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러 병합지 공포의 '철의 장막' 섰다…"탈출 못한 한 노인 사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크라 군 복무했나" 질문도

러시아 영토로 병합 절차가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4개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헤르손·자포리자) 국경에 새로운 ‘철의 장막’이 생겨 주민들의 이동이 가로막혔다고 영국 BBC 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경계선에 러시아군이 검문 절차를 도입하면서 이곳을 빠져나가려는 우크라이나 주민 수천 명이 도로에서 대기 중이다. 자포리자주 남부 멜리토폴 시장인 이반 페도로프는 이날 “시민 4500명이 탈출 행렬을 이루고 있고, 대기 중이던 한 노인이 숨을 거뒀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러시아가 병합을 발표한 자포리자를 떠나려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9월 30일 차량에 몸을 실은 채 대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인들이 검문소를 통과하려면 러시아군에게 본인의 이름과 여권 상세 정보, 휴대전화 번호는 물론, 분실·도난 조회에 쓰이는 국제 휴대전화 식별번호(IMEI), 여행 목적,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모든 친척의 세부 정보까지 제시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비정부기구(NGO) 또는 정당가입 관련 정보도 제출해야 한다.

또 2014년 5월부터 올 4월까지 우크라이나에서 군 복무를 했는지 아닌지도 확인 대상이다. 2014년 5월은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친정부 시위대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간 충돌로 46명이 숨진 ‘오데사 충돌’이 일어난 시기다.

중앙일보

9월 30일 우크라이나 군인이 벨라루스와의 국경 지대에서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하는 훈련에 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렉산드르 스타루크 자포리자 주지사는 “러시아가 자포리자 주에 건설하려는 '국가 국경'이 공포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BBC에 전했다.

탈출 행렬에 동참한 막심 베잔(19)은 “러시아 군인과 마주치면 우리를 다시 돌려보낼까 겁나서 차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고 했다. 아기를 동반한 가족 등 피란민들은 수일째 노숙하며 식량과 식수 부족 등을 겪고 있다.

중앙일보

9월 30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최소 3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 점령지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는 텔레그램 채팅방에는 질문이 쇄도하고 있다. 한 여성은 "폴란드에 있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딸과 피난길에 올랐지만, 러시아 측에서 허가해줄지 모르겠다"며 불안함을 내비쳤다.

한 텔레그램 사용자는 검문소에서 러시아군이 원하는 정보를 전부 넘겼지만, 나흘이 지나도록 발이 묶여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 대기 중인 곳과 가까운 지역에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가는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9월 30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이들의 유해가 옮겨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