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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종합]파기한다더니…"머스크, 트위터 인수 다시 진행" 주가 22%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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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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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기행을 일삼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또 다른 변덕일까. 일방적으로 트위터 인수 파기를 선언하며 법정싸움을 준비했던 머스크 CEO가 다시 원래대로 440억달러(62조8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는 4일(현지기간) 머스크 CEO가 이러한 내용의 제안을 해왔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했다.

공시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트위터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인수 계약 파기를 둘러싼 소송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면서 주당 54.20달러인 기존 인수 계약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머스크 CEO가 일방적으로 인수 계약 파기를 선언한 지 불과 3개월 만의 번복이다.

머스크 CEO측 변호인단은 전날 트위터와 델라웨어주 형평성 법원측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머스크 CEO는 이러한 소식이 공개된 이후인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 인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인 X를 만드는 촉진제"라고 인수 입장을 확인했다.

머스크 CEO의 인수 파기 번복은 양측의 법정 싸움을 불과 2주일가량 앞두고 나와 눈길을 끈다. 머스크 CEO는 지난 4월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나 석달만인 7월8일 돌연 계약을 파기했다. 이에 트위터는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오는 17일부터 닷새간 관련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현지에서는 머스크 CEO가 트위터와의 법정싸움에서 승소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해, 파기 선언을 번복한 것이란 평가가 쏟아진다. 그간 머스크 CEO측은 트위터가 가짜 계정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고 이 부분이 계약 해지 사유인 ‘중대한 부정적 영향’(Material Adverse Effect) 조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트위터는 머스크 CEO가 앞세운 가짜 계정 문제는 핑계일 뿐, 올 들어 증시 하락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돌연 파기를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에릭 탤리 콜롬비아 법대 교수는 머스크 CEO가 재판에서 패소할 경우 증인 채택에 따른 법정 진술로 망신을 당할 수 있고 소송 비용 부담까지 떠안게 돼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 CEO가 재판에서 승소할 확률이 너무 낮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초기부터 법률전문가들은 트위터가 법정싸움에서 이길 것이라고 예상해왔다"면서 "재판을 앞두고 기존 조건으로 거래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인수 거래를 둘러싼 의구심도 여전하다. 트위터는 이날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인수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하면서도 소송 취하 여부에 대해서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브루클린 로스쿨의 앤드류 제닝스 교수는 "트위터가 머스크 CEO의 말만으로 소송을 취하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머스크 CEO의 제안에 대한 걱정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미 한 차례 파기 선언으로 양측 신뢰 관계가 깨진 만큼 이번 입장 전환 또한 머스크 CEO의 또 다른 시간벌기 전술 등으로 여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탤리 교수 역시 "트위터는 인수 계약이 다시 깨질 가능성에 대비해 머스크 CEO와 협상하면서 동시에 소송 절차를 진행하길 원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머스크 CEO가 원래대로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트위터의 주가는 폭등했고, 장중 한때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장중 13%가까이 오른 47.95달러에서 매매가 정지된 트위터는 같은 날 오후 거래가 재개되자 22.24% 폭등한 5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다만 이는 머스크 CEO가 제안한 인수가격인 주당 54.20달러에는 못 미친다. 이에 대해 경제매체 CNBC는 인수 거래가 완료될 것인가를 두고 시장에서도 약간의 회의론이 남아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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