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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경의 현장에서] 규제지역, 이젠 제도 자체를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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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규제지역만 풀리면 문제가 간단해질 것 같죠? 그래서 대체 뭐가 달라지는 거냐며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요. 일반인들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같은 규제지역을 세세하게 이해하긴 쉽지 않죠.”(세종시 반곡동 A공인중개사)




정부가 올 들어서만 2차례에 걸쳐 규제지역 해제에 나섰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주택 거래 과정에서 갑자기 규제지역 해제를 맞게 된 매수·매도자는 물론 이번에도 해제 대상에서 빠진 지역의 주민 사이에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게 각 지역 공인중개사의 얘기다.

이들 입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규제지역이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다. 특히 규제지역 해제 소식을 듣고 찾아온 집주인이나 매수 희망자에게 “투기과열지구는 풀렸는데 조정대상지역은 그대로”라며 이 내용을 설명해주는 데에 한참 걸렸다는 하소연도 이어졌다.

최근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규제지역은 순차적으로 추가 해제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기존에 지정된 조정대상지역은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현저히 낮아 규제지역 해제를 위한 ‘정량적 요건’은 충족한 상태다. 어떤 지역을 더 풀어줄지는 사실상 정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추가 해제가 예고된 수순이라면 이제는 지나치게 복잡다단해진 규제지역제도의 개선 방향도 고민해봐야 할 때다.

규제지역제도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구성된 ‘3종 세트’부터가 뒤섞여 많은 이가 혼란스러워 한다. 현재 투기지역(15곳)의 모든 대상지역을 투기과열지구(39곳)와 조정대상지역(60곳)이 포함하고 있다. 얼핏 보면 투기지역에 가장 센 규제가 적용될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도 않다. 지난 정부에서 부동산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나머지 지역과 대출·세제상 규제가 겹치는 상태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은 여기서 더 나아가 청약·금융(대출)·세제·거래(전매제한)·정비사업 등 집을 사고팔고 보유하는 과정에서 제한되는 사항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이런 와중에 투기지역은 기획재정부,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은 국토교통부 소관이다.

온갖 규제를 뭉뚱그려 놓은 탓에 세밀한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세종시는 올 들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졌는데 여전히 청약경쟁률이 높다는 점에서 지방권 유일의 조정대상지역으로 남았다. 매매시장과 청약시장 간 온도 차가 뚜렷함에도 규제는 무조건 ‘통으로’ 적용되는 실정이다. 규제지역 지정이 이미 집값이 다 오른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뒷북식’인 데다 오히려 인근 지역의 ‘풍선효과’만 유발한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간 정부는 제도 손질 자체가 집값만 더 자극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개선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정부가 그토록 기다려온 집값 안정이 현실화한 시점, 이때가 오랜 기간 미뤄둔 숙제를 풀어야 할 적기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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