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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7NEWS]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차’로 어른들이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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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7NEWS입니다. 한 고등학생의 카툰 출품작인 ‘윤석열차’가 정치적 공방으로 번졌습니다. 정부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에 이어 해당 작품에 대한 표절 시비까지 일었습니다. 모두 출품작의 수상취소와 관련한 결격사유를 두고 씨름을 벌이는 건데, 공모전에 참가한 학생만 중간에서 참 난처하게 됐습니다.

최근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을 개최했던 만화영상진흥원. 진흥원 측은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카툰 ‘윤석열차’를 이번 공모전 금상(경기도지사상)으로 선정합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열린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기간 동안 출품작을 전시합니다.

‘윤석열차’를 제목으로 4절지에 그린 한 컷 만화는 영국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처럼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이 전면에 달린 기차가 연기를 뿜으며 질주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그리고 열차 조종석에는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보이고요, 그 뒤로는 검사 복장을 한 남성들이 칼을 든 채 기차 창 밖으로 몸을 내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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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끝난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고등부 금상을 받은 '윤석열차'.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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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 표명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윤석열차’가 금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확산한 것을 뒤늦게 접한 문체부.

진흥원의 소관부처이자 공모전 명칭후원을 해오던 문체부는 “내년부터 후원을 중지하는 등의 조치를 강구 중”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습니다.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것은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는 이유입니다. 수상작 심사과정도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문화와 예술을 관장하는 문체부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오늘(5일) 열린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박보균 문체부 장관을 직격합니다. 박 장관은 ‘윤석열차’ 논란에 대해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보장한다”며 “(진흥원이) 작품 심사 선정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적 색채를 빼겠다고 해놓고서, 그 조항을 삭제하고 공모했기 때문에 문제 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장관의 답변은 사실에 부합합니다. 당초 진흥원이 문체부에 제출한 결격사항은 총 4가지입니다. △작품의 응모자가 불분명하거나 표절·도용·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는 경우 △정치적 의도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작품 △응모요강 기준(규격, 분량)에 미달된 경우 △과도한 선정성·폭력성을 띤 경우 등입니다.

문체부가 진흥원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은 맞습니다. 진흥원이 당초 제출한 계획안과 달리 수상작 선정기준을 임의로 변경한 것이 맞다면요. 다만 대응수위와 논란을 풀어나간 방식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고등학생들의 축제에 어른이 팔 걷어부치고 나선 모양새이니까요.

여기까지만 했으면 좋았을텐데, 국민의힘은 초점을 표현의 자유에서, 표절로 옮겨 잡았습니다. 2019년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를 기관차로 묘사한 영국 선(Sun)지의 만평과 유사하다는 이유입니다. 국민의힘은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표절 의혹 때문에 논란이 크다” “본질적인 것은 학생이 표절을 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행사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공언한 문체부의 조치가 적절했다는 논거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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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영국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의 원작이 된 영국의 어린이 그림책 '레일웨이 시리즈(The Railway Series')의 표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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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표절이라고 보기에는 아리송한 부분이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문제 삼은 부분은 구도(構圖)인데, 다른 영국 만평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많이 등장한 바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유명 영국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에서 이 묘사가 유래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네티즌 사이에서도 ‘윤석열차’는 패러디라고 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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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와 친구들'을 패러디한 서구 언론 만평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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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정권마다 정치풍자에 이은 표현의 자유 논란은 항상 있어왔습니다. 어디까지가 허용 범위인지, 아니 범위의 기준이 있다는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닌지에 대한 갑론을박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 논란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어른들이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카툰을 그린 학생만 애꿎은 신세가 됐다는 겁니다. 만약 ‘윤석열차’가 표절로 확정되면 수상은 취소되고 시상금 또한 회수됩니다. 공모전 모집요강에 그렇게 나와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치고 박으면 그만이지만, 꼭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설전을 벌이고 떠난 자리에 무엇이 남을 지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윤석열차’에 “경고”한 문체부...웹툰協 “尹의 자유 철학 부정하나”

웹툰 작가 단체인 사단법인 웹툰협회는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고교생 만화 ‘윤석열차’ 작품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가 해당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단체 측에 엄중 경고한 것을 두고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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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방향만 다르다”... ‘윤석열차’, 외신 만평 표절 주장 나와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고등학생의 그림 ‘윤석열차’가 금상을 수상해 논란이 된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해당 작품이 영국 일간지 정치 풍자 만화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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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광복회 압수수색...김원웅 비리 의혹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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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농협, 이재명 퇴임후 성남FC 후원 반토막...‘공헌사업’ 해명과 배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시장 재직 기간 성남FC에 해마다 십수억원씩의 후원금을 냈던 농협중앙회가 이재명 시장 퇴임 후엔 후원금을 크게 줄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성남FC 후원이 통상적인 지역사회 공헌 사업이라는 당초 농협 측 해명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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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시장을 유튜브 인수가에…” 네이버 시총 5조 증발, 주주들 부글

5일 유가증권 시장에서 네이버는 전날보다 7% 하락한 16만4000원에 마감했다. 전날 8.8%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떨어진 것이다. 이틀 동안 시가총액 4조8400억원이 증발했다. 이날 네이버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 급락 시기 가격대로 회귀했다. 역대 최고가(장중 46만5000원)와 비교하면 65%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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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이자가 4.5%” 12년만의 최고금리에 은행으로 달려간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슬금슬금 오르더니 어느 새 연 4.5%까지 올랐다. 2금융권도 아닌 대형 시중은행 금리가 연 4.5%를 찍은 것은 12년 만이다. 신한은행은 5일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아무 조건 없이 연 4.5%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금액 제한이나 카드 사용 등과 같은 까다로운 조건이 없는 깔끔한 연 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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