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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에 몰린 쥐와 푸틴, 북한의 공통점 [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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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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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지난달 21일 군 동원령을 발동한 가운데 반대 시위 현장에서 한 남성이 체포되고 있다. /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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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막대기로 쥐 떼를 쫓고 놀았는데, 한번은 거대한 쥐를 발견해 복도를 따라 구석으로 몰았다. 쥐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자 갑자기 날 공격했다. 좀 전과 반대로 쥐가 나를 쫓고 있었다. 난 놀라고 무서워 계단 아래로 뛰어내렸다. 다행히 쥐보다 아주 조금 더 빨라 무사할 수 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한 인터뷰에서 '힘의 정치'를 논하며 털어 놓은 자신의 어린 시절 일화다.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의 이 경험을 통해 인생의 가장 큰 교훈을 얻었다고 푸틴은 수차례 강조했었다.

어렸을 때 또래에 비해 체구가 작았던 푸틴은 누군가 자신을 깔보거나 무시하면 달려들어 격렬하게 싸웠다. 물어 뜯든, 할퀴든 어떤 비열한 방법을 써서라도 반드시 이기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이 "코너에 몰린 푸틴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우려하는 근간에는 그의 이 같은 성향이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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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핵어뢰 '포세이돈'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100배 이상 강력한 2Mt(메가톤)급의 폭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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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아무리 궁지에 몰려도 핵 미사일은 쏘지 않을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예측은 어쩌면 희망 사항이었을 지 모른다. 무엇보다 푸틴은 지금 코너에 몰린 쥐와 같은 꼴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는 순간 바로 몰락이다. 그가 스스로 전쟁을 멈추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 30만명을 징집하는 동원령을 발동한 데 이어 핵 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 엄포가 아니라 러시아 해군이 핵 어뢰 '포세이돈'을 싣고 북극해를 향해 출항했고, 러시아 국방부 내 핵 장비 전담부서 소속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방으로 이동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포세이돈'은 과거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 '리틀보이'보다 100배 이상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제든 푸틴의 핵 버튼이 작동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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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4일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7시 23분경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202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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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북한은 지난 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970㎞ 고도로 4500㎞를 날아 일본 열도 넘어 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 오키나와 주일 미군기지는 물론이고 미국의 전략자산 발진 기지인 괌까지 때릴 수 있는 거리다.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쏜 건 지난 2017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핵 무기의 위협이 먼 북극해와 우크라이나 만이 아니라 태평양과 한반도의 안보와 직결돼 있는 것이다.

북한이 한국에 전술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손을 놓고 있어선 안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며 국제사회 질서를 무너뜨렸고,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을 비호하고 있다. 핵무기는 전쟁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역설적인 무기라는 공식마저 퇴색했다.

지금처럼 미국의 핵우산 등 확장 억지에만 의존해선 곤란하다. '나토식 핵공유' 등 독자적인 핵 억지력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적의 도발에 응징할 보복 능력도 없이 막연히 동맹국의 선의에만 기대하는 것은 평화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지금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떠올려 볼 때다. "힘이 있어야 평화도 이룰 수 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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