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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삼성전자 파운드리 승부수 “생산 능력 3배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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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서 사업전략 공개 “2027년 1.4나노 양산”

조선일보

3일(현지 시각)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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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27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1.4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양산을 선언했다. 파운드리 부문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세계 최대 파운드리 회사인 대만의 TSMC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1.4나노 양산 시점까지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반도체 공정에선 나노 공법 숫자가 낮아질수록 반도체 전력 효율이 좋아지고 성능은 높아진다.

3일(현지 시각) 삼성전자는 미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산호세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열고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행사에는 고객사와 협력사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고객의 성공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존재 이유”라며 “파운드리 산업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고 말했다.

◇1.4나노로 TSMC 넘는다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 공정 기술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새로운 공정 기술인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를 적용해 세계 최초로 3나노 1세대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TSMC보다 3개월 앞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세로 2025년에는 2나노,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TSMC는 지난 6월 1.4나노 공정 연구팀을 조직해 개발에 착수했지만, 구체적 양산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 반도체 업계에선 TSMC의 1.4나노 양산 시점을 2027~2028년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가 1.4나노에서도 TSMC를 앞설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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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 비율) 문제를 꾸준히 개선해, 3나노의 경우 업계가 기대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GAA 기술을 안정화하고 TSMC와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우위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TSMC는 2나노부터 GAA를 도입한다”며 “먼저 GAA를 적용한 삼성이 확실히 유리한 점이 있다”고 했다.

◇클린룸 먼저 지어 빠르게 수요 맞춰

파운드리 사업에선 기술 경쟁 못지않게 고객 확보가 중요하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기술적으로 TSMC와 차이를 좁혔지만 고객 확보 측면에선 뒤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반도체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 TSMC는 53.4%, 삼성전자는 16.5%다. 특히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 능력이 크지 않아 대형 고객을 확보하고 수요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날 ‘셸 퍼스트(Shell First)’라는 새로운 전략을 내놨다. 기존엔 주문을 받고 생산 시설을 지었다면, 앞으로는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 시설을 먼저 짓고 주문을 받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전략을 통해 2027년까지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올해보다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빠른 수요 대응력을 키우고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또 다양한 고객을 확보해 현재 파운드리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모바일 칩 비중을 2027년까지 절반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HPC(고성능 컴퓨팅), 대형 클라우드(가상서버), 차량용 반도체, 5G(5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 등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2027년에는 2019년 대비 고객사를 5배 이상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고객사와의 파트너십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엔 퀄컴의 CTO(최고기술책임자)와 테슬라의 공급망 담당 부사장이 등장했다. 삼성전자와 이들 회사 간 탄탄한 파트너십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짐 탐슨 퀄컴 CTO는 “퀄컴과 삼성 파운드리와 파트너십은 15년간 지속됐다”며 “삼성이 선진 미세공정을 이끌어가는 것이 우리에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반도체 위탁 생산 방식. 생산 시설이 없는 반도체 업체가 설계도를 넘기면 대신 반도체를 만들어준다. 첨단 미세 공정 반도체 제조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로 대만의 TSMC가 세계 1위, 삼성전자가 2위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에 적용된 최신 공법은 3나노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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