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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첫 경기부터 끝까지 1위 우승… SSG 새 역사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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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리그 제패

2위 LG 패배로 한국시리즈 직행

전신 SK 합쳐 통산 4번째 우승

추신수·김광현 등 선수 적극 영입

정용진 구단주 전폭 투자 결실

프로야구 KBO리그가 올해로 40년이 됐지만 단일리그로 진행된 정규시즌에서 개막전부터 1위를 내달리며 정상을 차지한 경우는 아직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없었던 일이 새롭게 이뤄질 때 만들어지는 것이 역사다. 이 새 역사를 쓴 구단이 탄생했다. SSG가 KBO리그 역대 최초로 개막 첫날부터 단 하루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정규리그 정상에 오르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세계일보

SSG 선수들이 지난달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날린 한유섬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SSG는 4일 2위 LG가 패하면서 자동으로 2022년 정규리그 정상에 올라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게 됐다. SSG 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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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까지 정규리그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가 1이었던 SSG는 2위 LG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 경기에서 3-8로 패하면서 이날 경기가 없었지만 앉은 채로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는 감격을 맛볼 수 있었다. 정규리그 88승4무49패인 SSG가 남은 3경기를 모두 지고, 84승2무53패가 된 LG가 남은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순위를 뒤집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21시즌을 앞두고 SK를 전격 인수하며 프로야구에 뛰어든 SSG가 구단 운영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또한 2007년과 2008년 그리고 2010년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던 전신 SK를 합쳐서도 12년 만이자 통산 4번째 정규리그 제패다.

특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보기 드문 대기록이다. 1927년 뉴욕 양키스, 1955년 브루클린 다저스(현 LA 다저스), 1984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1990년 신시내티 레즈, 2005년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5개 팀만이 거둔 성과였다.

SSG의 정규리그 정상 정복의 원동력은 누가 뭐래도 정용진 구단주의 지대한 관심과 투자다. 구단 인수 첫해인 지난 시즌부터 야구장을 자주 찾아 선수단과 스킨십을 가지며 야구단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던 정 구단주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추신수를 영입하고 김광현의 친정 복귀를 성사시키는 등 자금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보답하듯 두 선수는 공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SSG가 올 시즌 선두질주를 하는 데 막대한 역할을 했다.

이런 투자를 바탕으로 탄탄한 전력을 만들어 낸 김원형 감독과 프런트의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사령탑 2년 차인 김 감독은 박종훈과 문승원 두 주축 투수들이 부상으로 인한 수술로 장기간 이탈한 가운데서도 노경은, 이태양 등 베테랑 투수들을 적절히 활용해 그 공백을 훌륭히 메우는 등 빈틈을 적절히 메웠다. 약점이었던 내야진도 유격수 박성한을 성장시키며 안정감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물론 1위 수성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역대 최다인 개막 10연승으로 출발하는 등 8월14일까지 2위와 9.5경기 차까지 앞서며 독주체제가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가 기대에 못 미쳐 2명이나 교체해야 했고, 타선 난조와 불펜 불안이 겹치며 9월30일에는 LG에 2.5경기 차로 쫓기며 3년전 두산에게 대역전 당했던 아픈 기억이 되살아 나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 때마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승부근성을 보이며 끝내 선두를 지켜냈다.

이렇게 일군 좋은 성적은 흥행으로도 이어졌다. SSG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래 처음으로 관중 입장이 전면 허용된 올해 3일 기준으로 98만1546명의 관중을 유치해 평균 1만3633명으로 전통의 인기구단 LG(90만686명, 평균 1만645명)을 제치고 2022년 관중 동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SSG가 마지막으로 꿰어야 할 구슬이 남았다.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제 상대를 기다리며 통합 우승을 향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여유가 생겼지만 시즌 막바지 드러난 타선 난조와 불펜진의 불안을 남은 기간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SSG의 통합 우승을 위한 숙제로 남아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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