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미사일 낙탄에 '빛바랜' 압도적 대응… 주민들은 밤새 불안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사고 원인 및 軍 후속조치 등 놓고 논란 계속

일각에선 "침소봉대할 필요 없다" 의견 제시도

뉴스1

5일 '현무-Ⅱ' 탄도미사일 낙탄 사고가 발생한 강원도 강릉의 군부대에서 폭발물이 적힌 팻말이 붙은 차량이 나오고 있다. 2022.10.5/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북한의 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실시한 한미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중 '낙탄'(落彈) 사고가 발생하면서 그 원인과 군 당국의 후속조치 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 이후 한미연합 공격편대군 비행 및 정밀폭격 훈련에 이어 미 해군 전략자산 '로널드 레이건'(CVN-76) 항공모함의 한반도 재전개 등 과거와 다른 고강도 대응이 잇따르고 있지만 "낙탄 사고 때문에 그 빛이 바랬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우리 군은 오후 11시쯤 강원도 강릉 인근 공군 A비행단 사격장 해안에서 한미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의 일환으로 동해상 특정 목표물을 향해 '현무-ⅡC' 미사일 1발을 쐈다.

그러나 수직 발사된 이 미사일은 사전에 입력한 좌표에 따라 동쪽으로 날아가야 했지만, 거꾸로 서쪽으로 비행했고 결국 발사지점으로부터 1㎞ 가량 떨어진 군부대 골프장에 추락했다. 다행히도 추락한 미사일의 탄두가 폭발하지 않으면서 군 장병과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민간인 등의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후 군 당국은 미사일 추락지점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5일 오전 0시50분부터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2발씩 총 4발을 동해상을 향해 쏘는 연합사격을 계획대로 수행했다.

이번 연합 미사일 사격은 같은 날 오전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일본 홋카이(北海)도 상공을 지나 태평양을 향해 쏜 데 따른 대응 조치로 이뤄진 것이었다. 북한이 쏜 미사일이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한 건 지난 2017년 9월 이후 처음이며, 특히 이번 미사일은 북한이 역대 쏜 미사일 가운데 가장 먼 거리인 4500여㎞를 날았다.

한미연합 미사일 사격에 앞서선 우리 공군 F-15K 전투기 4대와 주한 미 공군 F-16 전투기 4대가 참가하는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도 진행됐다. 이번 비행에서 우리 F-15K는 전북 군산 인근의 직도 사격장 내 가상 표적에 공대지 합동 직격탄(JDAM) 2발을 발사하는 정밀폭격 훈련도 했다.

뉴스1

한미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2.10.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5일 오전엔 지난달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실시된 한미일 대잠수함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미 해군의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뱃머리를 다시 동해 쪽으로 돌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 전략자산을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방식으로 전개한다'는 지난 5월 한미정상 간 합의에 기초해 4일 오후 이뤄진 한미 국방장관의 유선협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한미 군 당국이 취한 일련의 조치보다는 그 과정에서 발생한 '현무' 미사일의 낙탄 사고가 이날 하루 종일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연합훈련 등을 통해 "동맹의 강력한 대응능력과 결의를 잘 보여줬다"는 한미 합참의장의 평가 또한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앞서 2017년 9월에도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응해 발사한 '현무-ⅡA' 미사일 2발 중 1발이 낙탄 사고를 일으킨 적이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선 "5년 전 현무-ⅡA는 노후화돼 낙탄 사고가 났다고 쳐도 현무-ⅡC는 비교적 최근에 만든 미사일인데 낙탄 사고가 발생했다니 걱정"이란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은 이번 사격 과정에서 매뉴얼대로 발사준비 및 점검절차를 마친 뒤 '현무-ⅡC' 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그러나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발사 준비 절차상에 문제가 없었다면 미사일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미사일 전력화 과정이 제대로 검증됐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한미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합참 제공) 2022.10.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게다가 군 당국이 낙탄 사고 발생 사실을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즉각 알리지 않은 것 또한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번 사격 훈련 및 사고 발생 과정에서 인근 지역 주민들은 자초지종을 알지 못해 밤새 불안에 떨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낙탄 이후 지속적으로 연합 지대지 사격이 있어 안전점검을 해야 하는 등 작전 중이었기 때문에 즉각 주민들에게 말씀드리지 못했다"며 "그에 대해 불편을 느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반면 다른 일각에선 이번 사고를 '침소봉대'(針小棒大)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2017년 이후 5년 만의 낙탄 사고라면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고 볼 수 없다"며 "사고가 안 나면 좋지만, 이 때문에 군을 비판한다면 우리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북한만 의기양양하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전시에 낙탄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게 어디냐"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압도적 대응"을 위해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과 △북한의 공격을 막는 데 필요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그리고 △북한의 공격을 받았을 때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전력 등 '한국형 3축 체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무' 계열 미사일은 이 가운데 '킬체인'과 'KMPR' 전력에 해당한다.

pej8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