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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EN:터뷰]'정직한 후보2' 김무열이 "푸대접" 대사에 속시원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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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직한 후보 2'(감독 장유정) 박희철 역 배우 김무열 <상>

'진실한 주둥이'로 돌아온 김무열이 박희철을 그려낸 방법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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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직한 후보 2' 박희철 역 배우 김무열.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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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주의

"말이 똥처럼 나오는 기분이야!"

'진실의 주둥이' 사건으로 끈 떨어진 백수가 된 지금도 오직 의리로 주상숙(라미란)의 곁을 지키고 있는 그의 비서이자 소울메이트 박희철. 운명처럼 다가온 도지사 비서실장이라는 타이틀에도 당황하지 않은 그는 언제나 그렇듯 완벽하게 주상숙을 보좌한다.

그러나 이제는 걱정거리 없이 탄탄대로일 것 같았던 그의 눈앞에 그보다 한발 앞선 의전을 보여주는 조태주(서현우)가 거슬리기도 잠시, 주상숙의 소울메이트답게 이제는 그마저도 '진실의 주둥이'를 장착하게 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주상숙의 지근거리에서 살뜰하게 모시면서도 힘든 내색 안 했던 박희철이다. 직장인의 표본과도 같은 그가 진실의 주둥이에 힘입어 상사 주상숙을 향해 진실만을 말할 때, 여느 직장인이라면 통쾌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과연 김무열은 어떻게 '진실한 박희철'로 변신했는지, 개봉을 하루 앞두고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나 그 과정에 관해 들어봤다. 질문에 거침없이 대답하는 김무열의 이야기 안에는 오랜 고민과 그만의 단단한 철학이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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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직한 후보 2' 스틸컷.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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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철과 주상숙의 관계 정립에서부터 시작된 '정직한 후보 2'


▷ 주상숙에 이어 이번엔 박희철도 '진실의 주둥이'를 장착하게 됐다. 박희철로서는 처음 겪는 현상이지만, 전편에서 주상숙을 통해 학습한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연기해 나갔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전편에서 한 번 사용했던 설정이라 신선함이 떨어지고, 기시감이 들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 그렇지만 박희철이 거짓말을 못 하게 된다는 설정 자체는 신선하고 재밌을 거라는 기대가 많았다.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이 '박희철 진심이 무엇인가'였다. "내 덕분에 의원 됐다" "가발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막 쏟아내는 박희철이 주상숙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했다. 결론을 낸 게 51%의 애정을 가진 '애증 관계'였고, 그 부분에 진심을 많이 녹여내려고 했다.

▷ 박희철이 주상숙과 이루는 관계 역시 그러한 결론을 내는 데 녹아들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박희철은 '을'인 사람이다. 그 사람의 애환을 어떻게 하면 그려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게 자동차 안에서 울분을 쏟아내는 장면이다. 감독님이 써주신 대사에 내가 조금 더 첨삭하고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나오는 걸 보태면서 그런 부분을 부각하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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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직한 후보 2' 스틸컷.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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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의 주둥이를 연기하는 장면 중에서 혀를 깨문 부분이 인상 깊었다.

처음 대본에는 혀를 깨문 후 낫기까지 시간이 되게 길었다. 그런데 스토리가 이어지는데 짐이 되는 부분이 생기는 거 같아서 이를 과감하게 단축하되, 단계를 설정해서 혀가 나아지는 과정을 보여주기로 했다. 영화를 보면 조금씩 혀 짧은 소리가 알아들을 정도로 변화하는데,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같이 고민하면서 만들었다.

▷ 혀 짧은 소리로 인해 박희철의 의도와 다르게 주상숙이 다른 말로 통역하는 부분이 있다.

포장마차 신에서 "똑같다"고 이야기하려는데 혀 짧은 소리가 나다 보니 비속어처럼 들린다. 그런 부분은 현장에서 만들어진 애드리브다. 이렇듯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감독님이 우리를 방목하며 자리를 충분히 깔아주셨다. 또 전편에서 함께한 멤버들과 연기하다 보니 작업에 임하는 느낌이 되게 편안했다. 덕분에 어느 순간부터 부담감을 잊고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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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직한 후보 2' 스틸컷.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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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박희철'이라는 인물을 실존 인물로 여기고, 이에 완벽히 몰입해야만 가능한 거다.

