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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나는 윤 대통령 지지를 접었다[창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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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 ‘2번’ 찍었다가 지금은 돌아선 8인의 쓴소리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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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4%(9월30일 한국갤럽)로 최저치를 찍었다. 취임 초인 지난 5월에도 50%대 초반으로 그리 높지 않았는데 조금씩 내리막을 타더니 반 년도 안 돼 반토막이 났다.

경향신문은 이달 초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찍었다가 지금은 실망해 지지를 철회한 사람들을 접촉해 이유를 들어봤다. 윤 대통령의 대표적인 지지세력이었던 20대 남성과 전통적 보수세가 강한 대구에 사는 60대 남성을 비롯해 30대 주부, 40대 직장인, 서울 강남에 사는 50대 여성, 자영업자 등 성별·지역·연령·직업을 안배해 총 8명을 인터뷰했다.

이들 중 다수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내 친윤석열계가 이준석 전 대표를 당에서 몰아내는 과정, 그 신호탄이 된 윤 대통령의 ‘체리따봉’ 사건을 원인으로 꼽았다. 줄곧 민주당을 지지하다 이번 대선 때 돌아섰던 30대도, 윤 대통령이 정치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것을 기대한 40대 직장인도, 국민의힘 20대 당원도 ‘이준석’으로 대변되는 새 인물의 퇴각과 과거 인물들의 득세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거듭된 인사 실패와 자신의 측근을 ‘사적 채용’하는 문제도 지적됐다.

20대 남성은 윤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넘어가면 반등의 기회가 됐을 텐데 기회를 발로 차버렸다”며 아쉬워했다. 갑작스러운 학제 개편 논란에서 의구심이 들었다던 30대 주부는 최근 윤 대통령이 어린이집에서 “이렇게 어린 애들이 어린이집에 오냐”고 묻는 모습을 보고 “기초 상식까지 없는 모습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올 상반기 폐업한 자영업자는 실질적인 손실 보상을 하겠다는 말을 믿고 “ ‘사돈의 팔촌’까지 윤 대통령을 지지하게 했다”고 했지만 지금은 “약속한 지원은 어디 갔나. 삶의 의욕을 잃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대선 선거대책위 홍보위원을 지낸 대구의 60대는 “비판을 해도 듣지 않고 남 탓만 하더라”고 실망한 이유를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처럼 정부가 무엇을 반드시 하겠다는 제1과제가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거뒀지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가장 많은 조언은 소통과 화합이었다. 특정인에게 의존하지 말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당내 반대 세력인 이 전 대표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협치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기대했다. 윤 대통령이 실수하지 않도록 참모진이 더 분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인터뷰는 세 가지 공통 질문에 대해 각각의 인물이 답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공통 질문은 ①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유 ②지금은 지지를 철회한 이유·심정 ③윤 대통령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다.


여소야대인데 협치 안 해
정책 제1 과제 뭔지 몰라

경향신문

60대, 남성, 대구 달서구, 조경업


①문재인 정부의 인사에 실망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형식적이고, 결국은 자기 원하는 사람들을 자리에 꽂는 것 같았다. 지지 선언을 한 사람을 장관, 공공기관장 자리에 앉히지 않았나. 포퓰리즘에 가까운 방만한 예산 운영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교육계에서 오래 일했는데, 학생도 얼마 없는 학교에 억단위 돈을 그냥 줬다. 큰 학교와 작은 학교 비례를 따져서 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오래도록 민주당을 지지해 대구 친구들 사이에서 농담조로 ‘공산당’이라고도 불렸는데, 결국 마음을 돌렸다. 대선 때 대구 지역에서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을 했다.

