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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러 핵위협속 ‘세계 최강’ 美핵항모 유럽 배치…“가혹한 대가 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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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미 해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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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국은 현존하는 세계 최강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艦)’를 대서양으로 출항시켰다고 4일 발표했다. 핵 어뢰를 탑재한 러시아 핵잠수함이 북극해로 이동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카드’를 꺼내들자 미국이 ‘핵 항모’로 맞대응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핵 공격 대비를 시작했다.

● 美 최강 항공모함 출항… “러에 가혹한 대가”

미 해군은 이날 “제럴드 포드함과 항공모함 타격단은 대서양과 지중해에서 동맹국과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에는 독일과 프랑스 캐나다 스페인 네덜란드 스페인 등 9개국 병력 9000여 명, 함정 20척, 항공기 60대가 투입된다. 제럴드 포드함은 약 19조 원을 투입해 개발한 최첨단 항공모함으로 최신형 원자로 2기를 통해 20년간 무제한 동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전날 외신은 러시아 세계 최대 규모 핵잠수함 벨고로트가 ‘종말의 무기’로 불리는 핵 어뢰 포세이돈을 싣고 북극해로 출항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이를 회원국들에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6억2500만 달러(약 8900억원) 규모 무기 지원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추가 지원 무기에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점령지 탈환에 핵심 전력으로 쓰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4기가 포함됐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지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지지하는 개인 단체 국가에는 ‘가혹한 대가’를 부과할 준비가 돼있음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 우크라, 수도에 핵 대피소 설치

러시아군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병합을 선언한 점령지에 속하는 요충지역을 속속 탈환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리우비우카 흐레셴니우카 졸라타 발카 등 러시아에 점령됐던 마을을 수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남쪽에서 우리 군이 빠르고 강력하게 진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도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2014년 빼앗긴 영토(크림반도)를 포함해 모든 영토를 되찾으려는 우크라이나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탈환에 성공한 남부 헤르손주 베리슬라프 라이온 지역 다비디프 브리드 마을에서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행진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러시아도 이 같은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일일 브리핑에서 공개한 지도에 따르면 헤르손주에서 러시아군이 상당 부분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우크라이나군 진격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핵 공격’ 대비에 들어갔다.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수도 키이우에는 핵전쟁 대피소가 설치되기 시작했고 키이우 시의회는 의약품 요오드화칼륨 확보에 나섰다. 요오드화칼륨은 인체가 방사선을 흡수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약품이다.

러시아의 핵 공격 우려와 관련해 윌리엄 번즈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이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할 경우 상당히 위험해지고 무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 정보당국은 아직까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단서를 감지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UN)은 10일 긴급회의를 열고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선포한 우크라이나 영토 병합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유안 안보리는 러시아 규탄 결의안을 상정했지만 상임이사국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와 중국 및 비상임이사국 인도 브라질의 기권으로 채택은 무산됐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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