대표적인 대사로 예를 들자면, 밥 먹을 때 뭐 먹고 싶냐고 왜 물어보냐고 하면서 말하는 장면이 있다. 난 그게 너무 공감되더라. 그 대사를 할 때 울컥해서 눈물이 날 뻔했다. 너무 격하게 공감되고 그동안 쌓아왔던 울분, 어떤 덩어리 같은 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그런 시절을 참고 그래도 내가 모셔야 하는 사람이라서 감내해 왔다는 인생의 리얼리티가 있었던 거 같다.

▷ 그렇다면 박희철 캐릭터로서 가장 속 시원했던 장면은 언제였나?

그냥 딱 한 대사다. 주상숙이 박희철에게 "그동안 대접해줬더니"라고 말하자 박희철이 "대접? 무슨 대접? 푸대접"라면서 소리를 지른다. '푸'라는 글자가 입에서 부딪히는 느낌과 그때 그 감정이 너무 속 시원한 거다. 그리고 그 대사, 그 한 단어로 도지사가 된 주상숙이 조태주 국장(서현우)만 좋아하고 부려 먹었던 순간들, 그런 역사를 한 방에 날려 보내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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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에게 받은 코미디 연기 조언은 '본능'이었다


▷ 오리지널 주둥이 주상숙을 연기한 라미란에게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았다고 들었다.

연기하는 것 자체는 라미란 누나가 전편에 했던 걸 많이 모니터했다. 전편 개봉 때보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더 많이 본 거 같다. 미란 누나에게 직접 물어보기도 하고 넋두리도 많이 쏟아냈는데, 그럴 때마다 누나가 진짜 도움을 많이 줬다. 그리고 경호 형도 박희철을 연기하는 사람처럼 애드리브 직접 써서 촬영 당일에도 내게 전해줄 정도로 성심성의껏 도와줬다.

▷ 라미란이 해 준 조언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

거짓말을 못 하면서 순간적으로 생겨나는 화학작용이 있다. 이야기하면 후회할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말이 나오고, 말이 나왔을 때 상황과 감정을 순간적으로 계산해서 연기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더라. 기본적으로 그런 마음가짐을 충분히 갖고 몸 상태를 만든 후 연기해야지 이렇게 저렇게 계산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다. 본능적인 연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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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직한 후보 2' 스틸컷.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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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지만 코미디 장르는 배우 간의 호흡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새롭게 합류한 서현우, 박진주, 윤두준과의 호흡은 어땠나?

일단 현우는 너무 좋은 배우다. 작품에서 짧게 나오는 장면에서 그때그때 다른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여서 항상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고, 그 사람이 작품에 나왔다고 하면 궁금해지는 사람이었다. 저나 미란 누나는 조 국장을 나이 많은 선배님이 하실 거라 생각했는데, 현우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그려낼지 궁금했다. 그런데 고개를 빼꼼 내밀며 인사를 하는데 정말 공무원 같았다. 그런 힘이 있는 배우다.

진주씨는 많은 분이 재밌는 모습으로 많이 기억하다 보니 나도 당연히 코미디 장르를 많이 해본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본격 코미디는 이번이 처음이더라. 아마 진주씨가 감독님과 연습을 제일 많이 했을 거다. 진짜 열심히 했고, 성실하다. 자기가 맡아야 할 역할 안에서 자기가 해내야 할 걸 충분하게 너무 잘 해내서 볼 때마다 놀랐다.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못하는 게 없는 배우인데,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놀라게 됐다.

두준이가 맡은 강연준 캐릭터가 어려운 게, 어떻게 보면 많이 봐온 모습일 수 있다. 극의 특성상 그 역할에 힘을 많이 줄 수는 없지만, 흐름 상 큰 축을 담당한다. 그래서 모두가 어떻게 하면 강연준이 무게감 있고 잠깐 나와도 임팩트 있을지 도움을 보태고자 했다. 그런데 괜한 걱정이더라. 극의 무드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가 믿고 생각한 걸 밀고 나가는 힘이 참 좋았다.

▷ 다시 돌아온 '정직한 후보 2'를 더욱더 재밌게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편을 안 보셔도 2편을 보는 데 무리는 없다.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준비만 하면 될 거 같다.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부담 갖지 않고 앉아 계시면, 어느 순간 우리가 웃겨드릴 수 있다. 피식피식 웃기 시작하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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