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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IRA로 中 퇴조 불가피…美 태양광 시장 두고 韓·日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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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도현 기자]
머니투데이

한화큐셀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공급한 가정용 태양광 /사진=한화큐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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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고전했던 한국과 일본의 태양광 사업자들이 북미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구축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강자로 군림해온 중국의 활동에 제약이 걸려서다. 일부 현지 기업들이 패널·모듈 등 주요 시장의 강자로 군림한 상황이지만, 발전 단계부터 전력 저장·공급에 이르는 상업·가정용 태양광 설비 일체를 공급하는 서비스 분야에서 한·일 양국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력의 4%가 태양광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10년 전보다 태양광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배 이상 늘어났다. 향후 10년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는 100기가와트(GW) 수준이다. 향후 10년간 300GW 이상의 발전설비가 구축될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미국 안팎의 상황도 유리한 구도다. 3일(현지 시각) 구겐하임증권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내 태양광 발전 비용의 단가가 천연가스 발전보다 33% 저렴한 것으로 파악된다. 바이든 행정부도 앞서 발표한 약 1조달러(약 1400조원) 규모의 그린인프라 투자도 계획대로 집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들도 현지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이다. 한화큐셀은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1.7GW 수준인 미국 태양광 패널 생산량을 5배 이상 키울 계획이다. 텍사스·조지아 등지를 후보지로 놓고 9GW급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한 부지 물색 작업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큐셀은 12GW급 생산 규모를 현지에 구축한 뒤 대규모 태양광 발전 사이트 수주 활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더불어 급증하는 가정용 태양광 시장에도 집중한다. 영국의 에너지 연구 컨설팅 기관 우드멕켄지에 따르면 한화큐셀의 지난해 북미 가정용시장 점유율은 24.1%로 1위다.

한화큐셀은 가정용 태양광 시스템에 패널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이르는 설비 일체를 판매한다. 특히 해당 ESS에는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어 국내 배터리 업계의 수혜도 클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SDI의 경우 직접적인 태양광 사업이 아닌 ESS용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직접 태양광 설비사업에 참여하는 상황이다.

LG전자의 미국 가정용 태양광 사업의 배터리 공급사로 LG에너지솔루션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양사는 지난달 열린 북미 최대 청정에너지 산업박람회 'RE+ 2022'에서 내년부터 공급하는 신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는 가정용 ESS 시스템 '홈(Home) 8'을, LG에너지솔루션은 ESS 배터리셀 'RESU 시리즈'를 각각 선보였다.

LG전자는 올 초 태양광 패널 사업은 철수했지만, ESS와 결합한 태양광 체계사업에는 공을 들이고 있다. 외부에서 패널 등을 공급받아 상업·가정용 태양광 체계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뿐 아니라 상업·가정용 ESS 사이트에 납품하는 배터리 물량을 점진적으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유럽·중동·동남아 지역에서 중국의 견제에 시달렸지만, 미국에서는 일본이 경쟁 대상이다. 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특유의 저가·물량 공세에 밀려 태양광 사업에서 상당 기간 고전했다. 미국에서 기지개를 켜는 일본의 대표주자는 파나소닉이다. 한때 세계 1위 태양광 패널 생산기업이던 파나소닉은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

이후 파나소닉은 자체 생산하는 전력변환장치 등을 바탕으로 상업·가정용 태양광 체계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RE+ 2022에서 내년에 선보일 주요 신제품을 공개했다. 캔자스주에 40억달러(약 5조7000억원)를 투자해 배터리 생산설비를 신설할 계획이며, 오클라호마호주에도 유사한 수준의 배터리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어서 ESS와 연계한 태양광 사업도 확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고전했던 한· 일 기업들이 중국업체가 활동하기 힘들어진 미국에서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의 입지가 줄어들게 돼 자연스레 대규모 태양광 설비나 가정용 시장에서 양국 기업 및 현지 업체 간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문제는 고전하는 기간 양국 기업들 대다수가 주요 설비·장치 영역에서 사업을 철수했다는 점"이라면서 "태양광의 경우 전기차·배터리보다 중국 의존이 높은데, 각 사가 얼마나 중국 의존을 낮출 수 있는지와 미국이 IRA 적용 범위를 어느 선까지 적용할지 여부에 따라 시장 공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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