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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백악관 “난투극 확산 우려”…北-러 동시 위협에 긴박 대응 나선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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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4일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로 도발하자 한미 연합 공격편대군 정밀폭격 훈련에 나선 공군 F-15K가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 2발을 발사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이 2017년 이후 5년 만에 일본 상공을 가로지르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긴박하게 군사, 외교 대응에 나섰다. 북한이 단거리미사일 연쇄 도발에 이어 미국령 괌을 사정거리로 둔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7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 도발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전방위 대응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북한 도발에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강조했고 미 국방부는 한미 및 미일 무력시위가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통화하고 “일본 국민에 대한 위협이자 역내 불안정을 야기한 북한 미사일 시험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양자(미일) 및 한국을 포함한 3자 그리고 국제사회와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대응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날 북한 미사일 도발 3시간여 만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명의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도 한국 일본과 외교·국방장관 연쇄 통화를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커린 장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금지된 탄도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려는 북한 능력을 제한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과 통화해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어 협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긴장 고조에 집중해온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미사일 발사에 즉각 대응하고 나선 것은 북한이 핵실험 등으로 도발 수위를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 미사일 사거리, 특히 이 미사일이 얼마나 오랫동안 일본 상공을 넘어 비행할 수 있었느냐에 대해 우려가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와 통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며 “미국과 국제사회는 김정은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도발이 난투극(come to blows)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그(김 위원장)에게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계속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중거리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한반도 주변 전략자산 전개와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 같은 군사적 대응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4일 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한미 연합공격편대군이 실시한 공대지 합동직격탄(JDAM) 정밀 폭격 훈련에 대해 “우리가 한국군과 함께 비행하고 정밀타격 할 수 있는 능력은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JDAM은 기존 재래식 폭탄에 유도장치 등을 장착한 스마트폭탄으로 2003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은신처로 추정되는 곳에 JDAM 4발을 발사하는 등 적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에 활용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외에 한국 일본과 논의해온 독자제재 패키지 가동에 나설 전망이다. 국무부는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이날 한미일 외교차관 통화를 가졌다고 밝히면서 조만간 일본에서 한미일 외교 차관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무부는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한 3자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며 “셔먼 부장관은 한국과 일본 방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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