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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리뷰] 뮤지컬로 옮긴 '사랑의 불시착', 성공적인 안착 혹은 안전제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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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수 기자]
문화뉴스

사진=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T2N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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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배우 현빈, 손예진 주연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무대 위로 옮겨왔다. 공연을 보고 난 뒤에 드는 생각은 '깔끔하다' 혹은 '무난하다'. 으레 뮤지컬에 기대하는 요소들로 채워진 꽤나 정석적인 작품이다. 좋게 얘기하면 무대화로의 성공적인 안착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개성의 부족. 어쩌면 원작의 틀에 갇혀버린 탓도 있겠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북한 장교 리정혁의 특급 러브스토리를 담았다. 지난 2019년 tvN에서 방송된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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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무대로 옮겨올 경우 관건은 긴 분량을 어떻게 압축하느냐다. 그런 점에서 '사랑의 불시착'은 나름 성공적이다. 곁가지들을 줄이고 핵심 서사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원작과 무관하게 170분짜리 이야기로만 볼 때, 리정혁과 윤세리, 구승준과 서단의 로맨스가 조금 더 무르익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기는 하다.

한국 드라마의 전형적인 클리셰들이 많이 담겨있다. 특히 후반부 찾아오는 위기 상황은 뻔히 예측 가능한 수순을 밟는다. 한껏 감정이 끓어올라야 할 시점에 되려 앞 부분의 신선함을 반감시켜 아쉬움을 남긴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액션 합은 일품.

기존 뮤지컬과의 차별점으로는 넘버를 꼽을 수 있겠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영화 '파파로티' 등 다수 드라마, 영화 음악을 작업했던 이상훈 작곡가가 참여했다. 그래서일까.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속 넘버들은 OST 느낌이 상당히 강하다. 한국 창작 뮤지컬 넘버들이 대체로 킬링 파트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 반면 '사랑의 불시착' 넘버들은 드라마틱하면서 귀에 쏙쏙 박힌다. 중독성이 강해 작품 몰입도를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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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 배우들이 남긴 인상이 너무 강하기에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도 상당히 부담이 될법하다. 그럼에도 리정혁 역 민우혁, 윤세리 역 나하나 등 실력파 배우들은 어색함 없이 소화해낸다. 민우혁은 카리스마 있는 군인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순수한 '순정마초'를 표현한다. 나하나는 발랄하면서 강단있는 모습으로 반전매력을 드러낸다.

또한 조철강 역의 안세하, 구승준 역 한승윤, 서단 역 김이후도 각자 캐릭터의 개성을 잘 살렸다. 특히 표치수(최호중), 김주먹(송광일), 조현우(금은동), 박광범(윤은오) 4인방의 감초 역할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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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T2N미디어 제공


한류 열풍을 이끈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만큼, 뮤지컬 역시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앞서 제작사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와 T2N미디어는 일본 후지TV와 협업 계약을 체결했으며, 한국 오리지널 팀과 일본 레플리카 공연을 동시 기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공연장에는 외국인 관람객들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신파'로 취급받는 작품들이 해외에서는 인기를 얻듯, '사랑의 불시착'도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는 콘텐츠로 성장할지도 모르겠다.

한편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13일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이어진다. 리정혁 역 민우혁, 이규형, 이장우, 윤세리 역 임혜영, 김려원, 나하나, 구승준 역 테이, 이이경, 한승윤, 서단 역 송주희, 김이후, 연정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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