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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표현의 자유 탄압? 표절의혹?…'윤석열차' 논란 키우는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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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경인본부 주영민 기자


[인서트: SNL 윤석열]
"후보님이 만약 대통령이 되신다면 SNL이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실건가요?
그건 도와주는게 아니라 SNL의 권립니다."

[앵커]
오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장에서 예능 프로그램 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주현영 기자가 대선 후보시절의 윤석열 대통령한테 풍자에 대해서 질문했던 건데요. 당시 윤 대통령이 아주 시원하게 답했죠. 풍자는 창작자의 권리라는 취지로요. 그런데 최근 한 공모전에서 고등학생의 카툰 '윤석열차'에 대해서 문체부가 주최 측에 엄중 경고해서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이 사안에서 우리가 집어봐야 할 점들 경인CBS 주영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상황을 간략히 정리해 보죠.

[기자]
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전국학생만화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가 열렸는데 전시된 작품 중에 '윤석열차'라는 작품이 세간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고등부 금상을 받은 작품인데요.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가 지나가면서 주변 건물을 부수며 철도 위를 달리는 장면이 주된 내용입니다. 조종석에는 한 여성이 서 있는데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상되고, 그 뒤 각 열차 칸에는 검사복을 입은 남성들이 한 손에 칼을 들고 서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 작품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졌는데요. 학생공모전 수상작이지만 너무 정치색이 강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공모전을 후원한 문화체육관광부가 엄중 경고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후 국정감사에서도 이 작품에 대한 얘기가 오르내리면서 정치권으로 사태가 번졌고 표절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문체부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주장과 학생공모전에 맞는 작품을 선정했어야 했다는 주장이 서로 대치 중입니다.

[앵커]
논란을 낳은 공모전은 어떤 대회인가요

[기자]
올해로 23회를 맞는 전국단위 공모전으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하는 대횝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경기지사가 시상하는 권위있는 대회이기도 합니다. 중등부는 카툰과 웹툰, 캐릭터, 고등부는 카툰과 웹툰 부문으로 나눠 작품을 받는데 이번에 논란이 된 작품은 고등부 카툰 부문이었습니다.

노컷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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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러면 23차례나 공모하면서 이번과 같은 논란은 없었나요.

[기자]
카툰이라는 장르의 성격상 사회풍자적 작품이 다수 출품됐지만 이번처럼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풍자하는 작품은 없었다고 합니다. 최근 2년 동안에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작품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 코로나19가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주제의 작품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앵커]
카툰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봤거든요. 주로 정치적인 내용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는 한 컷짜리 만화 이렇게 정리돼 있는데 그런 정리를 고려해보면 논란이 되는 게 조금 의아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기자]
그렇잖아도 오늘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박보균 장관이 나와서 직접 해명을 했습니다. 작품에 대해서 문제삼는게 아니라는겁니다. 국감장에서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인서트: 국감 박보균 문체부 장관]
-.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면 엄중조치 이것이 문체부 공식 입장입니까?
=. (박보균 문체부 장관) 그렇지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표현과 창작의 자유 그런걸 최대한 보장합니다.
-.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 그런데요?
=. (박보균 문체부 장관) 작품심사선정기준에서 처음에 저희들한테 제시한 약속과 달리
가장 중요한 정치적인 색체를 빼겠다.. 그리고
-.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 아 됐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 지금 문체부의 적절하지 못한 역할로 인해 상처는 누가 받고 있습니까?
=. (박보균 문체부 장관) 상처를.. 받는 사람은 여러사람이 있죠..

[앵커]
표현의 자유는 보장하는데 작품 심사 선정 기준에서는 정치적인 색채를 빼는 게 가장 중요했다. 약간 어폐가 있는 것 같은데요. 문체부 입장에 대한 반박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크게 두 가지 반박이 나옵니다. 우선 학생이 그린 그림에 너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옵니다. 또 문체부의 행보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룹니다. 관련해서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와 조용익 부천시장의 말 연이어 들어보시죠.

[인서트: 오픈넷 손지원 변호사]
정치적 표현물도 당연히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어야 하는 표현물인데 그거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만 어떻게 하겠다는 것 자체가 표현의자유 침해 소지가 있는 문제고…
이런 당연한 정치적인 풍자물에 대해서 이런 논의가 오가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우리나라의 표현의 자유의 수준을 보여주는…

[조용익 부천시장 인서트]
작품을 출품한 학생이 더 이상 혼란을 느끼지 않게 배려하는 기성세대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문화도시 부천시장으로서 이번 일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정작 이 이야기에 그림을 그린 당사자, 학생에 대한 얘기가 없는데요. 학생의 입장은 혹시 들어보셨나요?

[기자]
학생과 직접 연락하는 건 어려운 상황입니다. 학교를 통해 학생의 입장을 전해들었는데요. 우선 갑자기 큰 관심이 쏠린데다 격한 찬반 논쟁이 오가면서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학생이 의연하게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지만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는 것 같다고 전해왔습니다.

표절 의혹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전해왔는데요. 열차를 주제로 정한 건 지난해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이 열차 안에서 신발을 벗고 앉아 있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는데 이 모습을 보고 주제를 정했다고 합니다.

학교 관계자 말 들어보시죠

[수상자 학교 관계자 인서트]
신상이 공개되가지고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어요

[기자]
학교 관계자는 학교에도 항의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고 합니다.
학생 신변을 보호해야 하는데 학교 업무도 마비될 수 있어 걱정이 큰 분위깁니다.

이번 사안은 학생의 작품을 두고 어른들이 너무 많은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닌지 걱정이 듭니다. 또 논쟁도 작품 자체보다는 대통령 풍자에 집중돼 우리가 아직 권력자 풍자에 익숙하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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