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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재용, 방한 중인 손정의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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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전략적 협력 방안 논의 관측

컨소시엄 구성 공동인수 가능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 중인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지난 4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만남에서는 삼성과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ARM 간의 전략적 협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전날 오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등이 동석한 가운데 면담했다. 손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삼성전자와 ARM의 중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의 관심이 컸던 ARM 지분 매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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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이 지난 1일 3년 만에 한국을 찾자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과의 회동 내용, 삼성전자와 ARM 간 협력 방안 등에 주목해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손 회장은 방한에 앞서 “삼성과 ARM 간 전략적 협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도 지난달 21일 중남미와 영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김포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달(10월)에 손 회장이 서울에 오는데, 아마 그때 무슨 제안을 하실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IT(정보기술) 기기의 ‘두뇌’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각각 지분 75%, 25%를 보유하고 있다. ARM이 AP 설계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를 차별 없이 전 세계 기업에 공급하면서 현재 모바일 기기의 95%가 이 회사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ARM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당시 주가 기준으로 400억달러(약 47조8000억원)에 매각하려 했지만, 영국을 비롯한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올해 초 결국 무산됐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ARM 매각 대신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왔으나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규제 당국 승인이나 인수 자금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ARM을 인수하기보다는 일부 지분을 인수해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거나,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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