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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정책 사라지고 尹·文 놓고 정쟁 난무…14시간 마라톤 국감(종합3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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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尹 뉴욕 발언 '외교참사' 공격…與, 文 중국 '홀대 논란' 반격

외통위·행안위 등 상임위 곳곳 파행 거듭…'버르장머리' 막말도

뉴스1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박진 외교부 장관의 출석을 두고 대립하며 회의가 정회되자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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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범 박종홍 이밝음 한병찬 기자 = 윤석열 정부 국정감사 첫날인 4일 여야는 상임위 곳곳에서 파행을 거듭하며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신경전을 이어갔다. 여야는 윤 대통령 순방논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 감사, 지난 정부 외교 성과 등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세도 이어지면서 상임위 전반으로 전·현직 정권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외통위, 尹 발언부터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까지 '파행' 거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국정감사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 관련해 여야가 설전을 주고받으면서 시작부터 난타전을 벌인 끝에 세 차례나 파행을 거듭했다.

오전 회의가 개시되자마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한 야당 간사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빈손 외교, 굴욕외교, 심지어 막말 외교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정권에 대한 기대감도 바닥에 떨어진 상태"라며 박 장관에 대한 회의장 퇴장을 요구했다.

여당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박 장관은 윤 대통령과 함께 이번 해외 순방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고 맞섰다.

윤 대통령의 한일 정상회담을 놓고도 여야 간 의견이 엇갈렸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태극기 하나 놓지 않고 그야말로 빈방에 나란히 사진 찍고 몇 마디 하고 돌아온, 이런 굴욕적이고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는 정상외교를 하고 왔다"고 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시다 총리가 국회에서 국교 정상화 이래 구축해온 우호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욱 발전시켜나갈 필요가 있어 한국 정부와 긴밀히 의사소통해 나가겠다고 발언했다"며 한일회담의 성과를 내세웠다.

여야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으로 공방을 주고받은 끝에 회의 시작 약 30분 만에 첫 질의를 시작하지 못한 채 외통위는 파행했다.

오후 2시 속개된 국정감사에서는 자료 신청과 영상물을 상영을 놓고 또다시 여야가 충돌하며 파행을 겪었다.

김홍걸 무소속 의원은 윤 대통령의 외교 순방 중 논란이 됐던 영상을 사실상 거론, 당시 윤 대통령 발언이 담긴 영상을 재생할 것을 주장했고, 여당 간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장에서도 의원 발언이 아닌 제3자의 음성은 반드시 위원장이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이에 반대했다.

윤재옥 상임위원장이 여야 합의로 중재에 나섰으나, 여당 측은 발언을 사전에 확인한 후 문제가 없을 경우 합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야당 의원들은 ‘사전검열이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회의에서는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와 발언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뉴욕 발언 논란 등 지난 외교 순방을 '외교 참사'로 규정하고 IRA에 대해 '부실대응'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한미·한일 동맹 강화를 순방 성과로 내세웠고, IRA에 대해서는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방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48초간 회동을 두고 민주당은 “48초의 기적”이라고 비꼬았고, 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홀대 논란을 거론하며 “10끼 중 8끼를 혼밥 했다. 맛집 순례를 갔느냐”고 맞섰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 논란이 됐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 언론사의 보도를 인용해 2018년 김 여사의 인도 방문 당시 청와대 설명과 달리 인도 측의 요청 이전에 우리 정부에서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를 위한 예산 4억원이 재난에 사용되는 예비비로 나흘 만에 의결된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무슨 외교라고 하는가. 영부인 세계 일주 꿈을 이루어 준 버킷리스트 외교인가"라고 비꼬았다.

정 의원이 발언을 마치자 야당에서 반발이 쏟아졌다. 야당 의원들은 정 의원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인 점을 거론하며 당 대표급 인사가 해선 안 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고, 정 의원은 외통위원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취지로 맞섰다. 여야 의원들의 설전으로 외통위는 이날 세 번째로 회의를 중단하며 파행을 거듭했다. 4일 오전 10시 시작된 외통위 국감은 차수 변경을 통해 5일 오전 12시40분까지 14시간40분여분 동안 진행된 뒤 종료됐다.

◇법사위, 文 대통령 감사원 조사 공방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는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통보를 놓고 공전을 거듭했다.

법사위는 오전부터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국감장에 '정치탄압 중단' 등 피켓을 반입하려 하자,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이를 제지하면서 설전이 벌어져 1시간가량 개의가 지연됐다.

