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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연극→영화"…'나를 죽여줘' 장현성·안승균, 장애인+안락사 조명한 웰메이드(종합)[Oh!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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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성락 기자]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나를 죽여줘’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양희준, 김국희, 장현성, 이일화, 최익환 감독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10.04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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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배우 장현성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조심스럽게 취재해 연기적으로 접근했다”라고 밝혔다.

장현성은 4일 오후 서울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나를 죽여줘’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감독님이 (장애인분들과 만나는)자리를 주선을 해주셨는데 저는 ‘그분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면 안 되겠다’ 싶은 게 먼저였다. 실제로 만나보니 저희보다 마음이 강하셨다. 오히려 저희가 더 의지를 하고 왔다”라며 장애인 역을 소화한 것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나를 죽여줘’(감독 최익환, 제작 영화사이다환상의 빛, 배급 트리플픽쳐스)는 선천적 지체장애를 가진 아들 현재(안승균 분)와 유명 작가였지만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 민석(장현성 분)이 서로에게 특별한 보호자가 되어주는 휴먼 힐링 드라마. 국내에서 상연됐던 연극 ‘킬 미 나우’(작가 브래드 프레이저)가 영화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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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성락 기자]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나를 죽여줘’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장현성, 이일화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10.04 /ksl0919@osen.co.kr


이날 최익환 감독은 “제가 원작 연극을 너무 좋아했다. 누군가 그 작품을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길 바랐는데 아무도 안 하시더라.(웃음) 그래서 제가 한번 만들어보자 싶었다”며 “원작 작가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바로 다음 날 연락을 주셨다. 그 다음부터 일이 확 풀리기 시작했다”고 연극을 영화로 만든 과정을 밝혔다.

최 감독은 이어 “제가 장애인을 만나서 느꼈던 건 장애는 일종의 스펙트럼이라는 거다. 모든 사람들이 가진 장애의 정도가 다르다. 제가 현재 캐릭터를 그려낼 때도 그 사람만의 사연을 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작을 좋아하는 팬으로서 장애라는 것에 대해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을 보탰다.

장애를 가진 청년 현재 역을 소화한 배우 안승균은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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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성락 기자]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나를 죽여줘’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양희준, 김국희, 장현성, 이일화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22.10.04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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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아버지 민석을 연기한 장현성은 “저는 연극 ‘킬 미 나우’에도 출연했었다. 처음에 감독님이 ‘영화로 만들겠다’고 연락을 주셨다. 제가 보기에 무대 언어로 만들어진 작품인데 이걸 스크린에 어떻게 구현할지 궁금했다”며 “제안을 받고 감독님과 PD님의 말에 설득돼 출연하게 됐다. 그 진심이 전달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연극에 이어 영화에도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장현성은 “그분들의 마음을 한번 돌아보자 싶었다. 만나보니 오히려 저희가 도움을 받았다”고 이 자리를 빌려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그는 “100명의 사람 모두에게 각자의 아픔이 있을 거다. 저도 아버지니까 집에서 내색을 하지 않는 것에서 오는 슬픔이 있다. 무더운 날 음료수 한 잔처럼 이 영화를 보실 관객들이 ‘나도 그렇다’는 마음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같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 여유를 나눌 수 있는 작은 시도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라고 영화가 관객들의 곁에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현성은 복무 중인 안승균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며칠 전에 만났다. 안승균은 제가 손에 꼽을 정도로 맑은 친구다. 어떻게 이렇게 맑은 심성을 갖고 연기할 수 있을까, 싶더라. 전역 후엔 그 맑은 마음으로 연기를 해나갈 거 같다”고 주목할 만한 배우라고 칭찬했다. 두 사람은 이 영화에서 부자(父子) 역을 소화하면서 연극을 올리듯, 매일 만나 캐릭터에 빠져서 연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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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성락 기자]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나를 죽여줘’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장현성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2.10.04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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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많은 여자 수원 역을 맡은 이일화는 “(민석과) 쉽지 않은 로맨스였다. 근데 수원은 저를 성장시켜준 인물이다.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일화는 “이 영화가 엄마와 아들 얘기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며 “어찌 됐든 저희 배우들이 진심을 다해 연기했다. 육체적으로 아픈 가정에는 회복이 있기를 바라고, 정신적으로 아픈 가정에는 상처가 아물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일화에 대해 장현성은 “제 또래 배우들 사이에서 여신이었다. 게다가 극 중 캐릭터가 화원의 주인이지 않나.(웃음) 이미지 때문에 화려하고 깍쟁이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먼저 찾아가서 얘기도 많이 해주시고, 소탈하더라. 이일화에게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민석의 친동생 하영 역의 김국희도 배우들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저는 아빠 민석이 아닌, 오빠 민석을 바라보는 하영의 시선을 고민하며 연기했다”고 캐릭터를 표현한 지점을 전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시선이 있을 거다. 논쟁이 아닌 각자 다른 선택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하영에게는 사랑의 결핍이 있다. 제가 결혼한 지 조금 시간이 지나서 어떻게 연애를 했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났다. 그 부분도 잘 표현해보려고 중점을 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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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성락 기자]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나를 죽여줘’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양희준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2.10.04 /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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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철 역을 맡은 양희준은 “‘나는 끝까지 싸운다’는 기철의 자세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 친구가 말을 툭툭 뱉지만 그 말의 힘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했다. 기철의 그런 말들이 용기를 주고, 힘이 되는 메시지가 될 거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봤다”고 밝혔다. 기철 역시 장애를 가진 인물이지만,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곁을 지켜준 친구다.

이에 양희준은 “기철이는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인물이다. 관객들이 보셨을 때 신체적인 아픔뿐만 아니라, 각자의 십자가를 마주하셨을 때 싸울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 영화에서는 지체장애인 현재를 연기한 안승균의 리얼리티를 살린 연기가 돋보인다. 2015년 뮤지컬 ‘마이 맘’으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영화 ‘걷기왕’,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에 출연했다. 연극 무대는 물론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자신의 필모를 쌓아 온 것이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에서는 이지안(아이유 분)의 친구 송기범 역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넷플릭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2022)에서 전교 2등 우등생 오준영 역을 맡아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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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성락 기자]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나를 죽여줘’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이일화가 미소짓고 있다. 2022.10.04 /ksl0919@osen.co.kr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내공을 쌓고 있는 안승균이 ‘나를 죽여줘’에서는 지체장애인 현재를 소화하며 변신을 꾀했다. 최 감독은 “해외 영화제 관계자들이 안승균을 실제 장애를 가진 배우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며 “저희는 장애인을 소재화하거나 폄훼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들을 따라하거나 묘사하는 태도로 가지 않으려고 했다. 안승균은 현장에서 저와 끊임없이 캐릭터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고 남다른 노력을 전했다.

이 작품은 시드니 월드필름페스티벌 최우수 서사장편영화상, 뮌헨 필름어워즈 최우수 장편영화상, 부다페스트 독립영화제 최우수 장편영화상, 암스테르담 독립영화제 최우수 서사장편영화상, 오슬로 국제영화제 최우수 외국영화상, 더반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및 각본상 등 해외 영화제에서 7관왕을 기록했다.

‘나를 죽여줘’는 비장애인은 결코 생각해 보지 못 했을 장애인들의 마음과 그들의 일상, 더 나아가 법적인 문제가 야기되는 안락사에 대해 조명한 웰메이드 영화다. 극장 개봉은 10월 19일.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9분.

/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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