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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뉴스1뷰]서방 지원에 우크라 파죽지세…굴욕의 푸틴, 핵버튼 누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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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수세에 몰리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 시사

전술핵으로 특정 지역 노릴 수 있지만 피해 만만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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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야외에 모인 관중을 향해 우크라이나 점령지 4곳(헤르손·자포리자·루한스크·도네츠크)의 러시아 영토 편입을 공식 선언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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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8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수세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전 세계는 1962년 쿠바 사태 이후 다시 한번 핵전쟁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단기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반격과 미국 등 서방의 무기 지원, 국제사회의 러시아 압박 등으로 전쟁은 장기화 국면으로 진입했다.

개전 초기만 해도 러시아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제 상황은 점차 우크라이나에 유리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동부 도네츠크 등 4개 지역을 병합한 지 하루 만에 리만 지역을 탈환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병합 영토로 자국 영토로 발표, 지난달 30일에는 "미국도 일본에 핵무기를 2개나 썼다"며 핵무기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병합 지역을 지킬 것이라 공언했다.

푸틴 대통령의 오른팔로 알려진 람잔 카디로프 체첸 공화국 정부 수장은 최근 "국경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저위력 핵무기를 사용하는 등 더 과감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핵무기 사용 주장에 대해 러시아는 일단 선을 그었다. 지난 4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먼저 공격받거나 국가 존립 자체가 위험해질 경우 핵 배치를 허용하는 러시아 군사 독트린 외에 다른 고려 사항은 없다고 했다.

또 러시아 핵무기 사용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일부 서방 언론에 대해서도 "서방 정치인과 국가 원수들이 서방 언론을 이용해 핵 관련 허언 기술을 연습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관여할 뜻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최악의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은 점점 확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굴욕적인 후퇴와 대량의 사상자 발생, 긴급 동원령에 대한 러시아내 불만 확산 등을 일소에 해소하기 위해 핵무기라는 선택지를 계속 언급하면서다.

이에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대응 시나리오까지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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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탑재가 가능하며 기존 방공망을 뚫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최신예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M' 미사일 발사대가 지난 5월 7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전승절(5월 9일 독소전쟁 승리 77주년) 열병식 리허설을 진행하는 모습. 2022. 5. 7.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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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진짜 핵무기 발사 버튼 누를까?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태의 최종 판단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통치에 대한 위협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서방과 러시아의 실존적 싸움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러시아의 생존 여부가 여기에 달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으며 '허세'가 아니다'라고 서방에 경고한 것을 여전히 허세로 보고 있다. 문제는 세계 최강대국, 현재 우크라이나를 버틸 수 있게 돕는 미국이 정작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핵 독트린은 재래식 무기로 국가의 존재가 위협받을 만큼 러시아 연방이 공격받은 이후 핵 공격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영토라고 선언한 우크라이나 지역에는 많은 러시아인이 살고 있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전략적 상황을 바꾸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금기'를 깰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유리 표도로프 군사전문가는 로이터에 "푸틴은 지금 허세를 부리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해 푸틴이 '전쟁에서 졌다'고 판단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 번스 미국 CIA(중앙정보국) 국장은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것을 동원한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이 곧바로 전술핵을 사용할 것이란 실질적인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 개전 초기보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놓고 훨씬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결과는 러시아에는 실존적 의미가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는 이런 벼랑끝 전술이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과 함께 핵무기 사용 가능성 위협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맞게 한다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병합 선언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요충지인 리만을 탈환에 성공했다며 러시아는 계속 입지를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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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대통령 2018.12.08 ⓒ AFP=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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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결국 최악의 선택한다면 전술핵 가능성↑

로이터는 러시아 관리들은 미국, 러시아, 유럽 아시아를 파괴하기 위해 고안된 무기들로 전략 핵무기를 언급한 적이 없다.

실제 러시아와 밀접한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저위력 전술핵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술핵은 과거 쿠바 위기 때 언급된 전략적 핵무기와는 전술핵은 다르다. 전술핵이란 전술적인 목적으로 전장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미국 워싱턴, 영국 런던 등 대도시를 한 방에 파괴하는 핵폭탄보다는 위력이 작다.

그렇다고 해도 전술핵의 위력이 낮다는 것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TNT(강력폭약) 20kg 해당하는 원자폭탄보다는 더 강력한 경우가 많다.

