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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공급망④] 중국ㆍ러시아 담합하면 반도체 원자재 공급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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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핵심 광물 산지 살펴보니

중국ㆍ러시아, 생산 1ㆍ2위 싹쓸이
중, 갈륨ㆍ마그네슘ㆍ희토류ㆍ형석 1위
기판회로용 텅스텐은 매장량도 최고
러, 팔라듐 2위에 희귀가스 강대국


이투데이

전 세계 반도체 광물 공급망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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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반도체 산업이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칩4(CHIP4)’ 가입 요구와 반도체산업지원법 등 지정학적 리스크, 자국중심주의가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인 변수로 떠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미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로 편중된 원자재 수급의 위험을 경험한 만큼, 수입선의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 1억2000만 톤의 36.6%에 해당하는 4400만 톤을 보유하고 있다. 뒤이어 베트남이 2200만 톤, 브라질과 러시아가 각각 2100만 톤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희토류 최대 매장국인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 28만 톤 중 16만8000톤을 생산하며 생산 비중 60%를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 다음으로 생산량이 많은 미국(4만3000톤), 미얀마(2만6000톤)까지 더하면 세 국가가 생산하는 희토류는 전 세계 생산량의 80%가 넘는다.

희토류는 반도체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적으로 쓰이는 광물로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고도 불린다. 전기 자동차, 풍력 발전용 터빈 등에 사용되는 영구 자석의 필수 재료이며 디스플레이, 의료용 산업 분야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이는 등 미래 산업의 핵심적인 원자재다.

반도체 공정 중 식각 공정(회로 패턴 외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작업)과 세정 공정(불순물 제거 작업)에 쓰이는 불화수소의 주원료인 형석은 멕시코(21.2%), 중국(13.1%), 남아공(12.8%) 세 국가가 전 세계 매장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형석 생산량은 약 860만 톤인데, 중국은 540만 톤으로 62%에 달하는 압도적인 생산 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뒤이어 멕시코가 99만 톤, 몽골이 80만 톤을 생산했다.

반도체 원판(웨이퍼) 위에 전기가 통하는 길을 만드는 금속 재료 중 하나인 텅스텐 역시 전 세계 매장량 370만 톤 중 190만 톤(51%)이 중국에 매장돼 있을 만큼 불균형이 심하다. 중국에 이어 러시아(40만 톤), 베트남(10만 톤) 등 매장량 상위 3국이 전 세계 매장량의 64.8%를 갖고 있기도 하다.

중국, 베트남, 러시아는 텅스텐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들이다. 지난해 중국은 6만6000톤을, 베트남은 4500톤을, 러시아는 2400톤을 생산했다. 중국은 전 세계 공급량 7만9000톤의 83%를 차지하기도 했다.

질화갈륨(GaN), 갈륨비소(GaAs) 등 여러 화합물 형태로 반도체에 사용되는 갈륨은 공급망 편중이 가장 심한 광물 중 하나다.

갈륨 매장량에 대한 추정치는 없지만, 지난해 전 세계에서 생산된 갈륨 430톤 중 중국이 생산한 갈륨은 420톤에 달한다. 97.6%에 이르는 비중이다. 나머지 생산량인 10톤 중에서는 러시아가 5톤, 일본이 3톤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센서와 메모리는 물론 자동차 매연저감장치에서 촉매로 쓰이는 팔라듐 역시 남아공(80톤), 러시아(74톤), 캐나다(17톤) 등 세 나라가 전 세계 생산량 200톤의 85.5%를 공급하고 있다. 생산량을 상위 5개국까지 포함하면 미국(14톤), 짐바브웨(13톤)가 이름을 올리며 5개국의 공급량은 99%까지 상승한다.

광물 외에도 대기 중 극소량이 함유된 네온, 크립톤 등 희귀가스도 공급망 편중이 심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노광공정(빛을 통과시켜 웨이퍼 표면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작업)에 쓰이는 네온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공급한다. 식각 공정에 쓰이는 크립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원자재 전량 수입
자국중심주의 떠오르며 공급망 위협
베트남ㆍ몽골 등 수입선 다변화 과제
'동맹국' 미국은 희토류 생산량 2위


우리나라에서도 텅스텐, 납, 규석 등 일부 원자재가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 전반으로 봤을 때 매장량과 생산량 비중이 전체 수요의 1%에도 미치지 못해 사실상 대부분의 반도체 필수 원자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텅스텐의 경우 매장량 2만9000톤은 매장량 1위인 중국(190만 톤)의 1.5% 수준이며, 국내 생산량 400톤은 중국 생산량 6만6000톤의 0.6%에 그친다. 원자재를 충분히 공급하고 있다고 보기엔 어려운 수준이다.

광물 등 자원 부족으로 공급망이 불안정하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더욱 중요해졌다. 올해만 보더라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갈등,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 다툼 등 반도체 공급망에 영향을 끼치는 굵직한 일들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도가 커지는 알루미늄, 니켈, 희토류는 채굴이 없는 수준”이라며 말했다. 이어 “일부 광물은 국내에서도 생산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광물 등 자원이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가격 변동 취약성, 수급 불안정 등 공급망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투데이/이민재 기자 (2m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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