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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굉음 후 100m 불기둥" 강릉 밤새 공포…신고 쏟아져도 입다문 軍[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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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소리에 미사일 잘못된 것 직감했다”



“11시쯤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 같은 소리가 나더니 ‘꽝’하고 굉음이 울리더군요. 그래서 나가보니 불길이 하늘로 치솟았어요.” 연합 대응 사격에서 군 당국이 발사한 ‘현무-2’ 탄도미사일이 낙탄 후 불길이 치솟는 상황을 목격한 주민 김희수(44)씨 말이다.

김씨는 “폭발 후 불기둥이 100m가량 치솟고 연기가 엄청났다. 상황을 보니 미사일이 잘못된 것 같았다”며 “불안해 한동안 지켜봤는데 다행히 불은 15분 정도 만에 진화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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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새벽 군 당국이 연합 대응 사격으로 발사한 '현무-2' 탄도미사일이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 후 기지 내로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날 오전 군부대 입구에 폭발물처리반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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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도발에 대응한 미사일 대응 사격과 낙탄 사실을 몰랐던 강원 강릉시민들은 늦은 밤 이어진 폭발음과 불길로 밤새 불안에 떨어야 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4일 오후 11시쯤 강릉 한 부대에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맘 카페 등을 통해 불길이 치솟는 영상이 확산하면서 부대 주변을 중심으로 사진과 영상·목격담 등이 잇따라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우리 집이 남항진 옆 동네인데 굉음과 함께 집이 흔들렸어요” “뭐 날아오는 소리가 엄청 크게 났고 그게 터지면서 공군 기지 쪽 하늘이 빨개졌다가 노랗게 변했다. 조명탄인 줄 알았는데 불타오르더라”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폭발음이 다음날인 5일 오전 1시30분까지 여러 차례 이어지자 시민 불안감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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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한·미 양국이 연합 공격편대군 비행 및 정밀폭격 훈련에 이어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실시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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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영상 확산’ 목격담도 이어져



군부대 인근에 사는 권모(43)씨 “늦은 밤에 훈련하려면 최소한 안내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무슨 상황인지 몰라 여기저기 물어보고 새벽까지 잠도 못 자고 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당시 소방당국에도 ‘비행장에 불이 났다’, ’비행장에서 폭탄 소리가 난다’ 등의 10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진화차 등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했다. 하지만 출동 중 군부대에 문의한 결과 훈련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와 곧바로 귀소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재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경찰 상황실과 군부대·해경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훈련 상황으로 보안상 말씀드릴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군부대에는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진화차와 진화인력이 배치돼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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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상황 보안상 공개 불가”



이번 폭발음과 불길의 원인은 5일 오전 7시에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에이태큼스(ATACMS) 각 2발씩 총 4발을 동해 상으로 발사해 가상표적을 정밀타격,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전력의 대응 능력을 현시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어떠한 장소에서 도발하더라도 상시 감시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도발 원점을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드러냈다”며 “우리 군은 북한 추가도발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상시 압도적인 승리를 보장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실시한 연합 대응 사격에서 군은 ‘현무-2’ 탄도미사일도 발사했으나 발사 직후 비정상 비행 후 기지 내로 낙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와 관련한 인명피해는 현재까지 없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릉=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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