지난 7월부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점검 감사를 진행 중인 감사원은 지난달 28일 문 전 대통령에게 서면질의서를 보내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며 수령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감사원장이 문 전 대통령에게 질의서를 보낸 데 대한 정당한 의사표명"이라며 "정치탄압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그 누구라도 법 앞에 평등하게, 감사원 조사와 수사를 받는 것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라고 맞불을 놨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문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쓴 페이스북 글을 인용하며 "문 전 대통령이 감사원을 부정하며 감사원의 조사를 거부했다. 감사원도 전직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게 아니라 피조사자로 다루면 된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감사원법 제50조에 따라 '서해 피격' 사건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문 전 대통령에게 질문서를 작성했다면서 전직 대통령 서면조사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행안위, 버르장머리vs사과해 충돌…이재명 지역화폐도 도마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에서는 민주당의 '거짓말 정부' 공세와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발언 논란, 김순호 경찰국장 인선 논란을 두고 대치를 이어 나갔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정부가 거짓말로 일관한다'는 주장을 이어가자, "있지도 않거나 논란이 많은 사안을 단정적으로 '거짓말 정부'라며 몰아붙이는 것은 엄중한 경고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교흥 민주당 의원(야당 간사)이 "언제부터 국회가 발언에 통제를 받아야 하나. 이만희 의원 발언에 문제가 있다. 사과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의원님들 발언에 대해 통제할 의도가 전혀 아니다"라며 발언을 이어가자, 김 의원이 재차 발언을 했다. 그러자 이 의원이 "(발언을) 들으세요"라고 목청을 높였고, 김 의원은 "뭘 들어. 버르장머리가 없잖아. 어딜 감히 의원 발언에 대해서"라며 반말로 고성을 질렀다.

이에 이 의원은 "누구한테 버르장머리라고 하냐. 사과하세요"라고 받아쳤지만 김 의원은 "예의가 없잖아"라며 물러서지 않았으면서 여야는 '버르장머리' 발언을 두고 한참 공방을 이어갔다.

이채익 위원장은 김 의원에게 '버르장머리' 표현과 관련해 정식으로 사과하라며 중재에 나섰으나 공방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순방 중 발언 논란을 둘러싼 야당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간 공방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형석 민주당 의원이 논란이 된 윤 대통령의 뉴욕 발언 동영상에 대해 "'바이든'으로 들리나 아니면 '날리면'으로 들리냐"고 묻자 이 장관은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답변하기 어려우시죠?"라는 이 의원의 추가적인 질의에도 "잘 들리지 않는다"고 재차 밝혔다.

오후 질의에서는 이만희 의원이 이와 관련해 "대통령의 정확한 워딩에 대한 제대로 된 확인조차 없이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자막을 조작해 비속어 사용 등으로 단정했다"고 비판하던 도중 민주당과 짧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지역화폐 정책과 관련해 "대전시 사례 중심으로 연구했는데 지역화폐가 대학병원이나 학원 등에 사용되지 중소영세기업에 사용되지 않는다"며 "농민과 지역을 위한다는 지역화폐는 전·현직 경기도지사 책상머리의 금품 살포 지역화폐와 다름없다"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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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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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IRA 두고 '전현직 정권 탓' 공방

정무위원회(정무위) 국감에서는 정부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논란을 두고 전·현직 정권의 탓 공방으로 국감장을 뜨겁게 달궜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IRA 대응에 대해 "사후약방문"이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도 윤 대통령의 영미 순방에 대해 "떠나기 전에 선전을 얼마나 했나. 자동차 관련해 대응하겠다. (통화) 스와프 관련해서는 환율 방어하겠다고 얘기하고 갔다"며 "그런데 이번 결과를 봤더니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구나'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라고 꼬집었다.

야당의 공세에 여당은 IRA 법안이 통과된 것은 문재인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며 응수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차 업계에서도 이런 법안에 대해 사전에 잘 몰랐다는 게 정설"이라며 "이런 일이 왜 생겼을까. 문 정부 5년 동안 외교 노선이 반미였다. '친중 반미'가 문 정부 외교 노선이었다. 그게 영향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위, 김건희 논문 공방

교육위원회(교육위) 국감은 김건희 여사의 국민대 박사 논문 관련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가 공방을 주고받으며 충돌을 빚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의 국민대 박사 논문과 관련, "(김 여사 박사논문 인준서에 찍힌) 지도교수인 전승규 국민대 교수의 인장을 보면 한문으로 된 인장을 2007~2009년까지 사용하는데, 유별나게 2007년 12월에는 막도장이다"며 "(막도장은) 같은 해 12월 두 개의 논문에만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교수는 2007년 12월 같은 날 김 여사의 논문, 박모씨의 학위논문에만 (막도장) 인장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국민대가 인장(막도장)을 파고 갖고 있다가 막 찍은 것이라고 추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에서 "임홍재 국민대 총장 등 국민대 증인들이 해외로 도피했고, 전승규 교수는 수업 때문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런 맹탕 국감이 없다. 장관이 없고, (증인·참고인이 불출석한 것은) 도망 이상의 거친 표현을 써야 한다"며 "위원장이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 전승규 교수에게는 본때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문에 대해서는 2013년부터 4차례나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고, 대선 과정에서 논란이 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석사논문 77쪽 중 쪽 전체를 표절한 게 24쪽이다"며 "서울대나 교육부에서, 가천대에서도 다시 조사한 적이 없는데, 국민대 재조사위가 연구 부정행위가 아니라고 한 데 대해 교육부가 다시 조사하는 게 적절한가"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교육부가 국민대 검증 결과를 감사해야 한다는 것은 이중잣대의 결정판이다. 조국·이재명이 문제 됐을 때는 왜 교육부에서 자체 조사하라고 나서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논문을 제출한 학생 입장에서는 규정·절차에 관여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어떤 특혜도 받은 게 없다는 게 김 여사 논문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사실인 것 아닌가"라며 "논문 심사나 추후 연구 부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학생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 부인을 국감장에 끌어들여 창피를 주거나 여론을 형성하는, 정치 투쟁의 장으로 만드는 행위로밖에 국민들은 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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