②해불양수(바다는 어떠한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의 마음으로 협치도 하고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도 만날 줄 알았더니…. 그렇게 하지 않는다. 여소야대인데 협치하지 않고, 여야가 서로 ‘뒷구멍’ 파헤치는 데 정신이 없다. 또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 사례처럼 인사에 하자가 있다고 국민들이 비판을 해도 듣지 않는다. 오히려 남탓만 하더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 훌륭한 사람 봤나’(7월5일 윤 대통령)라고 말한 것을 보고는 ‘이건 아니다’ 싶었다. 문재인 정부와 비슷했다. 이번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는 정책이 무엇인지를 알 수 없는 것도 문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세웠던 것처럼 선명한 목표, 제1과제가 보이지 않는다. 예전에는 기업만 가도 ‘불량품 제로’, 관공서에는 ‘사회질서 확립’ 같은 목표가 적혀 액자에 걸려 있었다. 지금 정부는 기억나는 게 ‘검수원복’밖에 없다. 그나마 사기 같은 민생 문제를 적발하는 등 법 질서 확립은 잘하는데, 그뿐이다. 100점 만점에 30점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도 당에서 얻어야 할 정책 추진력을 약하게 만들었다. 힘이 더 센 대통령이 손을 내밀고 협상이든 뭐든 갈등을 해결했어야 했다. (윤 대통령에게 투표한) 손목을 자르고 싶다.

③대통령실이 장관들하고 수시로 소통하고 정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 국민들이 지금은 권성동이나 장제원은 알고, 대통령비서실장은 누군지 모르지 않나. 대통령실에서 정책 대안은 못 내놓고, 이런저런 사람들 설레발에 통제 못하다 보면 어영부영 해놓은 것 없이 1년, 2년이 지난다. 공약인 공무원 수 감축, 연금개혁, 예산 절약 꼭 했으면 좋겠다.

우리 20대 표심 산 공약
지금은 다 어디로 갔나

경향신문

23세, 남성, 서울 관악구, 대학생


①전 정권에 대한 불만이 많이 쌓였다. 문재인 정권은 자기 사람만 쓴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윤 대통령은 초보니까 전문가들을 데려와 본인 역할을 축소하고 다른 사람들 말을 따르면서 할 거라고 생각했다. 비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았지만 결과의 평등보다 과정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 거라고 기대했다. 전반적으로 정책 방향성을 좋게 생각했다. 친구들은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특히 문재인 정권에 대한 가장 큰 반감 중 하나는 평화정책에 관한 것이었는데 대북정책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올 거라는 생각이 윤 대통령을 기대한 이유 중 하나였다.

②순방 중 막말 논란과 이후 변명하는 모습 때문에 실망했다. 윤 대통령한테 국민들이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기대한 건 아니었을 것 같다. 막말 논란이 있었어도 ‘저 사람 또 저랬네’ 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괜히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나. 사과하고 넘어가면 오히려 반등의 기회가 될 수도 있었는데 그 기회를 발로 차버린 것 같다. MBC를 고발한다는데 그것도 정말 아닌 것 같다. ‘뭘 믿고 이러는 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생각했던 것보다 참~(한숨) 아마추어 같은 대처를 하는 것 같다. 변명하는 모습은 문재인 정권에 실망했던 이유 중 하나라 더 실망이 컸다. 요즘은 자연스럽게 ‘탄핵되면 어떡하나’라는 얘기도 나온다. 또 대선 때 20대들이 윤 대통령을 지지한 건 20대를 타깃으로 한 공약이 이준석 전 대표 측에서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때 공약들을 거의 언급도 하지 않고 대통령 자질 논란만 나오니까 딱히 지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이란 걸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윤 대통령은 뉴스에 내부총질 문자, 막말 같은 논란에 대한 것만 나오는 것 같다.

③정치를 떠나서 우리나라의 강점은 인재풀에 있다. 윤 대통령이 형님 리더십을 강조했는데 자신의 생각과 달라도 인재를 품을 줄 알고 적재적소에 잘 맞는 사람들 뽑아 조화롭게 나라를 운영했으면 좋겠다. 대통령 권한을 축소시키고 최대한 많은 관료들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국정을 운영했으면 좋겠다. 여가부 폐지 같은 공약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가부장적이었고 여성들이 약자라는 점에서 개선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부에서 여가부를 폐지하든 안 하든 정말로 여성 인권을 신장시키면서 역차별적인 것은 없는 좋은 방법을 구상해줬으면 좋겠다.

