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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영웅’ 사령관까지 경질… 밀리는 러, 야전 지휘관 4번째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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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경질된 알렉산드르 주라블리요프 상장. /러시아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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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에 속수무책으로 밀리는 러시아군이 ‘사령관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야전 지휘관 교체는 지난 2월 개전 이후 확인된 것만 벌써 4번째이지만, 잇따른 패배 원인이 심각한 보급 악화와 사기 저하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지휘관 교체가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뉴스 전문 채널 RBC는 3일(현지 시각) “러시아 국방부가 알렉산드르 주라블리요프 서부군 사령관(상장·중장과 대장 사이 계급)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로만 베르드니코프 중장을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주라블리요프 상장은 2016년 러시아의 시리아 주둔군을 성공적으로 지휘해 ‘러시아 영웅’ 칭호를 받은 인물이다. 러시아 동부군 사령관을 거쳐 2018년부터 우크라이나 국경에 접한 서부군 사령관을 맡았고,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을 현장에서 지휘해왔다. 독일 매체 메르쿠르는 “전선이 교착된 6월 말부터 그의 경질설이 계속 나왔다”며 그가 최근 불리해진 전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교체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州)에서 패퇴했고, 최근에는 동부 돈바스의 요충지 리만을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겼다. 남부 전선에서도 잇따라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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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교환으로 풀려난 우크라 여단장 -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포로 교환으로 풀려난 우크라이나군 36해병여단장 세르히 볼린스키가 튀르키예에서 가족을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볼린스키는 최대 격전지인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최후까지 항전하다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혔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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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6월에는 돈바스 점령이 지체됐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전쟁 총사령관 알렉산드로 드보르니코프 대장이 겐다니 지트코 상장으로 전격 교체됐다. 드보르니코프 대장은 2015년 시리아 내전에 파병된 러시아군 초대 사령관을 맡아 주요 도시에 대한 ‘초토화 작전’으로 ‘시리아의 도살자’라는 악명을 얻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8월 크림반도 공군 기지들이 우크라이나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자 이 지역 방공 책임자인 흑해함대 사령관 이고르 오시포프 제독(상장)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빅토르 소콜로프 중장을 임명했다.

하지만 지휘관 교체만으로 전황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영국 국방부 국방정보국은 “전쟁 장기화, 보급과 병력 부족, 점령지 내에서의 저항 등으로 러시아군 사기가 크게 떨어지면서 항복과 탈영이 속출하고 있다”며 전투력을 쉽게 회복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도 “전쟁 장기화와 경제 제재로 러시아의 무기 재고가 바닥을 드러냈다”며 불리한 상황을 지적했다.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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