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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 IRA 동향보고에도 6일간 외교장관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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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8월4일 주미대사관 보고에도 장관은 출장 중이라는 이유로 '깜깜'
대통령실도 난맥상…펠로시 의장과 통화 전 보고서 받고도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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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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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전기자동차 차별 논란을 낳고 있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과 관련한 정부의 난맥상이 4일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미국 의회의 전광석화 같은 법안 통과라는 상황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입장이지만 사실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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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과 관련한 정부의 난맥상이 4일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정부 IRA법 대응 일지'.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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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관은 7월 29일 미국의 '반도체 및 과학법' 통과 사실과 함께 IRA에 대해서도 향후 동향을 주시하겠다는 1차 보고를 외교부로 해왔다.

외교부가 IRA에 대해 처음 인지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전기차 관련 내용은 들어있지 않아 당시로선 큰 관심은 끌지 못했다.

주미 대사관은 약 1주일 뒤인 8월 4일에는 전기차 보조금 문제까지 포함한 IRA 심층 보고서를 대통령실과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등에도 송부했다.

이날은 미국 상원에서 IRA 공청회가 열린 날이자, 전날 입국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한 날이다.

하지만 박진 외교부 장관은 8월 3일부터 6일까지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캄보디아를 방문 중이어서 내용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문에 "마침 캄보디아 출장 중이어서 직접 보고받거나 하는 기회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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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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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8월 5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약식회담에서도 IRA 관련 언급은 없었다. IRA가 6일 미국 상원에 상정된 것을 감안하면 천금 같은 기회를 날린 셈이다.

결국 박 장관이 IRA에 대한 첫 보고를 받은 시점은 중국 출장 중이던 8월 10일이었다. 주미대사관의 2차 보고 이후로만 따져도 6일 간이나 외교 수장이 핵심 외교 현안에 대해 전혀 몰랐던 셈이다.

이 사이에 IRA는 8월 6일 미국 상원에 상정된데 이어 7일 상원을 통과했고 8일 하원으로 송부됐다.

우리 정부도 IRA 대처를 위해 산업부 국장이 9일 미 상무부 측과 화상회의를 했고 주미공사참사관도 같은 날 주미일본대사관 경제공사를 면담하는 등 나름대로 대응을 하긴 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출장 중이던 박 장관에게는 이런 사실이 즉각 보고되지 않았다. 박 장관은 10일 첫 보고에 이어 귀국 후인 11일 담당 부서(양자경제외교국)의 서면 보고를 받고서야 본격 대응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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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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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도 난맥상을 노출하기는 마찬가지다. 주미 대사관이 8월 4일 오전 8시 30분쯤 IRA 심층 보고서를 송부했음에도 오후 2시 30분에 이뤄진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간 통화에선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6시간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면서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미 7월 27일 미 하원의원들에게 IRA 관련 공개서한을 보내고 29일에는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그런데도 불과 며칠 뒤 방한시 한국 측에서 이런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의아하게 여겼을 게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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