‘체리따봉 문자’ 계기
리더 자질 의심스러워

경향신문

36세, 남성, 서울, 공인중개사,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회원


①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피해 보는 청년을 많이 봤다. 가만히 있지 말자고 생각해 국민의힘에 가입했다. 당 후보여서 지지한 것도 있지만, 검사 시절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법을 앞세우는 대쪽 같은 모습을 좋게 봤다. 후보 시절 내세운 ‘공정·상식·자유’도 기대됐다. 여성가족부 폐지에 찬성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

②가장 큰 이유는 ‘체리따봉 문자 사건’이다. 협치·화합을 얘기한 사람이, 당대표와 원내대표 간에 문제가 있으면 화해시켜야 하는데 이준석 대표 징계를 뒤에서 좋아한 것 아닌가. 대통령이 이 대표 징계에 개입했다고 생각한다. 국가 최고 리더로서 자질이 있을까 의심이 들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덕수 총리 임명 때 협치 의미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한 총리가 매번 ‘몰랐다’고 답하는 걸 보니 그냥 할 사람이 없어서 임명한 것 아닌가 싶다. 지금으로서는 ‘공정·상식·자유’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을 불러온) ‘9급 공무원’ 발언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청년을 1급 비서관으로 뽑은 걸 심판할 수 있을까. 또 언행에 신중하지 못하다. 바이든이니 날리면이니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애초에 큰 흠 잡힐 짓을 왜 했는가. 대쪽 같은 이미지가 꼰대·구태정치 이미지로 바뀌었다. 고집이랑 배짱은 그대로 있는데, 방향을 잘못 가고 있다. 제2의 외환위기 아니냐고 불안해하는데 민생 먼저 신경써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③협치·화합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당내 반대세력인 이 대표, 당 밖 반대세력인 민주당, 그리고 국민들의 진영 갈등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나라 대표하는 사람인데
비속어 논란 등 품위 없어

경향신문

53세, 여성, 서울 서초동, 직장인


①윤 대통령 하면 강직함이지 않나. 조국씨나 추미애씨에게 대응하는 강직함이 인상이 남았었다. 그런 분이 대통령 후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건 강남에서 그분을 뽑은 건 세금 문제가 있다. 감세가 중요하지 않나.

②체리따봉 사건이다. 너무 거친 게 막 툭툭 드러났다. 비속어 논란도 그렇고, 약간 품위가 없다고 해야 하나. 이재명도 욕하지 않았냐고 하지만 차원이 정말 다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시는 분인데 품격이 있었으면 좋겠다. 원래 성격이겠지만 이런 걸 참모진이 좀 눌러주고 해야 하는데, 참모진이 안티 같다. 국제 매너, 정치 매너 그런 걸 좀 잡아줄 수 있는 훌륭한 참모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너무 안타깝다. 무슨 또 영빈관을 만든다는 거는 좀 오버인 것 같다. 우리나라가 지금 경제도 이렇게 안 좋은데 800억원은 우리 혈세 아니냐. 국회의원 선거를 얼마 있다가 하는데 이러다가 진짜 또 민주당한테 뺏긴다.

③대통령이 정말 훌륭해서 (정치가 잘)되는 게 아니라 참모진이 만드는 것 아니냐. 참모진이 문제다. 무슨 법사는 왜 자꾸 매스컴에 나오며, (김건희 여사) 팬클럽 (문제는) 왜 조용하게 잠재우질 못하나. 왜 그거(정리)를 못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비속어 논란은) 나의 불찰이라고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렇게 잠재우고 경제에 힘써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경제도 어렵고 환율도 뛰고 증시, 부동산도 난리인데. (김건희 여사 문제는) 그분의 논문 표절이나 주가 조작 (문제도) 계속 시끄럽고 젊고 화려한 분이 (대통령 부인인 게) 처음이다 보니 시샘하는 사람도 많을 테니 이번 순방 때처럼 너무 드러나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외교서 좌충우돌
경제적 손해봤다

