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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먹고 마시고 즐기는 부산영화제 필수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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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회 부산영화제]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 실험장 된 커뮤니티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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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커뮤니티비프 프로그램인 동네방네비프 풍경. 찾아가는 영화관 성격으로 주민들의 호응이 컸다. ⓒ 부산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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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개막하는 제 2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축소됐던 모든 행사들이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것은 커뮤니티비프가 온전한 모습으로 개최된다는 점이다.

해운대에서의 상영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온전히 진행됐으나 대면 프로그램이 많은 커뮤니티비프는 상대적으로 위축됐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지난 2019년 이후 3년만의 제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

올해 커뮤니티비프의 가장 튼 특징은 남포동을 중심으로 했던 행사가 부산 전역으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부산영화제 기본적인 프로그램이 해운대에서 진행되는 것과 별개로, 부산영화제 안에서 별도의 영화제가 개최되는 것과 같다.

마치 해운대에서 영화를 보고 부산 시내를 돌아다니며 관광을 즐기는 관객들을 커뮤니티비프로 끌어들이겠다는 듯 다양한 이벤트와 상영이 돋보인다. 국내 영화제들이 진행하고 있는 이벤트 프로그램을 하나로 모았다고 볼 수 있다. 해운대가 신작 중심이라면 남포동은 명작 위주로 철저히 관객 중심이다.

부산영화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히고 있는 커뮤니티비프는 점차 부산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에게 필수 코스로 인식되고 있다.

동네방네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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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네방네비프 포스터 ⓒ 부산영화제 제공



지난해 호평을 받은 동네방네비프가 더 커진 것은 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이다. 찾아가는 영화제와 같은 성격인데, 저녁 시간 가까이 동네 근처로 찾아간 상영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대상 지역이 전역으로 늘어났다. 부산시민공원에서 시작해 해운대 해수욕장 입구 이벤트 광장과 부산의 고찰인 범어사에서도 상영이 진행된다.

색다른 상영은 '별바다 부산'이다. 광안대교, 남항대교 등 부산의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에, 부산어묵, 베이커리, 수제맥주, 건어물 등 부산 시그니처 음식을 먹고 마시며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가을밤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영화관람은 누구나 할 수 있고, 특별하게 다양한 기념품과 야외용 레저 의자 등이 포함된 패키지를 판매한다. 상영작은 <말이야 바른 말이지>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 <영화의 거리> <기적> <오마주> 등이다.

해운대 못지 않은 게스트 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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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차> 촬영 현장에서의 변영주 감독 ⓒ 영화제작소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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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상영하면서 동시에 감독과 제작자 등이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해주는 마스터톡도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입담 좋은 변영주 감독과 신혜은 프로듀서가 함께 이야기를 나눌 <화차>, 김지운 감독과 이병헌 배우가 나서는 <달콤한 인생> 두 편이 준비돼 있다. 장면에 담긴 의미나 촬영 에피소드 등 소소한 이야기들을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해운대에서 만나기 힘든 유명 배우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도 커뮤니티비프의 매력이다. 감독으로는 김지운·변영주·허진호·장준환·신수원·윤성호 등이, 배우로는 이병헌·유지태·문근영·구혜선·조현철·구교환·안재홍·한예리·이주영·강길우·정수정·이수경·최성은·유이든·이주실·차미경·신재휘 등이 참석한다. 더해 조영욱 음악감독, 노상윤 뮤직비디오 감독, 성악가 배재철, 박찬일 요리사 등 게스트의 면면도 화려하다.

밤을 새워 먹으면서 영화를 보는 '취생몽사'도 재개된다. 개봉관에서 놓친 명작을 엄선했고, 음주와 수다 속에 영화를 볼 수 있다. 9일 저녁에 한번 진행되는데, 3년 만에 재개돼서인지 일찌감치 매진됐다. '컬트 코미디' , '청춘' , '그리움' 으로 구성된 상영작은 < 시실리 2km >, <썸머 필름을 타고!>, < 5 to 7 > 3편이다. 술마시고 이야기하면서 영화를 보는 것이 일반 극장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커뮤니티비프가 실제로 구현했다.

