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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의 대통령 풍자 영상 못 틀게 막은 국힘... 이게 다 MBC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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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영상 재생하자 국힘 의원들 항의... "BBC도 항의 방문하고 고발할 건가"

오마이뉴스

▲ 국회 외교통일위 윤재옥 위원장과 김석기 국민의힘 간사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영상을 재생하는 것과 관련해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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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BBC가 그런 방송을 하게 됐느냐? MBC가 엉터리 방송을 했기 때문이다." - 김석기 국민의힘 국회의원

영국 BBC가 시사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다뤄서 화제가 된 가운데, 국민의힘이 MBC 탓에 BBC가 윤 대통령을 풍자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외국 공영방송사가 시사 풍자에 나선 데에 자국 방송사의 책임이 있다는 논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김경협 "영국에서 한국 외교 칭찬? 이게 칭찬으로 보이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4일 오전부터 파행을 거듭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관련 동영상을 소리와 함께 국정감사장에서 재생할 수 있느냐가 여야 충돌의 주요한 원인들 중 하나였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최근 BBC의 시사 코미디 프로그램인 'Have I Got News for You(해브 아이 갓 뉴스 포 유)'에서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등장한 대목을 재생하려 했다. 프로그램 출연진들이 윤 대통령의 'XX' 발언을 외신들이 어떻게 번역했는지, 그리고 이후 한국 대통령실이 어떻게 해명했는지가 코미디의 소재였다.

양당 간사의 협의와 위원장의 중재로 간신히 국정감사가 재개될 수 있었다. 김 의원은 "영국에서 우리 한국 외교를 칭찬했다고 하는 우리 정부와 여당 측의 주장에 대해서, 실제로 영국 BBC가 어떻게 방송을 하고 있느냐?"라며 "영국 BBC는 세계적인 공영방송이다. 그리고 전 세계 전파를 타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얘기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영상"이라고 해당 영상 재생의 취지를 강조했다.

영상 재생이 끝난 후, 김 의원은 박진 외교부장관에게 "해임안이 가결된 장관, 저 영상 보시면서, 이게 영국에서 우리 한국 외교를 칭찬하는 것으로 보이시나?"라고 꼬집었다.

박진 장관은 "저는 저거 처음 봤다"라면서도 "영국의 (비속어 논란 등에 대한) 공식적인 반응은 시사풍자 프로그램이 아니고, 영국의 외무장관이나 또 주한영국대사가 한 이야기가 영국의 공식적인 반응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외교상의 의례적인 인사말을 가지고 그렇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저게 실제 영국의 여론이고, 영국 국민들이 보는 반응"이라고 강조했다. "아마 전세계가 마찬가지일 것이고, 이걸 가지고 '(영국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무리"라고도 비판했다.

김석기 "MBC가 엉터리 방송했기 때문... MBC에 큰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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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공영방송 BBC의 대표적인 시사 코미디 프로그램인 '해브 아이 갓 뉴스 포 유(Have I got news for you)'에 윤석열 대통령이 등장했다.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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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마이크를 이어 잡은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이번 대통령 해외 순방의 여러 외교 성과들을 나열한 뒤 "왜 BBC가 그런 방송을 하게 됐느냐? 바로 우리 MBC가 엉터리 방송을 하고, 이 내용을 왜곡해서 세계만방에 뿌렸기 때문에 외신들이 그걸 인용해서 저런 택도 없는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석기 의원은 "그렇다면 MBC에 큰 책임이 있는 곳"이라며 "MBC는 우리 정상이, 대통령께서 나가시면서 혼잣말을 하는 걸 녹취를 했다"라고 비난했다. 공동취재 형식으로 순번을 정해 현장에 들어간 MBC 기자가 문제라는 투였다. 그는 "다른 외국인이나 외신이 들은 것(비속어)도 없다. 그걸 가지고 '미국 의회'라는 자막을 붙이고, '바이든'이라는 자막을 붙여가지고 세계만방에 공개했다"라며 "대한민국 언론사 맞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MBC가 미국 백악관에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질문하고, 회신 중 일부를 발췌해 보도한 것을 두고도 "없는 자막을 날조해서, 왜곡을 해서, 미국 백악관에 보낸 의도가 무엇이겠느냐?"라며 MBC의 악의적 편집을 의심했다. 또한 지난 미국 해리스 부통령이 방한 당시에 '가짜뉴스(Disinformation)'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도, MBC 보도를 가리킨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했다.

김 의원은 "왜 우리는 가짜뉴스 가지고 이렇게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드느냐?"라며 "결국은 대통령이 미국과 거리가 멀어지게 만들어서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시도가 아니겠나?"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MBC가 윤 대통령을 탄핵 혹은 하야시키기 위해 비속어 관련 보도를 했다는 주장으로까지 나아간 셈이다. 그는 발언시간이 초과해 마이크가 꺼졌음에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라며 "이 MBC, 가만둬서 되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MBC처럼 BBC도 가서 항의 방문하고 고발하러 갈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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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논란 영상을 재생하는 것을 두고 여야 의견 차이로 감사가 중지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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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한 태영호 의원 역시 "방금 김경협 의원이 트신 저 동영상이 과연 오늘 국정감사를 진행하는 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외국 TV가 우리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아냥 하고 희화화하는 저런 프로그램을 틀어놓았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윤 대통령을 풍자하는 영상을 국정감사장에서 틀지 말아야 한다는 요구였다.

태 의원은 "다른 나라 TV에서 우리 대통령을 비아냥거리는 TV프로그램을 틀어놓고 희화화하는 것이, 정부의 정책을 우리가 바로잡고 문제 제기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되는가?"라며 "위원장께 강력히 건의한다. 위원장께서 자제시키고 이걸 주지시켜주기를 강력히 권고한다"라고 재차 외쳤다.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영국대사까지 하신 분이 BBC를..." "평소에 잘 모셔라" 등의 항의가 터져 나왔다. 당사자인 김경협 의원은 "안 튼다고 해서 없는 영상이 아니다"라며 "BBC라는 세계적인 공영방송에서 전 세계에 전파를 태운 방송인데, 국회에서는 틀지 마라?"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전 세계가 이번 순방 외교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여론이 어떤가? 지지율이 어떤가? 말씀드리기 위해서 튼 것"이라며 "저것을 그냥 'MBC 탓이다' '언론 탓이다' 모두 다 거기에 넘겨서 입을 막겠다? 그런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것은 엄연히 살아있고, 국민들은 알고 있고, 전 세계가 보고 있다"라며 "또 MBC처럼, BBC도 가서 항의 방문하고, BBC 고발하러 갈 건가? 그런 식으로 해서 이게 막을 일이라고 생각하나?"라고 꼬집었다.

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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