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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고난의 2년' 덮친다…61% "2024년 이후에나 경기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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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CFO 100명 설문조사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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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5곳 중 1곳은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내년에도 전 세계 경기 전망이 악화되는 가운데 '킹달러'란 말이 나올 정도로 거세지는 달러 강세, 장기화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이 기업들을 옥죌 것이란 불안한 전망이다.

60% 이상의 기업이 글로벌 경기가 2024년 이후에나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거시경제 변수 가운데는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 특성상 글로벌 경기 침체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매일경제신문이 100개 기업 CFO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보다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대답한 기업 비율은 14.6%로 집계됐다. 내년 매출이 올해와 비슷(21.9%)하거나 예상하기 어렵다(7.3%)고 답한 비중도 29.2%에 달했다.

영업이익 전망은 더욱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23.9%로 집계됐다. 작년 영업이익과 비슷(18.8%)하거나 예상하기 어렵다(7.3%)고 답한 비중도 26.1%에 달했다. 2곳 중 1곳은 올해보다 내년에 이익을 더 내기가 어렵다고 답한 셈이다. 영업이익 전망은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에 미묘한 온도 차가 있다. 제조업은 내년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이 전체의 33.3%에 달했으나, 비제조업은 16.7%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에 경영상 불확실성을 키우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글로벌 경기 침체'를 꼽은 응답자가 71%로 가장 많았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달러 강세 역시 날로 심화되면서 전 세계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보다 0.6%포인트 내린 2.2%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2.9%로 낮췄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 전망도 어둡다. OECD는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보다 0.2%포인트 내린 4.7%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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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이어 기업들은 '금리 인상'(51%)과 '인플레이션'(45%) 등을 내년 기업 환경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발 고강도 긴축 여파로 한국은행의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기업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커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매출 1000대 제조 기업 재무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3곳 이상이 현재 기준금리(2.5%) 수준에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내지 못하는 '취약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만약 기준금리가 3.0%로 오르면 취약기업은 10곳 중 6곳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인플레이션율로 인해 실질임금이 줄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질 것이란 걱정도 커지고 있다.

'달러 강세 지속'(34%) 역시 기업들이 우려하는 요소로 꼽혔다. 강달러는 단기적으로 수출 업체에 호재지만,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원자재값을 올리는 요인이다. 특히 원재료를 수입해 국내에서 완제품을 만드는 제조 업체에 강달러는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한 제조 업체 관계자는 "달러당 원화값이 하락해 기업 채산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공급망 불안'(32%)과 '미·중 무역 갈등과 보호무역주의'(23%), '우크라이나·대만 등 지정학적인 위기'(12%) 등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응답했다. 한은이 최근 발간한 '우리경제 수입 공급망 취약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전체 수입품목 5381개 가운데 2144개(39.8%)가 수입 공급망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구리·알루미늄·아연 등 주요 광물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평균 67%에 달하는 가운데 미·중 갈등 악화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도 상존하는 변수다.

기업들은 경기 전망과 관련해 응답자 중 61.1%가 2024년 이후 반등을 예상했다. 2025년 이후에나 경기 하락 국면이 끝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중도 15.2%에 달했다. 전체 응답 기업의 38.8%는 최소한 내년 말까지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100개 기업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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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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