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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SK하이닉스, 수입원자재 '네온' 국산화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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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계 최초 네온 가스 국산화 원자재 수급 불안 리스크 해소 차원 [비즈니스워치] 백유진 기자 byj@bizwatch.co.kr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 부담이 계속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필수 원료인 '네온(Ne) 가스' 국산화를 통해 활로 마련에 나섰다. 그간 수입에 의존해왔던 네온을 올 초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 현재 공정 도입 비중을 40%까지 확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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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손잡고 희귀자원 국산화

5일 SK하이닉스는 국내 업계 최초로 네온 국산화에 성공, 올 4월 반도체 노광공정에 국산 네온을 도입한 후 점차 사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전체 네온 사용량의 40% 수준을 국산으로 대체했고, 오는 2024년까지 네온 국산화 비중을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네온은 반도체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엑시머 레이저 가스'의 95%를 차지하는 주재료다. 엑시머 레이저 가스는 매우 짧은 파장의 자외선인 엑시머 레이저를 발생시키는데, 이는 웨이퍼 위에 미세한 회로를 새길 때 쓰인다.

SK하이닉스는 네온 국산화를 위해 협력사인 반도체용 가스 제조기업 TEMC·포스코와 협력해 네온을 국내에서 생산할 방법을 찾았다. 네온은 공기 중에 0.00182% 밖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자원이다.

이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ASU플랜트(공기 분리 장치)가 필요해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TEMC와 포스코는 SK하이닉스의 네온 국산화 취지에 공감, 기존 설비를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네온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SK하이닉스 측은 "불안정한 국제정세에도 안정적으로 네온을 수급 중"이라며 "구매 비용도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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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하이닉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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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수급 불안 해소

SK하이닉스가 네온 국산화에 나선 것은 수급 불안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금까지 국내 반도체 기업은 네온 공급을 수입에만 의존해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운천 의원(국민의힘)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네온의 중국 수입액 규모는 지난 2018년에서 올 7월까지 5년 만에 100배가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에서 84%로 커졌다.

가격 상승도 계속되는 중이다. 네온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네온 수입단가는 1kg당 2773달러로 전월(2623달러) 대비 상승 추세다. 올해 상반기 평균 가격(1435달러)에 비하면 93%가량 비싼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네온에 이어 내년 6월까지 크립톤(Kr)·제논(Xe) 가스를 국산화해 원자재 수급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쓸 예정이다. 크립톤·제논 가스는 노광공정을 통해 웨이퍼 위에 새겨진 회로 외부의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식각공정에 사용된다.

윤홍성 SK하이닉스 FAB원자재구매담당(부사장)은 "네온 국산화는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불안한 공급상황에서도 국내 협력사와의 협업으로 수급 안정화에 크게 기여한 사례"라며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반도체 원재료 공급망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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