리처드 배런스 전 영국 합동군사령 출신 리처드 배런스 예비역 장성은 BBC와 인터뷰에서 "이른바 전장에서 사용되는 전술핵은 일반적으로 TNT 1~50킬로톤 사이로 산출된다"며 "2평방마일(5.2㎢) 전역에 엄청난 손상을 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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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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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쏜다면 어디로?…피해는 어느 정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푸틴 대통령이 극단적 선택을 할 경우에 대해 전술핵 사용처를 크게 3가지로 분석했다. 다만 어떤 경우도 낙진 등 피해는 불가피하다.

우선 아무도 죽이지 않는, 시위성 핵무기 사용으로 우크라이나 상공 또는 흑해, 아무도 살지 않는 스네이크 아일랜드(즈미이니섬) 같은 곳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네이크 아일랜드는 흑해의 전략적 요충로 섬 북서쪽에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과 몰도바가 있고, 동쪽에는 크림 반도가 있다.

이 경우 전자기 펄스(핵폭발에 의해 생긴 고농도의 전자 방사) 폭발로 인해 대부분의 전자 장비는 타버리며 방사능 낙진이 생긴다. 이 방사능 낙진은 처음에는 크지만 48시간 이내에 초기 방사능 폭발의 약 1%로 감소한다.

하지만 폭발로 인해 상승하는 구름 속으로 빨려 들어간 대부분 방사성 먼지는 24시간 이내에 지면에 다시 떨어지며 극심한 생물적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사성 입자들은 바람을 타고 분산돼 지구 많은 부분이 이보다는 낮은 농도로 떨어질 수 있다.

FT는 이런 시위성 공격도 긴장을 고조시켜 러시아 주요 도시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군사적 이득 없이 세계적인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은 핵무기 폭발력을 최대한 사용하는데 여전히 조심스럽다는 점을 보여줘 "시위 효과가 불분명할 것"이라고 봤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혹은 핵심 시설을 향해 러시아가 직접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같은 곳이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은 고도로 분산돼 있어 이 경우에도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가 현재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곳에 핵탄두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밖에도 러시아군도 방사능 낙진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세 번째 공격 목표 가능성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다. 드미트리 트레닌 러시아 외교국방정책협의회 소속 전문가는 지난주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억지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미국에 핵무기 공격이 진지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만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서방의 추정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공격이 전장을 타격하지 않고 특정 거리 어딘가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직접 나토를, 그것도 핵무기로 공격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나토회원국은 집단방위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이 가능성도 높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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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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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 누가 많이 가졌을까…러시아가 약간 우세

로이터통신은 미국과학자연맹을 인용 러시아가 핵탄두 보유량 부문에서 세계 최대 보유국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핵탄두는 5977기이고 미국은 5428기다.

이 수치는 비축·퇴역 핵탄두를 모두 포함한 것으로 두 국가 모두 전 세계를 여러 번 파괴할 수 있는 분량이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는 1458기의 전략 핵탄두를 배치했거나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이 배치한 1389기를 배치했다. 이 핵탄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에 탑재된다.

러시아는 전술핵을 미국보다 10배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기인 미국의 전술핵 가운데 절반은 유럽에 배치돼 있다. 미국 전술 핵무기는 0.3~170킬로톤 수준이다.

◇쿠바 사태란

이른바 쿠바 미사일 위기로 불리는 쿠바 사태는 1962년 10월22일부터 11월2일까지 약 2주일간 벌어진 미·러의 신경전을 말한다.

쿠바 사태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러 관계가 가장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번졌다. 당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과 흐루쇼프 소련 정권은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군사 전력상 미국 등 동맹국에 크게 뒤처지고 있던 소련은 미국 플로리다 반도 끝에서 불과 23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쿠바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기지를 건설하려 했다.

사실상 미 본토를 자국의 미사일 사정거리 내에 놓으려고한 것이다. 실제 후르쇼프 당시 소련 정권과 카스트로 쿠바 정권은 미사일 기지 건설에 합의하고 군사 인프라 등을 쿠바에 운송하기 시작했다.

1962년 9월 미국 언론은 소련 선박이 쿠바로 무기를 호송 중이라고 보도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에 대한 공격 등은 피하고 해상봉쇄를 결정하는 등 소련과 협장을 여지를 남겼지만 소련이 핵 미사일 기자의 철거와 파괴에 응하지 않으면 전면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등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런 상황 속 소련은 10월26일 미국이 쿠바를 침공하지 않을 것으로 약속하면 미사일을 철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10월27일에는 쿠바의 소련 미사일기지와 터키의 미국 미사일기지의 상호철수를 제안했다. 결국 미국은 10월 26일의 제안을 수락할 것을 결정하면서 쿠바 사태는 겨우 마무리 됐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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