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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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를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경고하자 웹툰협회가 “블랙리스트를 대놓고 저지르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단법인 웹툰협회는 지난 4일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청년 문화예술인들을 만나 ‘정치와 사회 기득권자들에 대한 풍자가 많아야 인기 있고 국민 박수를 받는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18일 열린 제42주년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선 ‘자유’를 12번이나 외치신 자유의 화신이시다. 그 ‘자유’엔 응당 ‘표현의 자유’도 포함돼 있으리라 믿는다”며 “방송에선 ‘정치풍자는 문화예술인들 권리’라는 발언도 하셨다”고 했다.
협회는 “문체부는 행정부 수반인 윤 대통령의 평소 소신과 철학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반기를 드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체부는 보도자료를 시급히 거두고 해당 학생 및 만화 창작자들, 더 나아가 대한민국 문화예술인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회는 “문체부는 ‘사회적 물의’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잣대를 핑계 삼아 노골적으로 정부 예산을 운운하며 헌법 기본권 중 하나인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는 ‘블랙리스트’ 행태를 아예 대놓고 거리낌 없이 저지르겠다는 소신 발언”이라며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분야엔 길들이기와 통제의 차원에서 국민 세금을 쌈짓돈 쓰듯 자의적으로 쓰겠다는 협박이 21세기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행사 취지에 어긋났다는 문체부의 지적에 대해선 “카툰의 사전적 의미는 ‘주로 정치적인 내용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는 한 컷짜리 만화’”라며 “이보다 더 행사 취지에 맞춤 맞을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윤 대통령 풍자만화를 전시했다.
작품에는 윤 대통령의 얼굴을 지닌 열차가 달리자 시민들이 놀란 표정으로 달아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열차 조종석에는 윤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타고 있으며 객실엔 칼을 든 검사 복장의 남성들이 탑승해 있다.
해당 작품은 고등학생이 그린 것으로 지난 7~8월 진행된 제23회 전국 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해당 공모전은 부천시 출연 재단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하고 문체부가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문체부는 입장문을 내고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행사 취지에 어긋나게 정치적 주제를 다룬 작품을 선정·전시한 만화영상진흥원에 엄중히 경고한다”며 “신속히 관련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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