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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5명이 3초 만에 38발 쐈다”… 美경찰, 조현병 환자 과잉진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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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4일(현지시각) 기자회견 중인 제임스 화이트 디트로이트 경찰서장. / 디트로이트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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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흉기를 든 20대 조현병 환자가 경찰이 쏜 총알 30여 발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4일(현지 시각) WXYZ, 디트로이트 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일 오전 5시쯤 “조현병 아들이 흉기를 들고 있다”는 한 여성의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 조현병 환자 포터 벅스(22)는 당시 길이 20㎝의 칼을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진압에 나선 경찰 5명은 벅스를 향해 3초 동안 38발의 총격을 가했다. 벅스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그의 몸에선 12개 이상의 총상이 발견됐다고 한다. 인근에 주차되어 있던 전세 버스도 날아든 총알 때문에 창문이 깨지는 등 파손됐다.

이 버스 주인인 에이런 몽고메리는 “총성이 마을 여기저기 울려 퍼졌다”며 “솔직히 갱단 간 총격전이 벌어진 줄 알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유족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벅스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벅스가 흉기를 들고 있었으나 가족을 공격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유족 측 변호인은 “벅스의 부모는 흉기를 들고 있는 아들을 통제하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며 “경찰은 왜 그에게 30여 발의 총을 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제임스 화이트 디트로이트 경찰청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했다. 화이트 청장은 “벅스가 ‘흉기를 버리라’는 경찰 명령에 따르지 않았고, 경찰에게 달려든 것으로 파악됐다”며 “처음엔 테이저건을 사용했으나 효과가 없어 실탄을 발사했다”고 했다. 디트로이트 경찰은 현장에 투입됐던 경찰 5명에게 행정 휴가 처분을 내렸으며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조현병 진단을 받은 벅스는 2020년에 두 차례 흉기로 사람을 찌른 적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에도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으나 이틀 만에 탈출했다. 벅스는 탈출 과정에서 경찰을 주먹으로 폭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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