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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재용-손정의 회동… 삼성전자-ARM 협력 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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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초구 사옥서 회의 겸한 만찬

삼성 DS 사장-ARM CEO 등 동석

지분 매각등 구체적 협의는 안한듯

“ARM-소프트뱅크 제시안 듣는 자리”

동아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회동했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75%를 소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과 삼성전자의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전날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5층 코퍼레이트클럽에서 회의를 겸한 만찬을 진행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과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석했다.

손 회장은 삼성과 ARM의 협력 방안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RM 지분 매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이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는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범위의 협력 방안을 ARM과 소프트뱅크가 제시하고 삼성전자가 이를 듣는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해외 출장 귀국길에 “(손 회장이) 무슨 제안을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손 회장은 “삼성과 ARM의 전략적 협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공식화했고, 실제 1일 방한했다.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각각 75%, 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회사가 상장 전 일부 지분 인수 및 모바일 AP 협력 등을 우선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로서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해 왔지만 향후 성장성이나 수익성을 따져봤을 때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서둘러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중국과 미국의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메모리 부문에서 지금과 같은 높은 수익성을 보장하긴 힘들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 시간) 미국 최대의 메모리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이 1000억 달러(약 141조 원)를 투입해 뉴욕주 북부 클레이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한국과 경쟁하기 위해 20여 년 동안 제조비용이 저렴한 해외 생산기지를 찾아왔다. 그러나 지난달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과학법’에 서명하면서 투자 지역을 미국으로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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