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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홈런왕, 저지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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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오른쪽)가 5일 텍사스전에서 시즌 62호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 신기록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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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애런 저지(30·뉴욕 양키스)가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61년 묵은 아메리칸리그(AL)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저지는 5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 1번 타자로 나와 1회 초 헤수스 티노코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지난달 29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홈런을 친 뒤 엿새 만에 나온 시즌 62호 홈런. 저지는 홈을 밟은 뒤 선수단 한 명 한 명을 끌어안으면서 기쁨을 나눴다.

저지는 정규 시즌 종료 두 경기를 남기고 1961년 팀 선배 로저 매리스가 세운 AL 최다 홈런 기록(61개)을 넘어섰다. 저지는 자신을 입양한 부모님과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기록을 달성했다. 저지는 “남은 경기를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매 순간을 즐기려 했고, 그게 평정심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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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62호 홈런을 터뜨린 애런 저지(오른쪽)가 홈플레이트를 밟고 있다. 뉴욕 양키스 동료들이 저지의 역사적인 순간을 축하해줬다.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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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는 최근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피하면서 홈런 페이스가 떨어졌다. 하지만 텍사스 선발투수로 등판한 티노코는 저지와 정면승부를 펼쳤다. 티노코는 “나는 저지에게 도전했고, 그는 홈런을 쳤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이제까지 60홈런을 넘긴 선수는 딱 6명이다. AL에선 양키스 출신 선수만 6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1927년 베이브 루스(60홈런), 61년 로저 매리스에 이어 올해 저지가 그 주인공이다. 내셔널리그에선 배리 본즈(73개), 마크 맥과이어(70개·65개), 새미 소사(66개·64개·63개)가 각각 60홈런을 넘어섰다. 그러나 본즈와 맥과이어, 소사는 경기력 향상 약물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매리스의 아들 로저 매리스 주니어는 소셜 미디어에 “역사적인 62홈런을 달성한 저지와 그의 가족에게 축하 인사를 보낸다. 저지는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이다. 이제 MLB 팬들은 ‘클린 홈런왕’을 축하할 수 있다”고 썼다. MLB닷컴은 “62! 저지가 새로운 AL 홈런 기록을 세웠다”며 그의 홈런 장면을 배경 화면으로 소개했다. 스포츠넷은 저지(Judge·판사)의 이름을 빌려 ‘62호를 향해 일동 기립(All Rise for number 62)’이란 문구로 축하했다.

■ 애런 저지의 62번째 홈런

상대 투수 텍사스 선발 투수 헤수스 티노코

구종 슬라이더

구속 시속 142㎞

타구 방향 글로브 라이프 필드 왼쪽 담장

홈런 방향(개) 왼쪽 31 가운데 15 오른쪽 16

저지는 약물 의혹이 없는 타자로는 MLB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AL MVP 경쟁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관중들은 저지에게 박수를 보내며 “MVP”라고 외쳤다. 양키스는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저지와 아직 연장 계약을 하지 않았다. 절정의 기량을 뽐내는 저지의 몸값이 폭등한 것도 당연하다.

키 2m의 거구인 저지는 MLB에서 가장 빠르고 멀리 타구를 보내는 선수다. 저지가 올해 친 62개의 홈런은 평균 시속 171㎞다. 그의 홈런 거리를 다 합치면 총 7.78㎞나 된다. 타구 방향도 고르다. 오른손 타자인 저지는 왼쪽으로 31개, 중앙으로 15개, 오른쪽으로 16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 MLB 아메리칸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순위

1. 애런 저지(2022년·뉴욕 양키스) 62홈런(진행중)

2. 로저 매리스(1961년·뉴욕 양키스) 61홈런

3. 베이브 루스(1927년·뉴욕 양키스) 60홈런

4. 베이브 루스(1921년·뉴욕 양키스) 59홈런

5. 행크 그린버그(1938년·디트로이트 타이거스) 58홈런

5. 지미 폭스(1932년·오클랜드 애슬레틱스) 58홈런

60호와 61호 홈런 볼은 저지의 품에 돌아왔다. 60호 홈런 볼을 잡은 양키스 팬은 간단한 기념품만 받고 저지에게 공을 돌려줬다. 61호는 상대 팀인 토론토 불펜에 떨어졌고, 저지는 그 공을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확인을 위해 ‘C 13’이란 글자를 새긴 62호 홈런 볼은 관중석에 있던 코리 유먼스란 팬이 잡았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에 따르면 유먼스는 1970억 달러(약 280조원)를 운용하는 투자회사의 부사장이다. 유먼스는 “아직 어떻게 할지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매 업체인 메모리레인 옥션이 공을 200만 달러(약 28억원)에 사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지는 “공을 돌려받으면 좋겠지만, 팬에게는 기념품이다. 공을 잡은 팬에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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