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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4500㎞ 날아간 북 탄도미사일 …일본 넘어 미국까지 겨냥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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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거리 4500km, 화성-12형 추정

기술력 높여 미-일 동시 겨냥 포석

“안보리 마비, 무력시위 지속할 듯”


한겨레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한 4일 오전 도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과 함께 관련 속보를 전하는 대형 스크린 아래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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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 당국의 초기 평가를 종합하면, 4일 오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올초 ‘검수사격시험’(품질 검증)을 했다고 밝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사는 미사일이 일본은 물론 미국령 괌 이상까지 닿도록 기술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화성-12형 첫 시험발사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 4월이다. 같은 달 실시한 세차례(5·16·29일) 시험발사는 모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같은 해 5월14일 시험발사 때는 최고 고도 2111㎞로 30분을 비행해 787㎞를 날아갔다. 이어 8월28일과 9월14일 이뤄진 시험발사에선 비행거리가 각각 2700㎞와 3700㎞까지 늘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가 4500㎞라고 추정했다.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 전략자산이 주둔한 미국령 괌은 평양에서 약 3400㎞ 떨어져 있다. 이날 발사가 일본 뿐 아니라 미국까지 겨냥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은 2017년 8월9일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이 화성-12형 4발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하는 이른바 ‘괌도 포위 사격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사일 발사의 주목적이 괌 이상을 날아갈 사거리 연장 등 기술 향상에 있다고 봤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화성-12형 시험발사 성공 당시 ‘미국 본토와 태평양 작전지대가 우리의 타격권 안에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번 발사가 2017년처럼 단순히 괌을 목표로 했다기 보단, 화성-12형 개량으로 사거리를 더욱 늘리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짚었다. 평양에서 미국 알래스카와 하와이는 각각 약 5700㎞와 7200㎞ 떨어져 있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도 “지금은 긴장 국면을 조성해 뭔가 얻어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움직여 협상을 시도할 국면도 아니다”라며 “북이 최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도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는 것도 ‘실력’ 키우는 기술적 측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러 갈등 탓에 갈라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별다른 구실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지난 5월29일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탓에 부결된 뒤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회의를 열지 못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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