경향신문

40세, 남성, 경기 용인시, 은행원


①민주당 정권에 실망했다. 기업 비판은 좋은데,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수준까지 갔다. 플랫폼 기업의 효능이 있는데 독과점하는 악마로만 포장하고 세상의 발전을 외면하는 것 같았다. 부동산도 규제를 너무 늘려 시장의 자정 기능을 망쳤다. 윤 대통령이 집권하면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잘 펴리라고 봤다. 국민의힘도 새로운 인물들이 들어와 바뀔 것으로 기대했다. 김건희 여사 논문이나 주가조작 등 문제는 알고 있었지만, 대통령을 뽑는 데 가족 문제를 결부시키진 않으려 했다.

②결정적인 계기는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를 찍어낸 일련의 사건들이다. 이준석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당이 환골탈태해 새로운 인물이 나오는 토양이 형성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MB(전직 대통령 이명박씨) 때 사람들이 당의 권력을 잡고 힘싸움을 하며 예전으로 회귀했다. “내부 총질” 문자를 통해 배후에 딱 대통령이 있는 것이 밝혀지니까 기대를 접게 됐다. 또 외교에서 좌충우돌해 경제적으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중국과 미국 양쪽에서 긴밀한 줄타기를 하면서 취할 걸 취해야 하는데, 한쪽(미국)에 딱 ‘형님’ 하고 붙으니까, 미국에 공장 투자 그렇게 하고도 우리를 만만하게 본다.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봐라. 문재인 정부가 그런 줄타기는 잘했다. 회사 동료들은 윤 대통령에게 가장 실망한 사안으로 주식 공매도 개혁 안 한 걸 꼽는다. “이재명이었으면 주식에 물려 있는 개미들만 돈을 잃는 지금의 구조를 그냥 놔두지 않았을 거"라고 "괜히 윤석열 찍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

③여당에 새로운 인물이 많아져야 한다.

검사 출신 인사에 반감
기초 상식도 없어 보여

경향신문

34세, 여성, 대구 수성구, 주부, 국민의힘 책임당원


①기존에 정치를 하시던 분이 아니니까, 갚을 게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비리에 대해 좀 투명할 것 같았다. 또 늘 공정과 자유를 이야기하고 전직 검사니까 정도를 걷겠다고 해서 이미지가 좋았다.

②첫번째로 인사가 마음에 안 들었다. 검사 출신들로 본인이 사적 채용을 했다. 본인이 말하던 공정·자유와 멀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감정이 더 앞서서 누구보다 본인에게 필요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준석 전 대표를 날리는 것부터 이해가 안 됐다. 그러고 나서 진짜 능력 있는 사람들로 꾸렸다면 이해가 되는데 국민의힘을 이끌려는 정치인들은 소위 권성동·장제원 같은 구태 정치인들 아닌가.

대통령이 최근 어린이집에 가서 ‘이렇게 어린 애들이 어린이집에 오나요’라면서 기초 상식조차 없는 모습을 보였다. 선생님으로 일했기 때문에 학제 개편(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이슈가 불거졌을 때 ‘왜 저렇게 위험한 걸 건드릴까’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정책이 얼마나 반발을 일으킬지 몰랐겠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윤 대통령 부부가 자녀가 없어도 색깔이 조금 다른 대통령이 되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들이 쌓이니 일반적인 국민 상식이 통하지 않는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의 모습이 저절로 그려지더라. 이렇게 해서 어떻게 저출생·교육 공약을 이행하겠나.

③옆에서 참모들이 ‘대통령이 이 정도도 모를 수 있다’ 생각하고 일하면 좋겠다. 안 그러면 어린이집 같은 사태가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비속어 논란은 그냥 인정하고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유감 표명 정도 하고 넘어가면 좋겠다.

