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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 “우크라, ‘푸틴 브레인’ 두긴의 친딸 암살한 공격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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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암살 관련 평가 일주일 전 공유

우크라 부인 일관 속 러 당국과 같은 결론

미측, 사전에 몰라…우크라 측 관리 책망

우크라 대통령실 보좌관 “두기나, 목표 아냐”

“러, 우크라 지도자들 암살 타깃” 우려 커져

헤럴드경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브레인’으로 평가되는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가 차량 폭탄 테러로 지난 8월 사망한 가운데, 이런 공격은 우크리아나 정부가 승인한 것이라는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가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개입을 부인했지만 미 당국은 러시아 정보당국과 유사한 결론을 낸 것이다. 두기나의 추모식이 지난 8월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서 진행되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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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에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극우 사상가의 친딸이 지난 8월 차량 폭탄 공격으로 사망한 건 우크라이나 정부의 승인에 따른 것이라는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가 나왔다고 파악됐다. 우크라이나가 줄곧 부인한 사안인데, 미국이 러시아 정보당국과 같은 결론을 낸 것이다.

이 공격에 정보 등을 제공하지 않은 미국 측은 사전에 이런 작전을 알지 못했고, 암살로 인한 러시아와 긴장 고조를 우려해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책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 제국주의의 부활을 주창한 ‘푸틴의 브레인’ 알렉산드르 두긴(60)의 딸 다리야 두기나(30) 폭사를 둘러싼 우크라이나의 공모와 관련, 미 정부 안에서 이런 내용의 면밀한 평가가 일주일 전 공유됐다.

두기나는 지난 8월 20일 모스크바 외곽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공격으로 사망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를 테러로 규정하고, 우크라이나 비밀요원의 소행으로 지목했었다. 일부 미 관리는 이 공격의 실제 목표는 두긴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건 직후 자국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 우크라이나는 미 정보당국의 평가에 대해서도 테러 연관성을 거듭 부인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미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정부 내 어떤 조직이 공격을 승인했는지 ▷공격 수행자는 누구인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명한 것인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아울러 미국 정부 내 누가 두기나의 암살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어떤 인물을 책망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NYT는 미 국방부·정보당국은 우크라이나와 민감한 전장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그들의 계획을 항상 알려주는 건 아니라고 했다. 아울러 미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군과 정부 안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지는지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미 정보당국의 평가에 대한 NYT의 질문에 “다시 말하지만, 전쟁 중 살인이 일어나면 실질적인 의미가 수반돼야 한다”며 “전술적이든 전략적이든 특정 목적을 달성해야 하는데, 두기나 같은 인물은 우크라이나의 전술적 혹은 전략적 목표가 아니다”라고 자국의 관여를 부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영토에 다른 목표물이 있다”고도 했다.

NYT는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가 자국 내 러시아 관리 암살과 러시아 무기공장 등에 대한 사보타주(비밀 파괴공작)를 조용히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러시아가 전쟁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전쟁 초기처럼 젤렌스키 대통령이 암살의 최우선 목표물이 될 수 있다면서다. 다만, 미 관리들은 현재로선 러시아가 젤렌스키 대통령보다 경호 수준이 낮은 다른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두기나의 사망 직후 부친은 두긴은 “러시아의 적들에 대한 단순 복수 이상의 결과를 갈망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푸틴 대통령도 두기나 유족에 보낸 조전에서 ‘비열하고 잔혹한 범죄’라고 규탄한 바 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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