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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국, 11월부터 하루 200만 배럴 감산... “유가 다시 100달러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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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러 주도 OPEC+ 합의, 세계 원유 공급량의 2% 해당

진정세 보이던 국제유가, 다시 100달러 넘어설듯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국을 합친 23개 산유국의 협의체 OPEC+(플러스)가 5일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세계 원유 1일 공급량의 2% 정도 되는 규모다.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5~6월 이후 최대 감산이다. OPEC플러스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11월부터 이같은 감산을 실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는 2020년 3월 이후 첫 대면 회의로 개최됐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이후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오던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가가 다시 오를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누르기 위해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이에 따라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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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한 병사가 4일(현지시간) 빈에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건물 입구를 경비하고 있다. OPEC과 러시아 등의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5일 빈에서 각료급 회의를 열고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2022.10.05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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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하루 감산량을 100만~200만 배럴로 예상했는데, 최대 폭의 감산이 결정되면서 세계 경제에 ‘유가 쇼크’가 발생하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감산 결정은 OPEC플러스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했고,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전적으로 찬성해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유가 하락 막으려 대규모 감산

OPEC플러스는 향후 세계 경제 침체 우려로 원유 수요가 줄어들어 원유 수출이 감소하게 될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을 저지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고, 이로 인해 G2(미국·중국)를 중심으로 주요국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이 지속돼 유가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산유국들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6월 초 배럴당 122달러까지 올랐지만 경기 침체 우려와 달러 강세에 영향을 받아 3개월간 계속 하락해 9월 말에는 배럴당 79달러대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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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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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플러스가 원유 가격의 추가 하락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대응한 다른 이유로는 러시아와 EU(유럽연합) 간 갈등이 꼽힌다. 올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EU가 러시아산 원유 가격에 상한제 도입을 추진하자, 다른 산유국들도 유가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산량은 코로나 사태 초기인 지난 2020년 5~6월 하루 970만 배럴을 감산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이날 WTI 가격은 전날보다 소폭 올라 배럴당 85달러대에,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91달러대에 거래됐다.

미국 정부는 OPEC플러스를 상대로 감산을 하지 말아 달라며 사전에 압박을 가했다. 유가가 오르면 정점을 찍고 조금씩 하향세로 돌아서려는 기미를 보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더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입장에서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외교 역량을 동원해 OPEC플러스를 압박했지만, 결국 실패한 셈이다.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증산을 요청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난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CNN에 따르면 전날 백악관 내부에서는 “(감산은) 완전한 재앙이자 적대 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OPEC플러스 측 인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우리는 우리에게 최대한 이익이 되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등 악순환 가능성

이번 대규모 감산 결정의 충격은 단지 유가가 오르는 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물가 상승에 대응해 추가로 금리를 올릴 확률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글로벌 경기가 침체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원유 감산→유가 상승→물가 상승→금리 인상→경기 하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며 세계 경제가 승자 없는 ‘치킨 게임’에 빠질 우려가 커진다는 얘기다.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가 더 늘어 ‘킹 달러’가 유발하는 주요국 간 갈등의 골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이날 OPEC플러스의 200만 배럴 감산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장중 다우평균과 S&P500은 1%대, 나스닥지수는 2% 넘게 하락했다.

[손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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