코로나 손실보상 약속
대선 이후 감감무소식

경향신문

32세, 남성, 경기 구리시, 자영업자


①2020년 서울 대학로에서 실내포장마차를 열자마자 코로나19 영업제한이 걸렸다. 월세 500만원에 인건비, 공과금 등 고정비용만 월 1000만원 드는데 버티고 버티다 지난 4월 폐업했다. 민주당 정권은 영업제한을 세게 하면서 손실 보상을 제대로 안 해줬다. 그런데 지난해 국민의힘 자영업 비례대표인 최승재 의원이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는 자영업자들 만나 영업제한 다 풀고, 50조원으로 실질 보상한다고 약속했다. 규제 강도와 피해 정도에 비례해 지원한다고도 했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자영업자들이 사돈의 팔촌까지 윤석열 찍자고 하고 다녔다. 윤 대통령은 자영업자들 덕에 당선된 거다.

②대선 끝나니 감감무소식이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50조원은 어디로 갔나. 최소한 고정비용이라도 보전해줄 줄 알았는데 600만원(3차 방역지원금) 줬으니 할 일 다했다는 태도다. 자영업자 다루는 상임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의원 만나면 “자료 줘보라” 하고 관심도 없다. 관심 있는 최승재 의원은 정무위로 보냈다. ‘새출발기금’이란 초저금리 대출을 한다는데, 그 돈으로 보상해줬으면 폐업을 피할 수 있었다. 대선 때 윤 대통령 지지한 내가 한심하다. 지금은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 일을 도우며 연명한다. 내가 잘못해서 망한 게 아닌데, 빚은 2억원 쌓였고 보상도 없다. 결혼은 꿈도 못 꾼다. 진짜 삶의 의욕을 잃었다. 왜 살아야 하나 싶다. 대통령 지지율 20%대라고 하는데, 나 같은 자영업자들 대상으로 하면 10%도 안 나올 것이다.

③먹고살 만한 사람을 빼고 실질적으로 피해가 큰 자영업자를 중점적으로 도와야 한다.

이준석 밀어내기 실망
배우자 의혹도 겹쳐

경향신문

30대, 남성, 서울, 변호사


①문재인 정권 때 천정부지로 오른 부동산 가격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고향(광주) 영향으로 민주당 계열 후보만 뽑았는데, 취직 후 돈을 벌어보니 흑백논리로 정치 세력을 판단하면 안 되겠더라. 정권 교체로 견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하면서 2019년 말 경기도 아파트를 구입해 가격 상승 덕을 봤다. 하지만 집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다른 사람들이나 사회의 빈부격차 심화가 심각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졌다. 이재명 후보를 뽑고 싶지 않았다.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이 너무 많이 죽었다. 증거는 없지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②이준석 전 대표를 ‘팽’하는 모습에 실망했다. 이 전 대표가 대선 때 젊은 남성들을 대변하지 않았나. 이전까지 국민의힘 계열 보수 정당은 ‘틀딱’(노인 세대를 틀니 착용자에 비유해 낮잡아 부르는 말) 정당이라 생각했다. 지방선거도 이겼고, 이 전 대표를 중용할 줄 알았는데, 정작 ‘윤핵관’들이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주요 자리를 꿰찼다. 권성동, 장제원을 보고 사람들이 윤석열을 뽑았겠나. 본인 말대로 ‘정치 초보’지만, <삼국지>의 유비처럼 사람을 끄는 매력이나 용인술은 뛰어날 거라 기대했다. 법조계 평판도 좋았고, 출마 전부터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지 않았나. 그런데 실상은 ‘혼군’(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이었다. 논문 표절, 허위 경력, 주가조작 연루 등 의혹 많은 배우자에게 휘둘리는 듯한 모습도 호감도를 떨어뜨렸다. 실언도 너무 많다.

③윤 대통령을 다시 지지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민주당을 뽑고 싶은 마음도 없다. 경선 때까지 원희룡(현 국토교통부 장관) 지지자였다. 국민의힘에서 다른 후보를 냈으면 좋겠다.

조미덥·정대연·유설희·조문희·문광호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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