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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대표에 빅테크 임원까지…강남 신흥 부자들은 '이곳'에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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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 PB센터 견문록③]우리은행 TCE 시그니처센터 가보니

아시아경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TCE 시그니처센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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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고자산가를 위한 은행권의 플래그십 프라이빗뱅킹(PB) 센터 경쟁이 본격화됐다. 전통의 PB 강자인 하나은행이 강남구 삼성동, 용산구 한남동에 잇따라 클럽1(Club 1) 1·2호 센터를 낸 가운데 KB국민은행은 서울 시내 대표적 부촌(富村)인 강남구 압구정동에 플래그십을 표방하는 'KB 골드 앤 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를 선보였다. 올 초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한 PWM 패밀리오피스(SFC)'를 선보인 신한은행도 내년 또는 내후년 개점을 목표로 압구정에 신개념 PB센터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평잔 10억원 이상 고객을 위한 '투 체어스 익스클루시브(TCE·Two Chairs Exclusive)' 센터를 확장 중이다.은행권이 플래그십 PB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지난 수년간 지속된 저금리·자산 가격 상승 흐름으로 전통적인 부유층은 물론 가상자산 등으로 부를 쌓은 영리치(young rich) 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2021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부자'들은 지난 2020년 기준 39만3000여명으로 5년 전 대비 45%나 늘었다. 특히 부자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 2618조원 중 300억원 이상 초고자산가 7800명(2.0%)이 보유한 자산은 1204조원,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 고자산가 2만8000여명(7.2%)이 보유한 자산은 489조원에 달한다. 각 은행이 플래그십 PB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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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으로 성공한 분들이나 판교 쪽 빅테크의 임원들, 외국계 빅테크 대표들까지 '영리치' 고객들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강남역 한복판에 위치한 우리은행 TCE 시그니처 센터는 청담·반포·도곡 등 전통 부자들과 최근 부상하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 등 신흥 부자들이 모이고 있다. 이 지점에서 굴리는 돈의 규모만 7000억원에 달한다.

지난주 오후 강남역 사거리에 위치한 30억원 이상 자산가 대상의 우리은행 TCE 시그니처센터는 들어서자마자 통창으로 꾸며져 탁 트인 전망을 자랑했다. 해당 센터의 규모는 330평에 달한다. 여의도 63빌딩 전망대가 있다면 이곳은 강남역 전망대라 불러도 될 정도로 강남 일대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상담실에서 상담받고 나오면 강남 일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형태로 이뤄져 있는데 성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였다.

해당 센터에는 10개의 상담실이 있으며, 대여금고실에는 1000개의 금고가 비치돼 있다. 이곳은 최신식 호텔의 로비처럼 꾸며져 있어 고급스러운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쉬면서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김용범 부지점장은 "건물 자체가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 보니까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있고 대접받는 느낌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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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치들도 관심
이 센터를 찾는 '영리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판교 빅테크 쪽에서 넘어온 개발자 출신들도 상당하다고 한다. 김 부지점장은 "강남권은 개인 고객이 많은데 현금 규모가 큰 고객이 많다"며 "최근에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을 상장한 30·40대 고객들의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세무에 집중돼 있다고 한다. 스스로 기업 투자나 상장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 보니 오히려 은행에서는 세무 서비스를 받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비과세상품이나 분리과세 상품 쪽에 관심 있는 경우가 많다. 지은영 PB팀장은 "스타트업 대표들의 특징은 공격적인 건 직접 관리하고 은행에 맡긴 자산은 개별채권에 투자한다"며 "또 본인의 사업소득으로 인한 종합소득세를 내다보니 세금을 덜 내기 위한 방법을 많이 찾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부지점장은 "전통적인 고액 자산가들이 정기예금이나 보험, 펀드를 선호했다면 영리치들은 본인들이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편이기 때문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자산관리를) 제안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 센터에서는 고객의 성향에 맞게 다양한 제안을 한다. 이곳에서는 우리은행의 부동산 특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인프라를 활용해 건물을 사고 싶은데 부동산을 잘 모르는 고객들에게 매물이나 정보, 여러 전문적인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이런 경우는 부동산 관련 대출까지 우리은행으로 이어지면서 '선순환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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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부지점장(왼쪽)과 지은영 PB팀장(오른쪽)


씨티은행 출신 대거 영입
이 센터에는 올해 초 씨티은행 출신의 프라이빗뱅커(PB) 13명이 대거 영입됐다. 웰스매니지먼트(WM·자산관리) 분야의 명가인 씨티은행 출신들이 최근 4대 은행으로 스카우트되고 있다. 김 부지점장과 지 팀장도 15년 넘게 씨티은행에서 일한 베테랑들이다. 김 부지점장은 "단순히 영업했다는 개념이 아니라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하다 보니 다양한 경험이 많다"며 "또 개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대규모로 넘어왔다 보니 '팀'으로 시스템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넘어오면서 기존 씨티은행의 고객들도 우리은행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왔다.

특히 전담 PB 제도가 이 센터만의 강점이다. 지 팀장은 "올 때마다 다른 직원이 아니라 전담 PB가 있고, 4~5명이 팀을 이뤄서 고객을 상담하고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지점장은 "개인의 능력보다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는데 상속 업무부터 세무, 변호사, 감정평가사까지 결합해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액 자산가들의 자녀들을 위한 조언에도 노하우가 생겼다. 최근 고액 자산가들은 자녀들을 애플, 아마존 등 외국 기업에 취업시키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이들은 워낙 다양한 고객들을 상대했다 보니 알게 된 각종 정보를 통해 취업 조언까지 제공하게 됐다고 한다. 김 부지점장은 "하드웨어로 1등을 하겠다기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며 "시스템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고객과 밀착해서 서비스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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