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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LX '후계자' 주식 왜 살까…주가 바닥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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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모 전무, LX홀딩스 11억어치 장내매수 LX홀딩스, 작년 상장 이후 주가 42% 하락 청산가치도 못 미치는 시총…"책임 경영" [비즈니스워치] 안준형 기자 why@bizwatch.co.kr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구형모 전무(경영기획부문장)가 잇달아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경영수업을 받는 구 전무가 지분을 늘리면서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과 회사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책임경영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워치

구본준 LX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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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모, 8거래일간 14만주 장내 매수

구 전무는 지난 9월28일부터 이달 5일까지 5거래일간 LX홀딩스 9만2196주를 장내매수했다. 주당 취득가는 8220원으로 총 7억5800만원 어치다. 구 전무는 지난달 15~20일에도 3거래일간 장내에서 5만1543주를 4억2500만원에 사들였다.

이번 거래로 구 전무의 지분은 11.53%(896만563주)에서 11.71%(910만4302주)로 소폭 (0.18%, 14만3739주) 상승했다.

구 전무는 LX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 1987년생으로 미국 코넬대를 졸업한 뒤 LG전자에 입사해 신사업개발담당과 전략기획팀을 거쳤다. LG에서 LX가 분할된 작년 5월 LX홀딩스 상무(경영기획담당)가 됐고 올해 초 전무로 승진했다.

작년 12월 구본준 회장은 두 자녀에게 지분을 증여했다. 증여 주식은 구 전무 850만주(11.14%), 그의 여동생 구연제씨 650만주(8.52%)다. 증여 당시 LX홀딩스 주가는 1만50원으로, 시가로 총 1507억원이 넘는 대규모 거래였다. 구 회장의 지분은 39.28%에서 19.99%로 줄었다. 사실상 승계가 시작된 것이다.

주가 신저가 찍을 무렵 주식 사들였다

유력한 후계자가 장내에서 주식을 직접 사들인 이유로 승계를 염두에 둔 지배력 강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장내 매수한 주식 자체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배력 강화 목적만으로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 구본준 회장이 여전히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상황에서 그의 장남이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장내에서 직접 주식을 사들인 모양새도 좋지 않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구 전무의 최근 주식 매입은 주가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부터 구 전무가 장내매입한 LX홀딩스의 주당 매입단가는 8220원대다. 이는 지난해 LG에서 인적분할해 독립한 LX홀딩스가 상장된 첫날(작년 5월27일) 장중 1만4300원까지 올랐던 주가와 비교하면 42% 넘게 주가가 빠진 수준이다.

구 전무가 장내 매입에 나설 무렵인 지난달 27일 LX홀딩스 주가는 장중에 8130원까지 빠지며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진행된 '지분 정리' 가격대와 비교해도 저렴한 편이다. 작년 12월 구본준 회장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 15.65%를 장외매수할 당시 주당 가격은 1만2180원이었다. 당시 주가(1만15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20%가 붙었다. 작년 12월 구 전무가 구본준 회장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을 당시 주가도 1만원이 넘었다.

회사 가치로 따져봐도 저평가 구간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현재 LX홀딩스의 시가총액은 6400억원대 수준이다. 시총이 지난 6월 기준 순자산(자본) 1조5763억원의 40%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4배 수준으로, 시총이 장부상 순자산 가치(청산가치)에 한참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오너가의 잇단 주식 매입은 시장에 '주가가 바닥'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승계를 위한 지분 확대와 책임 경영 2가지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며 "주식 매입 규모를 보면 무게는 책임 경영에 가까워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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