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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이 켜고 다른車 뒤쫓더라…'뺑소니' 前경찰서장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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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6월 24일 오후 1시4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 교차로에서 전직 경찰서장 A씨가 무면허 상태로 BMW 차량을 몰다 접촉 사고를 낸 뒤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 사진은 피해 차주 차량 블랙박스 영상 캡처. 사진 피해 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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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운전, 범인도피 기소…"도주치상은 무혐의"



면허 없이 승용차를 몰다 사고를 낸 뒤 현장을 벗어난 전직 경찰서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애초 경찰은 뺑소니 혐의까지 적용했지만, 검찰은 '도주'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전직 서장이 들이받은 피해 차량 블랙박스에 그가 사고 직후 깜빡이를 켠 채 다른 차량을 쫓아가는 모습이 찍힌 영상이 뺑소니 혐의를 벗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전주지검은 4일 "범인도피교사 혐의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운전) 혐의로 전직 경찰서장 A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A씨 부탁을 받고 경찰에 자신이 '사고 운전자'라고 진술한 지인 B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24일 오후 1시4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 교차로에서 무면허 상태로 BMW 차량을 몰다 접촉 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당시 싼타페 차량에 타고 있던 2명은 팔목과 목 등에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다.

경찰은 A씨가 사고 당시 음주운전을 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A씨 사고 당일 행적과 식사를 한 식당 폐쇄회로TV(CCTV), 계산서 등을 확인한 결과 술을 마신 정황이 나오지 않아서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일 피해 차주 측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가해 차량 차적을 조회한 뒤 오후 5시 넘어 A씨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A씨는 "차 주인은 맞지만, 내가 운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같은 날 오후 6시쯤 B씨에게 전화해 "사고가 났으니 네가 알아 보고, 네가 운전했다고 해"라고 지시했다. 이에 B씨는 경찰에 "내가 운전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수사망이 좁혀 오자 "실은 내가 운전했다"고 진술을 뒤집었다. 그러나 "사고 당시 나는 내가 피해자라고 착각했다"며 도주치상 혐의는 부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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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만성동 전주지검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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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서장 "뺑소니 피해자로 착각"…檢 "도주 아냐"



A씨는 경찰에서 "사고 당시 누군가 내 차를 들이받고 달아난 것으로 생각해 앞질러 간 제삼의 차량을 가해 차량으로 보고 쫓아갔다"며 "실제 그 차를 세운 뒤 (상대 운전자에게) '왜 내 차를 박고 갔냐'고 항의했고 서로 충격 부위도 확인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조사 결과 A씨 차량 블랙박스에는 사고 당시 상황이 녹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피해 차주 블랙박스 영상을 토대로 A씨가 사고 직후 도주한 게 아니라고 봤다. 정차 직전과 정차 도중 그가 비상등을 켠 사실을 확인해서다.

피해 차주 블랙박스 영상에는 A씨가 피해 차량을 들이받은 뒤 비상등을 켠 채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 잠시 차량을 세우는 장면이 담겼다. 이후 A씨는 비상등을 계속 켠 상태에서 피해 차량(싼타페)과 덩치가 비슷한 카니발 차량을 쫓아가 따라잡는다고 검찰은 전했다. A씨는 검찰에서 "카니발 차량이 내 차를 들이받은 가해 차량으로 오인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카니발 차량을 세우도록 한 뒤 운전자가 내리자 사고를 낸 이유와 도주 경위를 따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 차주의 블랙박스 영상과 A씨 진술, 제삼자이긴 하지만 A씨가 가해 차량으로 오인한 카니발 운전자 진술이 일치하는 점을 바탕으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혐의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했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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