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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미, 임신중단약 비처방약 전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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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임신중단약을 비처방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앤아버의 미시간대 캠퍼스에서 여성들이 "내 몸에서 손 떼라" "나는 여성이지 자궁이 아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낙태금지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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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임신중단약을 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비처방약(OTC)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주에서 낙태를 불법화하고, 보수파가 장악한 연방 대법원이 이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임신중단권에 대한 논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임신중단약 비처방약 전환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

11월중 비처방약 전환 2건 심사
FT에 따르면 미 식품의약청(FDA)은 다음달 2개 자문위원회를 열어 페리고컴퍼니 자회사인 HRA제약이 신청한 임신중단약 비처방약 전환 신청을 심사할 계획이다.

임신중단약은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구매가 가능하다.

FDA는 이전까지 이를 심사한 적이 없지만 이번에 HRA제약의 비처방약 전환 신청을 심사하기로 결정했다.

FDA는 아울러 HRA 외에 케이던스헬스와도 같은 방식으로 임신중단약 비처방약 전환을 논의할 방침이다.

HRA와 케이던스는 FT에 임신중단약을 약국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하면 미국의 원하지 않는 임신을 큰 폭으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임신 중단은 현재 미국내 뜨거운 감자로 다음달 8일 치러지는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됐다.

공화당 보수파들이 장악한 주들이 낙태 금지에 들어간 가운데 미 대법원은 60년만에 판례를 뒤집고 낙태 금지 입법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

케이던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서맨타 밀러는 "판례 뒤집기로 임신중단약 접근성은 이전에 비해 훨씬 더 중요한 문제가 됐다"면서 "이 문제는 늘 중요했지만 이제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밀러는 특히 임신중단을 규제하는 주에서는 더 그렇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세계 100여개국에서 임신중단약을 의사처방 없이 살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의사 처방이 있어야 한다.

원하지 않는 임신, 45%
미의료협회(AMA)를 포함해 대부분 주요 의료 단체들 역시 비처방약 허용을 지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원하지 않는 임신을 줄일 수 있다고 이들은 강조하고 있다.

거트마커연구소에 따르면 미국내 임신 가운데 약 45%가 의도하지 않은 임신이다. 연간 약 300만건에 이른다.

아예 임신을 원하지 않거나, 임신을 하고는 싶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이들이 임신을 중단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는 특히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사는 흑인 여성들과 저소득층 여성, 또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여성들 사이에서 비율이 더 높다.

열악한 주변 환경에 노출돼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고, 이에따라 삶의 질이 더 악화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찬반은 갈린다.

필요성 때문에 이를 지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위험한 부작용을 우려해 의사 처방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앞서 3월 미 의원 50여명은 FDA에 과학에 입각해 비처방약 전환에 신속히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반면 청소년들이 어른 없이도 약국에서 임신중단약을 살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대도 있다.

의료 전문가들에 따르면 임신중단약을 먹으면 월경 주기 사이에 하혈이 있을 있고, 두통도 뒤따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런 부작용은 수개월 뒤 사라진다.

그렇지만 드물게 일부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흡연자나 특정 암 또는 혈액 질환이 있는 경우 임신중단약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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