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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QS 18회에도 고작 5승…수장도 미안해하는 불운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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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뭐라도 해주고 싶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선발 투수 앨버트 수아레즈(33)는 어쩌면 올해 가장 불운한 남자일 것이다. 18번의 퀄리티스타트(QS)에도 승리는 고작 5승에 불과하다. 그런 그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안쓰러운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수아레즈의 올해 성적은 나쁘지 않다. 29경기 등판해 5승 8패 평균자책점 2.58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QS는 총 18회로 9위에 올라 있다. 평균자책점은 6위로 정상급 선발 투수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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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수아레즈는 올해 KBO리그를 대표하는 불운의 사나이다. 18번의 QS를 기록했지만 단 5승만을 기록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다만 5승이 걸린다. 투구 내용이 좋아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또는 불펜 투수들의 방화로 승리를 날리는 경우가 잦았다. 지난 1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6이닝 1실점 호투 이후 승리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에서 내려갔지만 불펜 투수들이 3-3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가 날아갔다.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대행도 수아레즈의 불운에 안쓰러운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정말 뭐라도 해주고 싶다. 오히려 본인의 커피차가 오니 참…. 그래서 더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항상 승리 투수는 못 되더라도 선수들과 끝까지 파이팅해주고 또 끝내기 볼넷이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뛰어나가는 선수다. 그게 우리 팀의 분위기인 것 같다”며 “수아레즈가 보여주는 그런 모습 때문에 우리 야수들이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분위기를 스스로 만들 줄 아는 선수다”라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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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삼성 감독대행은 승리를 얻지 못하는 불운에도 팀을 헌신한 수아레즈를 향해 미안하고 또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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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무표정으로 멋진 투구를 해내는 수아레즈이지만 그도 사람이다. 시즌 막판이 된 지금 지칠 수밖에 없다. 두산전에선 6회까지 82개의 공을 던진 후 교체됐다. 어쩌면 더 던질 수도 있는 투구수이지만 수아레즈는 교체를 원했다.

박 대행은 “수아레즈가 시즌 내내 쉬는 타이밍 없이 매 경기 100개 이상의 공을 던졌다. 교체할 때 의사를 물었는데 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조금 부담이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너무 많이 던졌다. 또 수아레즈도 올해 이렇게 많은 이닝을 소화할 줄 몰랐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구원 투수로 나섰다. 본인도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을 드러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의 올해는 점점 마지막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비록 5승만 얻어낸 수아레즈이지만 삼성이 끝까지 5위 경쟁을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대행은 그를 향해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 선발 로테이션을 보니 부상 선수가 적지 않아 힘들었다. 수아레즈는 매번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지 않고 던져줬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웃음 지었다.

[수원=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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