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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마저 철수했는데…현대차 기아 러시아서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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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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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장을 놓고 현대자동차그룹이 고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이 길어지면서 도요타, 르노 등 현지에 진출했던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잇달아 철수를 선언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현지에서 쌓아온 시장점유율과 투자 규모가 상당히 큰 만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5일 외신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서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볼보, 아우디, 르노 등 대부분 완성차 기업이 극심한 부품 부족을 겪고 있다. 완성차 판매량은 1~8월 총 41만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60%나 줄었다. 여기에 공급망이 흔들리며 부품난까지 가중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엔진오일과 브레이크 패드 가격이 각각 40%, 6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이후 러시아 완성차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최근 일본 도요타는 러시아 공장 생산을 종료하고 판매망도 철수한다고 밝혔다. 마쓰다 역시 철수 방침을 밝히고 현지 합작사와 논의를 시작했다.

르노는 지난 5월 현지 자동차 기업 아브토바즈 지분을 러시아 기업에 넘겼고, 폭스바겐도 러시아 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포드와 GM, 벤츠, BMW도 현지 공장 생산 등을 중단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지난 3월부터 러시아 공장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영업 활동을 중단하지는 않았다.

지난 8월 러시아 현대차 공장 생산량은 '0대'를 기록했지만 현지 딜러들이 재고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판매는 이어지고 있다. 올해 1~8월 현대차와 기아는 러시아에서 총 9만9541대를 팔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감소한 수치다. 현지 생산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점유율은 꾸준히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현대차그룹이 러시아 철수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현지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상당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37만7614대를 판매해 르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의 전 세계 판매량에서 러시아 비중도 6%나 된다.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2020년 옛 GM 공장을 인수한 데 이어 엔진 공장도 건설해 가동해왔다.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만큼 철수할 경우 매몰비용은 수천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번 시장에서 철수하면 재진입이 쉽지 않은 점도 문제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이 당분간 전쟁 상황과 시장 추이 등을 지켜보며 사업을 이어 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는 지난달 러시아 홈페이지를 통해 K9 출시를 전했다. 다만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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