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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진실화해위, ‘3·15 의거’ 할머니·할아버지 시위 직권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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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근식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대회의실에 열린 제8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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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1960년 3·15의거 때 부산시위대가 벌인 마산 원정 시위를 직권조사한다. 4대 정·부통령선거 규탄 시위 때 경찰의 불법구금과 가혹행위가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4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열린 제42차 위원회 회의에서 3·15의거 마산 시위에 대한 직권조사 개시를 의결하고 고문 등 관련 피해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직권조사 대상은 1960년 4월24일부터 마산에서 잇따라 일어난 대규모 시위로, 4월24일 이승만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할아버지 시위와 이튿날 이어진 할머니 시위, 4월26일~27일 일어난 부산시위대의 마산 원정 시위 등이다. 이 사건들의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진실화해위는 할아버지·할머니 시위의 경우 주도층이 장년·노년층이며 이승만 정권의 퇴진을 뚜렷하게 요구해 학생·청년층이 주도한 기존 부정선거 규탄 시위와 차이점이 크다고 봤다.

부산시위대의 마산 원정 시위에 대해선 부산에서 수천명의 시위대가 마산으로 넘어온 경위, 확인된 사망자 2명 외의 구체적인 피해 사실 등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3·15의거의 역사적 중대성뿐 아니라 시위 목격자나 참여자 대부분이 사망하거나 고령이라 조사가 시급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진실화해위는 이날 3·15의거 당시 고문 피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과도 발표했다. 지난 1월21일 3·15의거 참여자의 명예회복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후 1960년 3·15의거 피해 사건과 관련한 첫 진실규명이다.

진실규명 대상자는 1960년 3월15일 치러진 제4대 정·부통령선거 규탄 시위의 주모자로 몰렸다가 경찰에 연행돼 고문 등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의 딸은 체포된 부모를 만나려 파출소에 갔다가 경찰에게 폭행당했다.

진실화해위는 조사를 통해 피해자가 경찰에게 체포·연행된 후 10일간 불법구금된 사실을 확인했다. 피해자가 경찰에게 수사받는 도중 몽둥이 등으로 폭행과 고문을 당한 사실, 피해자의 딸이 경찰에게 몽둥이로 구타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진실화해위는 3·15의거 피해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그 역사적 의미를 후대에 알리기 위한 선양·교육 사업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국가에 권고했다.

정근식 위원장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3·15의거에 대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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