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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부동산 시장 악순환…금리 인상→이자 부담 가중→매물 출회→집값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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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탔던 '영끌족', 이자 부담에 매물 출회 증가할 듯

세계일보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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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단이 13년 만에 연 7%대로 올라선 가운데, 올 연말에는 8%대까지 진입하면서 집값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시스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올해 남은 두 번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내 8%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이 오는 11월 초 자이언트스텝인 기준금리 0.7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도 미국과의 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집값 급등으로 무리한 대출을 받아 막차를 탄 이른바 ‘2030세대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이 집중 매수에 나섰던 서울 외곽지역과 수도권 지역에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매물 출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거래가 사실상 끊긴 상황에서 갈수록 이자 부담이 커진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가속화할 것이란 얘기다.

금융권에 따르면 30일 기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를 넘어섰다. 같은 날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3∼7.14% 수준으로, 불과 일주일 만에 상·하단 모두 0.3%p 가량 올랐다. 주담대 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받아 급등했기 때문이다.

또 4대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1~6.81%이나, 이달 중순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면 상단이 연 7%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코픽스를 지표로 삼는다.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차를 줄이기 위해 올해까지 두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1%p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최근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중저가 단지가 몰린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영끌족의 주택 매도가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집합건물 매도인 중 30대 이하 비중은 지난 3월 13.31% 기록한 뒤 월 14.66%, 5월 14.19%, 6월 14.28%, 7월 16.04% 등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7월 30대 이하 서울 집합건물 매수자 비율은 35.28~38.26% 사이를 유지할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30대 이하 집합건물 보유자들의 매도 비중이 증가하면서 30%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실제 지난해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연 4%대 금리에 3억원 주담대를 받은 경우 월 이자는 100만원 정도였으나, 연 7%의 대출금리를 적용하면 175만원까지 치솟는다.

부동산 시장에선 금리 상승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올 연말에 이자 부담을 느낀 2030 젊은 영끌족의 매출 출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금리를 포함한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영끌족의 매물 출회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집값 하락세가 갈수록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잇단 금리 인상으로 원리금부터 이자까지 부담이 커진 영끌족이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이자 부담을 느낀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올 연말에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지난해부터 이른바 '패닉바잉(공황 구매)'이 몰려 집값이 급등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집값 하락세가 뚜렷해질 것"이라며 "주택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집값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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