국이다. 전체 농가 중 50%가 쌀 농사를 지으면서 밀, 콩, 옥수수와 같은 수요가 많은 작물의 수입물량은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인의 입맛 변화로 쌀 수요가 크게 줄고 있는데도 고령화된 농업구조가 이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과잉생산에 따른 쌀값 폭락, 남아도는 쌀의 시장 격리에 막대한 예산 투입이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쌀 45만t을 사들이는데 1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농의 유입은 쌀 대체작물 재배를 늘려 곡물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는 농업 구조조정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팜은 바이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구현한 지능화한 농장이다. 지구온난화 등의 여파로 가뭄과 폭염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빈발하고 있는데 스마트팜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다. 선진 각국이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난 2020년 138억달러이던 시장규모가 2025년 220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천수답 농업’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스마트팜 보급률이 1%에도 못 미친다. 반면 농업 강국인 네덜란드는 99%에 달한다. 국토 면적과 일조량 등 농업 조건이 우리나라보다 나을 게 없지만 세계 2위 농산물 수출국이 된 이유다.
정부는 농업혁신 대책이 실행되면 현재 1%대에 불과한 청년농 비중이 2040년이면 10%대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그럴려면 청년들이 농촌을 찾고 농업에서 발전적 미래를 볼 수 있도록 창업과 정착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이 따라야 한다. 이는 곧 청년 일자리 해법이기도 하다. 스마트팜은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시대 식량안보를 기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LG의 스마트팜이 ‘기업농’ 논란으로 좌절되는 등 시대착오적 규제로 우리는 이미 경쟁국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 청년 스타트업과 기업들이 우리나라 농업의 구조조정과 혁신의 마중물이 되도록 ‘대못 규제’를 한시바삐 풀어야 한다. 스마트농업에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곧 볼 수 있어야 한국 농업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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