영화퀴즈대회도 흥미를 돋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명 '영퀴'는 1990년대 PC통신 시절 시작된 영화광들 사이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놀이 문화다. '영화퀴즈대회'는 극장에 모여서 '영퀴'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발상에서 시작된 것으로 지난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 두 번째를 맞는다.

옛 하이텔 영퀴방의 전설인 듀나가 역시 영퀴방 출신의 조원희 감독과 함께 공동 출제자로 나섰다. 각종 형식의 영화퀴즈를 관객들이 직접 모바일 채팅을 통해 풀고, 순위권에 들면 상도 받는다. 영화 상식에 자신 있는 사람들에게 재밌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관객 프로그래머가 작품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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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커뮤니티비프 블라인드영화제.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 부산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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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아무 정보없이 극장에서 어떤 작품을 상영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블라인드영화제'는 정성일 감독과 M&M인터내셔널 이마붑 대표가 작품을 선정했다. 상영 후 영화에 대한 설명과 함께 관객들의 질문을 받는데, 거의 영화 강의 수준이다.

관객 프로그래머들이 선정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개인이나 단체 등이 프로그래머를 지원해 보고 싶은 영화를 정해 관람하는 것으로 GV(관객과의 대화)는 필수적으로 포함됐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이 관객 프로그래머로 참여해 선정한 영화 <그대가 조국>도 감독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윤석열 정권이 민심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권력을 차지하는데 발판이 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한 문제를 따져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리버 시 쿠엔 찬 감독의 <스틸휴먼>도 상영된다. 홍콩영화가 빛나던 시절은 갔고, 이제는 한물갔다고 많은 사람이 말하지만 조니 토 감독은 "어떻게 홍콩영화가 죽을 수 있는가? 단 하나의 영화만 남아도 홍콩영화는 살아 있다"고 말했다. 동시대의 홍콩영화가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느껴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감독이나 배우의 단편영화를 몰아서 보는 프로그램도 특별하다. 구혜선 감독이 연출한 <유쾌한 도우미> <당신> <기억의 조각들> <미스터리 핑크> <다크 옐로우> 5편의 단편이 상영된다.

독립영화의 대세 강길우 배우가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명태> <시체들의 아침> <만날 수 없어 만나고 싶은데> <살아짐이 사라짐> 등이 상영되고 배우와 관객 간의 깊이있는 대화 시간도 준비돼 있다.

5주년 맞아 상영작 역대급

이밖에 박정희 유신독재를 붕괴시킨 부마항쟁을 기리기 위한 프로그램 리멤버부마에서는 이란희 감독의 장편 <휴가>와 단편 <천막>이 상영된다. 콜트콜텍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른 앵글로 그려낸 작품들이다.

벡델 초이스를 통해서는 신수원 감독 <오마주>, 이우정 감독 <최선의 삶>, 남궁선 감독 <십개월의 미래> 등 여성 서사가 강한 작품들이 상영된다. 청년기획단이 선정한 작품을 만나는 청년기획전에는 <말모이> <비긴 어게인><접속> < 8월의 크리스마스 > 등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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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채널에서 올해 커뮤니티비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정미 프로그래머 ⓒ 부산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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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커뮤니티비프를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의 다채로운 실험장'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만큼 색다르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의 전당과는 다른 분위기의 원도심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데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데 진심이다 보니 커뮤니티비프를 찾는 관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해 커뮤니티비프 상영작은 모두 113편으로 전체 상영작 354편의 30%를 차지한다. 정미 프로그래머는 "올해 5주년을 맞아 공격적으로 섭외하다 보니 역대급이 됐다"며 "경계를 넘어선 작품들을 많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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