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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삼성 칩 수요 감소? "감산없다"…1000단 V낸드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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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산호세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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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 수요 감소에도 예정대로 생산을 진행한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또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 를 내놓겠다는 원대한 구상을 밝혔다. 올 들어 반도체 메모리 업계가 D램·낸드 플래시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시장에서는 공급 과잉 염려감이 있지만 기술 고도화와 예정된 로드맵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삼성 테크 데이 2022'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장인 이정배 사장은 "삼성전자가 약 40년간 만들어낸 메모리의 총 저장용량이 1조 기가바이트(GB)를 넘어섰다"면서 "이중 절반이 최근 3년간 만들어졌을 만큼 우리는 급변하는 디지털 전환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고대역폭, 고용량, 고효율 메모리를 통해 다양한 새로운 플랫폼과 상호진화(Co-evolution)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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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장에서는 반도체 공급 과잉 염려감이 있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웨이퍼(반도체 기판) 기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생산능력이 연평균 321만장 확충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D램 생산능력은 1988만장에 달한다. 지난해 1781만장 보다 11.62% 늘었다. 또 같은 기간 낸드 플래시 생산능력은 2057만장에서 2171만장으로 5.54% 증가했다. D램·낸드 플래시 생산능력 합계가 4000만장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부사장은 '감산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당장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예정된 경로를 손쉽게 바꾸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미국 주도로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는 '칩4 동맹'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정부가 할 일"이라면서 "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인위적 감산'을 한 적이 없다. 다만 웨이퍼 투입을 줄여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또는 생산 라인 조절을 통해 '자연 감산'을 유도한 적은 있다. 인위적으로 생산 라인을 멈출 경우 손실이 커질 뿐 더러 담합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때문에 '공정 미세화'를 추진하는 것이 대안이다. 공정수가 늘고 완제품이 나오는데까지 시간이 걸려 생산 속도를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칩 윈터'가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위적 감산 대신 공정 고도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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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이정배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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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주목을 끈 것은 삼성 메모리의 로드맵인 1000단 V낸드 발표다. 삼성전자는 2024년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하기로 했다. 또 올해 세계 최고 용량의 8세대 V낸드 기반 1Tb TLC(Triple Level Cell) 제품을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7세대 대비 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Bit)의 수를 42% 높인 8세대 'V낸드 512Gb TLC' 제품이 공개됐다. 512Gb TLC 제품 중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한진만 부사장은 "몇 해 전 100단을 쌓았을 때 '200단'을 쌓을 수 있냐는 질문을 들었다"면서 "하지만 당시에는 '정말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삼성은 프로세스에 집중하고 있고 지금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1000단을 쌓는 것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효율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결국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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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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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날 삼성전자는 데이터 인텔리전스용 미래 D램 솔루션 뿐 아니라 다양한 D램 기술을 공개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이터 사용량을 감당하고자 HBM-PIM(Processing-in-Memory), AXDIMM(Acceleration DIMM), CXL(Compute Express Link) 등 다양한 시스템 아키텍처를 지원할 수 있는 차세대 D램 기술을 주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IT 기업과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32Gb DDR5 D램, 모바일용 저전력 8.5Gbps LPDDR5X D램, 그래픽용 초고속 36Gbps GDDR7 D램 등 차세대 제품을 적기에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5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하는 한편,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igh-K Metal Gate) 공정 등 새로운 공정 기술 적용과 차세대 제품 구조를 통해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할 계획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Samsung Memory Research Center)'를 런칭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 2023년 미국 산호세, 2024년 싱가포르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맞춤형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열린 생태계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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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 첫 진입한 이후 202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차량용 메모리 1위는 마이크론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조만간 따라잡겠다는 선언이다. 이를 위해 자율 주행(AD),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IVI), 텔레매틱스(Telematics) 등을 위한 최적의 메모리 솔루션을 공급하겠다는 각오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 서울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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